센티멘탈 여행기/필리핀 섬 그린 데이 2012. 12. 13. 12:12
주말 저녁, 세부의 대형 쇼핑몰에 현지인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테이블을 보니 전부 큼지막한 고깃덩어리가 하나씩 올라가 있네요. 저도 모르게 줄 끝에 서서 메뉴판을 훔쳐보니 '크리스피 파타'라는 사진과 매치가 됩니다. 이름부터 바삭한 이 음식, 대체 뭘까요? 여행을 준비하면서 세부 맛집을 좀 찾아보니 골든 까우리(Golden Cowrie), 게리스 그릴(Gerry's Grill), 까사 베르데(Casa Verde) 같은 곳이 레이더에 걸립니다. 필리핀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을 알아보니 골든 까우리 정도가 답이 될 수 있겠더군요. 평도 좋고요. 하지만 제가 보홀 여행을 마치고 세부에 도착한 시각은 늦은 저녁. 배가 고프기도 했고 여행 막바지라 점점 눈동자가 흐려지는 남편과 ..
센티멘탈 여행기/필리핀 섬 그린 데이 2012. 9. 7. 07:30
세부 기념품 쇼핑, 아일랜드 수비니어 Islands Souvenirs 해외 출장을 다녀오거나 장기 여행을 다녀오면 그동안 나 대신 업무 백업을 하느라 수고했을 동료들을 위한 기념품 하나씩 챙기게 되죠? 언젠가 회사 동료들과 '가장 받기 싫은 기념품'에 대해 얘기했던 적이 있는데요.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이 열쇠고리였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가정에서 디지털 도어락을 사용해 열쇠고리는 찬밥 신세더라고요. 그다음이 젓가락. 지역명이 새겨진 자석, 책갈피, 향 같은 것들도 순위권이었습니다. 반면 여행지와는 전혀 관련 없는 립스틱, 담배, 초콜릿이 좋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그래도 선물을 주는 사람으로서는 뭔가 기념이 될만한 것을 사주고 싶은 마음이 있죠. 사실 이런 기념품은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
센티멘탈 여행기/필리핀 섬 그린 데이 2012. 7. 5. 17:11
여행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교통수단은 택시다. 특히 물가가 비교적 저렴한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때는 가깝거나 멀거나 택시를 자주 이용하게 된다. 이번 필리핀 세부 여행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택시를 타면 기사가 행선지를 묻고 미터기를 켜는 것이 순서다. 물론 대부분의 기사는 알아서 미터기를 켜고 목적지로 향한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기사들은 슬쩍 출발해 도착지에서 웃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필리핀은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국가이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호텔이나 쇼핑몰에서는 택시 사기에 대비해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택시 탈때 주의할 점 (Taxi Information)'을 배포하고 있다. 세부 래디슨 블루에서 도어맨이 불러주는 택시를 타고 받은 ..
센티멘탈 여행기/필리핀 섬 그린 데이 2012. 7. 3. 07:30
보홀에 있을때는 내내 흐리다가 세부에 오니 점점 맑아지는 날씨. 급기야는 일정 마지막날에는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맑고 건조하며 때로는 시원하기까지 한 전형적인 건기의 날씨를 보여주는 오늘. Day 6. 세부에서 인천으로, 24/27 ℃, 대체로 맑음 암막커튼을 걷으니 어제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부두 풍경이 펼쳐진다. 일정 내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영을 한 진아는 여행 막바지가 되자 체력이 바닥났는지 아홉 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모처럼만에 늦잠을 잔 가족들과 함께 생각보다 괜찮았던 조식당에서 여유롭게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 시간까지 호텔 내 산책로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겉보기와는 달리 세부 래디슨 블루 호텔 뒷편으로는 제법 널따란 산책로가 있다. 비즈니스 호텔이지만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센티멘탈 여행기/필리핀 섬 그린 데이 2012. 7. 2. 13:23
나흘간의 휴식을 끝내고 보홀에서 세부로 돌아가는 날.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비치체어에 누워 수영하는 진아를 바라보다가 문득 아픈 둘째가 궁금해졌다. 식구들 몰래 객실로 들어가 한국으로 건 전화, 그런데 방금 병원에 다녀오셨다는 어머님의 목소리가 그닥 밝지 않다. 기관지가 나빠져 좀 오래 두고 봐야 할것 같다고... Day 5. 보홀에서 세부로, 26/32 ℃, 가끔 구름 한동안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문을 열고 남국의 푸른 풍경을, 내리쬐는 태양을, 여유로움을 마주할 수 없었다. 6개월도 안된 아픈 젖먹이를 떼놓고 나와 벌을 받는 것인가 싶기도 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문앞에 우두커니 서 있던 나를 깨운건 진아의 목소리였다. "엄마~ 진아 수영하는 것 좀 보세요~" 물을 좋아하지만 필리핀에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