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보내며...

유난히 덥고 비가 많이 왔던 계절이었다. 겁많은 아이는 작은 천둥소리에도 깜짝 놀라 엄마의 품을 파고들기 일쑤지만 이제 제법 의사표시를 하고 노랫말을 따라부를 수 있게 됐다. 내 것과 네 것을 구분하고, 고마움과 미안함을 알고, 바다와 기차를 좋아하는 25개월 아이. 점점 아기 티를 벗어가는 아이의 모습에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더위를 견디며 곡식이 여물 듯 아이도 이 여름을 보내며 더욱 여물었으리라...


2010년 비 오는 8월의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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