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케이블카는 처음이야~! 스릴 만점, 랑카위 스카이캡
- 센티멘탈 여행기/말레이시아 섬
- 2016. 8. 1. 07:30
말레이시아의 최북단, 쿠알라룸푸르에서 약 1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면 만날 수 있는 군도, 랑카위.
때 묻지 않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은 '동남아시아의 숨은 보석'이라 불린다.
섬 전체가 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울창한 열대우림, 5억 년 역사를 품은 바다 풍경은 흔히 우리가 상상하는 '휴양지'와는 깊이가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맛칭찬 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랑카위 풍경
랑카위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차를 빌려 직접 이름난 관광지를 찾아다닐 수도 있고, 해변에서 마음껏 뒹굴며 자연을 만끽해도 좋다. 고민하기 싫다면 여행사 데이투어 몇 개로 일정을 채우는 쉬운 방법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 여행하든 꼭 한번은 들르게 되는 곳이 있다. 바로 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맛칭찬(MatChnCang) 산 전망대~!
이렇게 아찔한 케이블카는 처음이야~! '랑카위 스카이 캡'
▲ 랑카위 스카이 캡, 아래에서 올려다봐도 어지럽다.
맛칭찬 산 전망대는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케이블카 코스 중의 하나인 '랑카위 스카이캡'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다. 해발 950m의 산속에는 '오리엔탈 빌리지(Oriental Village)라고 불리는 테마파크가 있는데, 이 안에는 709m의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랑카위 스카이캡이 있다. 오리엔탈 빌리지에서 전망대까지 케이블카가 다니는 거리는 약 2km. 단 두 개의 기둥에 의지해 산을 오르내리지만 속도는 무척 빠르다. 방심했다가는 제대로 놀랄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 필수~!.
오리엔탈 빌리지는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랑카위 관광지를 조회하면 늘 1위로 검색되는 곳이다. 현지인 관광객도 많아 특히 여행 성수기나 휴일에 스카이캡 근처는 늘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입장 후에도 긴 줄이 이어지니 되도록 일찍 도착해 바로 매표소로 달려갈 것을 추천한다. 표는 모두 패키지로 판매하는데, 스카이돔과 스카이캡 탑승권이 묶여있는 형태가 가장 기본이다.
표를 내고 들어가면 바로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 아니다. 입장권에 포함된 '스카이 돔'에 들러 먼저 청룡열차 3D 영상을 보게 된다. 잠시나마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을 수 있는 곳이니 나쁘지 않다. 영상 시청 후에는 드디어 6명씩 줄을 맞춰 스카이돔에 탑승~!
가슴이 뻥 뚫리는 사이다 전망, 맛칭찬 산 전망대
전망대까지는 사면이 유리인 케이블카를 갈아타고 오른다. 총 두 번을 타게 되는데 첫 번째 전망대까지는 가파르게 산을 오르는 코스, 두 번째는 두 개의 산 봉우리를 연결하는 코스다.
두 구간 모두 빠른 속도로 움직하기 때문에 귀가 쉽게 멍멍해진다. 탁 트인 바다 풍경을 보며 산을 오르는 기분이 상쾌하다.
잠깐의 긴장감을 이겨내면 이렇게 근사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가장 높은 전망대에 오르면 360도로 펼쳐진 랑카위를 조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다만 해 넘어 태국의 작은 섬들까지 볼 수 있다.
하늘을 걷는 기분, 랑카위 스카이 브릿지
케이블 카 만으로도 충분히 스릴 넘치지만, 뭔가 더 다양한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랑카위 스카이 브릿지'도 가볼 만 하다. 산 중턱을 곡선으로 연결한 이 다리는 좀 더 다이나믹하고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입장료 별도)
첫 번째 전망대에서 스카이브릿지로 가려면 약 10분 정도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스카이 브릿지에 가기도 전에 땡볕에 지치고 싶지 않다면, 특히 노약자와 함께라면 레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를 추천한다.
길이 125m의 스카이 브릿지를 직접 걸어봤다. 다행히 위에서 내려다 볼 때보다는 덜 무섭다. 바람이 불 때마다 조금씩 흔들거리는 것만 빼면.
수직 고도 약 500m, 기둥 하나에 의지해 케이블 선으로 다리를 지탱하는 구조라 발밑을 보면 무척 아찔하다. 중간에 유리로 된 바닥이 있는데, 담력 좋은 사람들은 그곳에 누워 인증샷을 찍기도 한다.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다리에 힘이 풀린다. 그러나 이곳에서 보는 풍경만큼은 정말 최고다. 랑카위의 저렴한 물가에 비하면 입장료가 꽤 비싼 편이나 랑카위 여행을 계획한다면 한번쯤 걸어볼 만한 코스.
즐길 거리 가득한 오리엔탈 빌리지
스카이캡과 전망대를 즐긴 후에는 산 아래 있는 오리엔탈 빌리지도 구경해 보자. 말레이시아 전통 가옥 형식으로 지어진 테마파크에는 소소하게 즐길 거리, 쇼핑할 거리가 있다. 가격도 무척 합리적이어서 관광 기념품을 사기에도 좋다.
추천하고픈 쇼핑품목 중 하나는 색 모래 공예. 나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예쁜 모래로 장식해 유리병에 넣어올 수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수련이 한가득 핀 연못을 가로지르는 어린이용 집라인, 우주선을 닮은 범퍼카, 물고기 먹이 주기 체험 등도 추천한다. 한국의 놀이공원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즐길거리는 많은 편이다.
랑카위는 99개의 섬이 모인 군도이지만 중심이 되는 곳은 제주도의 1/3 크기만 한 작은 섬이다. 아무리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졌다고 해도 정부의 관심과 관광산업을 위한 대규모의 시설 투자가 없었다면 여행지로 이름을 알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배를 타고 맹그로브 숲을 누비고, 석회동굴에서 박쥐를 만나고, 케이블카, 또는 구름 다리에서 아찔하게 랑카위를 내려다보는 경험, 이런 다양한 경험들이 모여 관광지로서의 랑카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다. 엄마 여행자로서 나는 이 모든 활동을 노약자와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매력적이었다. 만약 우리라면 어디쯤 스카이캡과 스카이 브릿지를 설치할 수 있을까? 아이들과 함께 가보고 싶은 산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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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광장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