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5. 6. 25. 13:19
얼마 전만 해도 며칠씩 꼴딱꼴딱 밤도 잘 새웠는데, 요즘은 하루만 못 자도 다음 날은 초저녁부터 쓰러진다. 요 며칠 노하우나 팁 같은 원고를 반복해서 쏟아냈더니... 더 피곤한 느낌이랄까.글 속에 내가 없는 것 같아 더 그렇다. 오늘도 나른하고 몽롱한 날씨. 자가 치유차원에서 작년 이맘때 떠났던 스페인 여행기를 이어본다. ▲ 깊고 푸른 발렌시아의 하늘 '오늘 운전 거리는 320km,내일은 580km를 달려 그라나다로 향할 예정이다.' 바르셀로나에서 닷새를 보내고, 처음 작은 차를 빌려 발렌시아에 도착한 우리의 지난 여행기 마지막 문장. ▶ 관련 글: 20분 달리고, 톨비 1만 원?! 렌터카 여행의 시작, 발렌시아로 ▲ 무르시아로 향하는 길 580Km라니.내가 사는 서울 집에서 경기도에 있는 시집까지의 거..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7. 18. 16:33
첫 인상은 충격 그 자체였다. 녹아 흐르는 것 같은 기괴한 돌덩이. 커다란 옥수수를 세워놓은 탑, 제단 같은 지붕 끝에 올라앉은 온갖 과일들. 건물 뒤편에는 앙상한 철골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벌써 수십년째 이자리에 서 있었을 타워 크레인은 마치 성당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설레임과 긴장 속에 마주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괴물이었다. 화가 '달리'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두고 '커다란 썩은 이빨처럼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내게는 그저 썩은 이빨로 보였다. 달리의 표현을 이해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직접 마주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규모가 엄청났다. 우리는 원래 하루 일정으로 잡았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관람 계획을 바꿔서 외관을 둘러 보는데 반나절을 쓰고, 다음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