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태국 그린 데이 2013. 10. 12. 08:00
눈부시고, 찬란하고, 황홀했다.방콕의 밤은 수없이 봐왔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일몰은 처음이었다. 인피니티 풀에 몸 담그고 바라본 황홀한 방콕의 일몰 @이스틴 그랜드 호텔 ▲ 이스틴 그랜드 호텔의 인피니티 풀, 방콕 서서히 노을이 내리기 시작할 무렵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 객실 창밖으로 오렌지색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서둘러 카메라를 챙겨 14층 수영장으로 내려왔다. 열대의 태국에서는 노을도 총천연색인가. 드라마틱한 하늘 아래 불밝힌 도심의 밤, 이보다 더 로맨틱한 장면이 또 있을까? 붉은 기운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노을의 여운을 만끽했다. 문득 매일 이런 노을을 볼 수 있는 풀바의 직원들이 부러운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고개 돌려 그들을 보니 이런 노을 쯤은 별것 아니라..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태국 그린 데이 2013. 10. 11. 07:30
아이를 낳기 전까지 숙소는 말 그대로 그저 '잠을 자기 위한 곳 = 宿所' 이었다.수영장이니 헬스장이니 하는 부대시설은 거추장스러울 뿐, 목적지에서 얼마나 가까운지와 얼마나 깨끗하고 저렴한지 만이 숙소를 결정하는 기준이었다. 심지어는 예약도 하지 않고 떠나기가 부지기수. 방콕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카오산 로드로 달려가 빈방이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것이었으니. 대충 짐을 던져 놓고 온종일 돌아다니다가 밤늦게 들어와서 실컷 늦잠을 자고, 쌀국수 한 그릇으로 아침 겸 해장을 해야만 진정한 여행인 줄 알았다. 그러나 아이와의 여행에서 숙소란 때론 '여행의 모든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그럴듯한 수영장은 숙소를 고르는 첫 번째 기준, 접근성은 물론이고, 아침이 얼마나 잘 나오는지, 방은 얼마나 넓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