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준비하는 연말여행, 에어아시아와 에어비앤비로 떠나는 말레이시아

연말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항공, 숙박 예약을 마쳤으니 사실은 대강의 준비를 마쳤다고 볼 수 있다. 

목적지는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와 랑카위.


친구따라 강남...이 아닌 해외여행을 가는 시대다. 아이들의 나이가 같아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 가족의 연말 계획을 듣고, 심하게 뽐뿌를 받은 우리가 결국 따라 나섰다. 얼마 전부터 '수영장'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이 가장 큰 이유였고, 때마침 진행중이던 에어아시아의 프로모션이 우리를 부추겼다. 방콕만큼 다양하고 저렴한 숙박시설 결정에 한 몫을 했다. 


뭐... 식탁이야 내년에 바꿔도 되지 않겠어? 소파 좀 없어도 살만 하구만~ ㅎㅎ 

결혼 10년차, 낡은 가구를 하나씩 내다 버리며 집이 넓어진 것 같다며 좋아하는 대책없는 부부. 결국 또 여행통장을 헐었다. 


▲ 쿠알라룸푸르 전경 (출처: Flickr @Sam Gao)


말레이시아는 몇 번 갈 기회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인연이 닿지 않았던 곳이다. 

동남아시아에 속해 있지만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주변국에 비해 물가가 비싸고 관광지로서 매력도 덜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 그닥 끌리지 않았던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엔 왜? 



겨울 여행, 쿠알라룸프 + 랑카위로 결정하기까지


▲ 랑카위 바다 풍경 (출처: Flikr@Jepster)


겨울철, 아이들과 야외에서 수영을 할 수 있으려면 일단 따뜻한 곳으로 떠나야 한다. 

얼핏 동남아시아는 겨울에도 더울 것 같지만 땅덩이가 넓어서 위도에 따라 기후가 많이 다르다. 


베트남 같은 경우, 호치민은 따뜻하지만 하노이는 초겨울 날씨. 휴양지로 많이 찾는 다낭이나 나트랑도 춥기는 마찬가지다. 태국은 건기로 접어들어 선선한 초여름 날씨라 여행하기 좋을 때다. 그런데 너무 늦었는지 저렴한 항공권이 없다. 방콕은 올 여름에 다녀오기도 했다. 필리핀의 보라카이는 화이트 비치의 에메랄드 빛 바다가 가장 좋을 때이지만 호텔이 많지 않아 연말연시 최고 성수기 때는 선택의 폭이 좁고 소위 가성비가 떨어진다. 점찍어둔 숙소는 이미 만실. 인도네시아의 발리는 겨울이 우기이고 작년말부터 올 초까지 서핑을 배우기 위해 머물렀기에 다른 곳을 가보고 싶었다. 



연말연시 휴양여행의 합리적 선택, 에어아시아로 떠나는 말레이시아


▲ 판타이 체낭, 랑카위 해변의 일몰 (출처: Flickr @rifqy)


이런저런 요소를 꼼꼼하게 고려하다보니 여행지를 선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리같은 스크루지 여행자가 연말 여행을 떠나는 것 자체가 욕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어려웠다. 아무리 연말 성수기라지만 어디든 너무 비쌌고, 예약이 빠르게 마감 되고 있어서 찾아도 정보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시선을 돌린 쿠알라룸푸르. 


▲ 뽐뿌의 근원, 에어아시아 예약 사이트 (airasia.com)


에어아시아의 거의 모든 비행기는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하기에, 운항 편수가 많아 항공권이 비교적 저렴하다. 게다가 프로모션까지 자주 한다. 허브 공항이기에 주변국 뿐 아니라 호주 등 세계 어디로든 연결해 떠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도를 펼쳐놓고 보니 쿠알라룸푸르에서 가까운 곳에 랑카위가 눈에 띄었다. 쿠알라룸푸르와 랑카위라니~ 도시와 바다, 쇼핑과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코스 아닌가~!



태국의 작은 섬, 꼬 리뻬에 마음을 뺏기다


▲ 마음을 뺏겨버린 꼬 리뻬, 선셋비치. (출처: Flickr @Vyacheslav Argenberg)

모래에서 진주를 찾듯 며칠을 말레이시아 여행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헤매다가 랑카위에서 배로 1시간 남짓한 곳에 태국의 꼬 리뻬가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사실 말레이시아의 르당섬을 먼저 발견했으나 우기라 포기.)


리뻬 섬은 청정지역으로 불리는 시밀란 근처의 작은 섬이다. 태국이지만 말레이시아에서 더 가까워 랑카위에서 들어가는 루트가 잘 발달되어 있다. 1년중 11월~3월까지가 건기이자 성수기로 나머지 기간에는 문을 닫는 호텔이 많고 배편도 운항이 중단되어 겨울이 아니면 갈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 말미잘 사이에서 노니는 크라운 피시, 꼬 리뻬 (출처: Flickr@shin--k)

구글링으로 사진을 찾아보니 작년 여름에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따기 위해 다녀온 꼬 따오와 분위기가 매우 비슷하다. (관련 글: 다이버의 섬, 꼬따오로 떠난 23박 24일 태국여행 스케치바닷 속 환경은 오히려 더 깨끗한 듯 했다. 이정도면 아이들과 얕은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는 것 만으로도 바위에 붙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찾아보고,  틈에서 노니는 제법 다양한 물고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여기야말로 숨은 천국?! 한동안 마음을 온통 꼬 리뻬에 뺏긴채 시름시름 앓았다. 영리한 인터넷 타겟광고는 페이스북이며 메일함이며 나를 따라다니며 계속 꼬리뻬 호텔정보를 알려줬다. OMG... ㅠㅠ


힘든 며칠을 보낸 후, 결국 나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정신을 차렸다. 아무리 천국같은 곳이라도 네 아이를 포함한 대식구를 이끌고 너무 많은 이동과 모험을 할 수는 없었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 이 험난한 과정이 애초 의도했던 '수영장'이나 '휴양'과는 거리가 멀었다. 친구 따라 강남을 가려다가 오히려 내가 앞장서 서해를 거쳐 중국까지 끌고 가려고 했던 격. ㅋ 아쉽지만 내 짝사랑은 내년 겨울에 불태우는 것으로 마무리짓고 얼른 항공권을 예약했다. 사실 살짝 미련이 남긴 한다. 가장 안타까운 건, 우리가 작년에 찾았던 따오 섬이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었듯 리뻬 섬도 무분별한 개발 때문에 지속적으로 파괴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디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어야 할텐데...  



새로운 여행에 대한 흥분으로 설렜던 며칠, D-58


▲ 랑카위 스카이랩 (출처: Flikr@Jepster)


애니웨이~ 그리하여~ 우리의 연말 휴가는 말레이시아로. ^^


총 일정은 랑카위 5일, 쿠알라룸푸르 4일로 9박 10일의 나름 긴 여행이다. 랑카위에서는 쿠아에 새로 지은 이슬람 호텔에 거점을 두고 렌터카로 탄중 루, 체낭 해변 등을 전전할 계획이다. 


▲ 8명이 머물 수 있는 3배드룸 구조의 에어비앤비 숙소.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걸어서 5분 거리라고 해 기대만빵~!
(
$25 할인 신규가입 쿠폰: www.airbnb.co.kr/c/hjun12)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상징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옆에 있는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다. 기간 내 우리의 까다로운 조건(가족/어린이 환영, 8명 숙박 가능, 세탁기, 주방, 수영장, 와이파이, 시내 중심가)을 충족하는 숙소가 15%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에어비앤비이기에 나름 괜찮은 숙소를 구할 수 있었다. 


옥상에 트윈타워가 보이는 360도 전망 스카이 풀이 있다기에 그곳에서 샴페인을 터트리며 2016년 새해맞이 불꽃놀이를 바라볼 상상을 하며 이 곳을 예약했다. 아이들은 벌써부터 수경을 챙겨야 한다는 둥 짐쌀 궁리를 하고, 나는 다시 카메라 렌즈와 삼각대를 욕심내고 있다. 

 

오랜만에(?)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흥분으로 설렜던 며칠.

이제 58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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