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 리자이나(Regina)에서의 새로운 계획

활기찬 도시의 아침. 오늘의 첫 코스는 내가 묵고있는 사스카츄완 르네상스 호텔 맞은편의 리자이나 파머스 마켓(Regina Farmer’s Marcket)이었다. 리자이나 파머스 마켓은 매주 수, 토요일에만 만날 수 있는 우리네 오일장 같은 곳이다. 리자이나를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 고작 이틀인데, 그 사이에 수요일이 끼어있음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시장구경은 언제나 여행의 하일라이트인듯 하다. 


양손 가득 주렁주렁 장을 봐가는 사람들. 나도 그 틈에 끼어 사스카츄완 특산품인 꿀 등을 샀다. 


이곳에서 늘 장을 본다는 조디가 강추한 과일 가게에서 체리 한 바구니를 샀다. (캐나다 달러로 6불, 5,500원정도?) 
사스카츄완에서 자란 건강하고 맛 좋은 체리~! 맛은? 상상 그대로!


사스카츄완의 수도, 리자이나의 핫 플레이스. 팬시한 레스토랑과 바 등이 모여있는 이 거리는 오후가 되면 점심을 즐기려는 직장인들로 꽉 찬다고.
사진 속 건물 사이의 구름다리는 캐나다만의 독특한 건축 구조인데, 추운 날씨에 찬 바람을 맞지 않고 실내로 다닐 수 있다.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허락했지만, 어색한 미소를 감추지 않는 조디 언니(역사 박물관 구경하다가 연대표 보고 서로의 민증을 확인. ㅋ)와 함께 차로 40분 정도 떨어진 리자이나 외곽의 무스 조로 향했다. 


무스 조에서의 첫 코스는 터널 투어. 미국 금주법 시대에 시카고의 유명한 갱스터 알카포네가 밀주공장을 운영했던 곳이 바로 이곳, 무스 조에 있다. 
터널 투어는 말 그대로 미로같은 지하의 터널을 탐험하며 옛 밀주공장의 흔적을 보는 것이다. 재밌었던 건 그저 역사적인 공간을 훑어보는 게 아니라, 두 명의 배우가 가이드 역할을 하며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데, 투어를 마치고 나니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본듯 했다. 총성이 들리거나, 벽장 속의 숨은 문을 통해 다음 코스로 이동하거나, 관객에게 역할을 맡기는 등의 방식이 진정 신선하고 재미있었단. 아쉬웠던 건 내부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는 것. 그리고 아이리시 액센트가 강한 빠른 영어는 따라잡기가 좀 힘들었다. ㅠㅠ (그냥도 듣기 버거운데!) 


점심은 사스카츄완을 소재한 그림을 전시하는 소박한 갤러리 카페에서 먹었다. 밖은 무척 더웠지만, 밥과 국을 먹은지 꽤 오래됐기에, 오늘의 스프에 닭고기와 완두콩, 밥이 들어갔다는 설명을 듣자마자 사이드로 수프를 주문했다. 맛은? 닭죽 같았다. 과연 옳은 선택.^^ 메인은 사스카츄완 머스타드와 배, 바베큐한 칠면조가 들어간 샌드위치, 그리고 사스카츄완 열매로 만든 아이스티를 주문했다. 매 끼니마다 메뉴에서 가장 사스카츄완스러운 것을 맛보려고 노력중. ㅎ


다음 코스는 Saskatchewan Burrowing Owl Interpretive Center. 올빼미를 직접 보고, 머리에도 얹어보고 할 수 있는 곳이라 아이들에게도 인기만점인 곳이라고 해서 들렀는데. 흑흑. 안타깝게도 투어를 예약하지 않으면 올빼미 사육장에 들어가볼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철조망 너머로 구경하고, 자료가 전시되어있는 곳을 둘러보는 것으로 서둘러 마무리했다. 이곳을 나온 이유중 하나는 
모기떼의 공격때문.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모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는데, 비가 살짝 흩뿌린 후 갑자기 엄청나게 많아졌다. 평소 모기에 잘 물린다는 조디는 이때 약 50군데를 물려 저녁에 벌레 물린데 바르는 연고 한 통을 다 바르는 등 엄청 고생을 했다. 흑흑



야생 버팔로를 볼 수 있는 버팔 폰드. 
무스 조의 상징인 이곳에는 엄청난 크기의 (약 10m 높이) 무스상이 있다.  원래는 1~2시간 정도 버팔로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풀밭에 들어서는 순간, 엄청난 모기떼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어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야생동물을 찾는다는 건, 언제나  보장할 수 없는 일임을 알기에 서운하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 조디가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약 50마리의 버팔로 떼를 봤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1마리, 혹은 아무것도 보지 못할 때도 있었다고. 신기하게도 꼭 보여주고 싶은 사람과 함께 오면 나타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ㅠㅠ

갑자기 시간이 많아져 급히 계획을 세운 조디. 뭔가 시원하고 쾌적하고 모기가 없는(!) 곳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전화 몇 통을 한 후 박물관과 미술관을 둘러보기로 했다.



사스카츄완에서는 서부개척시대의 모습을 담은 총 4개의 서부개발박물관이 있다. 그중 하나는 내가 며칠 전에 본 사스카툰 붐 타운. 오늘은 교통수단을 모아놓은 박물관을 방문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여행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나는 박물관과 미술관, 현지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곳을 좋아한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이런 곳에서 긴 시간을 보낼 수 없기에, 그리고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는 든든한 지지자가 있기에 혼자여행의 장점을 만끽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철도와 옛날 캠핑카의 내부였다. 원목으로 제작된 클래식한 실내를 직접 들어가서 볼 수 있어서 더욱 기억에 남았던듯.


다시 리자이나로 돌아가는 중간엔 선주민의 후손들이 다니는 (First Nations’s University)와 맥킨지 미술관에 잠시 들렀다. 티피텐트를 품은 아름다운 건물 앞에 준비해간
인디언 인형을 놓고 사진을 한장... ^^



저녁식사 예약 시간까지 40분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 뭘 할까 고민하다가 ‘맥주나 한 잔 할래?’라는 조디의 제안에 오버액션을 하며 좋아했더랬다. 그래서 향한 조디의 페이보릿 브루어리. 혹시 테이스팅을 할 수 있는지, 혹시 양조장 사진을 몇 장 찍을 수 있는지 물었는데 다행히 브루어리 측에서 흔쾌히 응해줬다. 총 6가지를 고를 수 있는데,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평소 뭘 먹는지를 묻고 (당연히 라거. 한국 맥주는 대부분 라거다) 어떤 종류를 시험해보고 싶냐고 해서 좀 다른 종류, 향이 들어간 종류면 더 좋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Weat, Stout, Haskap Triple 등. 오... 특히 조디가 가장 좋아한다고 소개했던 Haskap 맥주는 한국에 싸가고 싶을 정도로 맛이 좋았단. 무려 11도나 되어서 이게 맥주인지 와인인지 조큼 헛갈렸지만.  


사스카츄완에서의 마지막 저녁은 Waskana강변의 Willow on Waskana에서 해지는 모습을 감상하며.


배가 무척 고프기도 했고, 마지막 팬시한 저녁이기 스테이크를 택했다. 음~ 정말 옳은 선택이었단.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는 리자이나의 아름다운 일몰도 감상할 수 있었다. 9시가 다 되가는 시각이었지만... ㅎ

내일은 사스카츄완을 떠나 비행기를 타고 2시간 남짓 떨어진 밴쿠버로 향한다.

From 리자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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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관광청의 끝.발.원정대 자격으로 제작된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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