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2. 캐네디언의 뿌리를 찾아서, 사스카툰(Saskatoon)

여행이란 단지 멋진 풍경을 보고 색다른 체험을 하는 것 만이 아닌, 다른 삶, 다른 문화, 다른 역사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깊이 깨달았던 하루.
오늘 사스카툰에서 돌아본 캐나다 선주민(First Nation)과 서부 개척 시대의 흔적은 한때 캐나다에서 살아보고픈 로망이 있었던 내게 아주 특별한 배움이었다.

캐나다 사스카츄완 여행, 둘째 날 일정

사스카츄완 서부 개 박물관(Western Development Museum) - 사스카툰 파머스 마켓 - 와누스케완 역사공원(Wanuskewin Heritage Park)



시차적응을 바로 해보려고 비행기에서 자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호텔에 도착해서도 여전히 깊은 잠을 잘 수 없었다. 1시간 마다 깨기를 반복하다가 4시에는 그냥 일어나 버렸다. 바깥에는 벌써 어스름히 해가 뜨고 있었고, 나는 지구 북쪽에 와있음을 실감했다. 


이른 아침을 먹고 동네 산책에 나섰다. 


내가 묵고 있는 델타 베스보로우(Delta Bessborough) 호텔 뒤로는 사우스 사스카츄완 강이 흐르는데, 산책로를 따라 바람을 맞으며 걷는 기분이 정말 상쾌했다.
아침기온 18도. 쌀쌀한 기운에 얇은 점퍼를 챙겨 입어야 할 정도.

@델타 베스브로우 호텔

산책로는 현재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의 정원으로 연결된다. 이곳은 서부개척시대에 지어진 철도호텔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지역의 랜드마크라고.


캐나다 이민의 역사, 서부 개발 박물관(Western Development Museum)
 

@서부 개발 박물관

조금 피곤했지만, 일찍 깬 덕에 나름 여유로운 아침을 보내고, 서부 개 박물관으로 향했다. 이곳은 사스카츄완 주의 옛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 실제와 같은 모습으로 재현해 놓은, 우리로 치면 실내 민속촌 같은 곳이다. 


직접 실내를 구경할 수 있게 되어있고, 안에는 꽤 많은 옛물건들이 있어서 하나하나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곳곳에 실물크기의 마네킹이 있어 깜짝 놀라기도 했단. 
가끔 진짜 사람이 관람객들을 놀래켜주기도 한다는데, 오늘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 조큼 서운(?)했다. ㅎ 


캐나다 역사는 이민의 역사이다. 이민자들이 들어오기 전에는 인디언이 살고 있었지만 정확히 말하지만 그들은 캐네디언의 선조는 아니다. 한민족(요즘은 좀 달라졌지만), 하나의 역사를 가진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부분. 그러나 국민 대부분이 이민자라 오히려 차별이 덜한 사회가 형성됐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봤던 부분은 개척시대에 새로운 땅, 새로운 희망을 찾아 캐나다(사스카츄완주)로 이주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일본, 중국, 미국, 캐나다의 다른 지역 사람들이 어떻게 사스카츄완에 오게 되었는지, 정착 과정이 얼마나 터프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여기에는 실제로 캐나다에 이주한 교포, 혹은 2세, 3세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고 있었는데 그들의 이야기에 어제 비행기에서 만난 캐나다 이민자의 삶이 오버랩되어 한동안 자리를 뜰 수 없었단. 아마도 한때 내가 캐나다에서 살기를 희망했고, 현재도 미련이 좀 남아있어 그들의 이야기가 더 깊이 와닿았던 것 같다.  


싱싱한 채소와 휴식이 있는 곳, 사스카툰 파머스 마켓 



무거운 머리도 식히고, 점심도 먹을 겸 파머스 마켓으로 향했다. 우리로 치면 오일장 같은 파머스 마켓은 7~8월에 가장 다채로운 물건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다양한 채소와 과일, 허브, 홈메이드 치즈, 맥주, 푸드트럭 등을 둘러보고 간식으로 먹을 복숭아 몇 개를 샀다. 캐나다 복숭아는 유난히 맛있기에.


식사 후 아름다운 강변산책을 조금 한 후,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와누스케윈으로 향했다. 오늘이 일요일임을 느낄 수 있는 공원 풍경.



마음의 평안을 찾아서, 와누스케윈(Wanuskewin)


와누스케윈은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 처럼 퍼스트 네이션 (캐네디언은 인디언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퍼스트 네이션 First Nation이라고 한다.) 언어다. 선주민 중 한 부족인 크리(Cree)어로 마음의 평화라는 뜻. 매우 영적인 곳으로 6천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지역을 그대로 공원화 시킨 곳이다. 끝없이 펼쳐진 대평원에서 버팔로와 함께 살아온 선주민의 전통과 문화, 그들의 정신적인 부분까지 체험할 수 있는 아주 멋진 곳이다.  


와누스케윈에서는 세 가지 무료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첫 번째로는 티피 라이징. 선주민의 주거지인 티피텐츠를 세우는 방법과 티피텐트에 숨은 의미를 되새기는 작업이었다. 기둥을 하나씩 세우며 참여한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가장 감사한 순간, 선주민의 삶을 추측하는 등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그저 인디언의 텐트로만 알고 있던 티피에 숨은 이야기들이 무척 흥미로웠고, 수업에 참여하는 자체가 마음의 평화를 주는 경험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차차~)


다음은 야외 공연장에서 선주민 후손의 현재 삶에 대해 듣고, 전통 복장(현대화된)을 한 후손의 파워풀한 댄스를 관람했다.


마지막으로는 선주민들의 터전, 버팔로 몰이를 했던 지역을 가이드와 함께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선주민은 2~3년에 한번씩, 티피텐트를 보수할 가죽이 필요할 때마다 30~50마리의 버팔로 무리를 통채로 사냥하곤 했는데, 그 방법은 절벽으로 몰아 떨어트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보이는 것은 그저 너른 풀밭이었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하니 이곳이 무척 달라보였단.
짧은 트레일을 돌며 야생 식물과 꽃을 관찰하는 재미도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준비중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좀 더 많은 후원을 받아 실제 버팔로가 사는 와누스케윈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고, 곧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저 사진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영적인 기운이 흐르는 곳. 와누스케윈. 이곳이 바로 버팔로 몰이를 했던 절벽이라고.


저녁은 사스카툰에 새로 문을 연 팬시한 식당(NOSH)에서 스테이크와 사스카툰지역의 맥주를 즐겼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살짝 주거지역으로 돌아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보고,



아이스크림을 하나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줄이 너무 길고 급 피곤이 몰려와 서둘러 호텔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잠시 쓰러졌다가. 또 새벽에 깨서 이렇게 사진 정리를. ㅎㅎ 벌써 새벽 두 시 반.... 어서 자야하는데 ㅠㅠ
내일도 오늘과 같은 후기를 남길 수 있을지 장담하진 못하겠다. 틈나는 대로 올려보기로~ ^^

from 사스카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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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관광청의 끝.발.원정대 자격으로 제작된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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