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바꿔놓은 요즘 여행 트랜드

하루가 다르게 더워지는 날씨에 초여름을 실감합니다.

햇빛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기운, 나른하게 끈적이는 공기는 곧 다가올 무더위를 상상하게 하는데요. 

이맘때면 슬슬 여름 휴가계획도 고민하게 되죠.  


올해는 어디로 떠나볼까요? 

'여행'을 계획하기 위해 가장 먼저 꺼내 드는 것은 스마트폰. 

'요즘 뜨는 여행지는 어디인지, 내 친구는 작년에 어디에 다녀왔는지' 폭풍 검색을 시작합니다. 

최근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 번뿐, 현재의 행복을 위해 투자하자)족이 여행업계의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계획부터 예약까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내게 꼭 맞는 조합을 만들어내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관광업의 고전적 질서가 깨지며 여행 방식이 바뀌고 있는데요.


자, 그럼 요즘 여행 트랜드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1. 취미는 '최저가 항공권 검색'


▲ 'Now everyone can fly'라는 슬로건으로 아시아 최저가 항공사를 표방하는 저비용 항공사

항공권 가격을 비교 검색할 수 있게 되면서 지난 30여 년간 항공권 가격이 무려 50%나 하락했다고 합니다. 대형 항공사가 독식하던 시장에 가격을 무기로 한 저비용 항공사가 등장했고요.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검색이 가능해진 여행자들은 내게 꼭 필요한 서비스만 갖춘, 저렴한 항공권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항공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해외여행자 수도 폭발적으로 늘었는데요.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고르는 것이 아닌, 여행의 목적과 비용 등을 기준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검색이 반드시 최종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여행의 준비 과정을 즐기며 탐색하는 것 자체를 취미로 삼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당장 떠날 계획이 없어도 기분전환의 목적으로 이른바 '상상 여행'을 떠나는 거죠. 



2. 호텔 대신 특색 있는 현지 숙소 선호 


▲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스페인 옛집


검색이 생활이 되고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접하면서 사람들은 여행지를 그저 관광지로 바라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공정여행', '현지인과 교류하는 여행', '한 달 살기' 등 현지 문화를 좀 더 가까이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이 유행하게 되었는데요. 수영장을 갖추고 아침이 제공되는 호텔도 여전히 예약되고 있지만, 특별한 경험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등을 이유로 현지인이 운영하는 에어비앤비와 다양한 여행자를 만날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투숙객이 숙소 비교/ 예약 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 남긴 후기가 실시간으로 검증/전파되며 이에 신뢰를 더하고 있습니다.    



3. 해시태그(#) 검색으로 최신여행정보 습득


▲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로 검색해 본 오사카 호리에 지역 풍경 

최신 여행정보를 가장 빠르게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소셜미디어, 그중에서도 인스타그램일 텐데요. 해시태그(#) 몇 개로 여행자가 실시간으로 촬영, 업로드 한 사진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사카 여행 중 제가 머물 '호리에'라는 지역을 알아보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호리에'를 검색해본 적이 있는데요. 태그 검색을 통해 그 지역을 찾는 여행자들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숨은 맛집이나 명소는 어디인지 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특별한 경험을 모아 볼 수 있어 결과에 매우 만족했는데요. 실제로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아보는 정보는 맛집, 숙박시설, 축제 정보 등이라고 합니다. 호텔이나 식당 등에서는 인스타그램에 올렸을 때 보기 좋은 사진을 위해 새로 조명을 달고, 매장 디자인과 메뉴를 바꾸는 일도 흔해졌습니다.



4. 보여주는 여행, 쇼핑과 음식문화 체험에 집중 


▲ '좋아요'와 '하트'를 유도하는 맛있는 음식 사진


차창 밖의 아름다운 풍경이나 유명 레스토랑의 맛있는 음식을 보면 사진 찍어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누군가 좀 알아주고 인정해 줬으면 하는 거죠. 평생 볼 일 없는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에게 '좋아요'와 긍정적인 감상평을 받았을 때는 신기한 느낌과 함께 뿌듯하기까지 합니다. 인간은 타인의 관심 속에서 자신을 발견한다고 했던가요? 소셜미디어가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여행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더 화려하고 멋진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쇼핑과 먹방에 집중하고, 사람들은 이를 보며 대리만족, 혹은 질투를 느끼곤 합니다.


5. 여행의 모든 순간을 기록

언제나 휴대하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내가 방문한 도시, 내가 먹은 음식, 내가 여행지에서 입은 옷, 내가 사들인 기념품 등 여행의 모든 순간을 기록합니다. 내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페이지에 더 아름다운 여행일상을 담기 위해 노력합니다. 손쉽게 찍은 사진들은 여행이 끝난 후 하나의 앨범으로 재탄생하기도 하는데요. 구글포토(photos.google.com)나 플리커(www.flickr.com), 페이스북 등에 사진을 업로드 하면 인공지능으로 사진 내용을 인식해 GPS, 인물, 배경별로 분류한 후 자동으로 여행 앨범과 영상이 생성됩니다. 요즘 출시되는 디지털카메라들은 Wifi로 스마트 기기에 연결할 수 있고, 촬영과 동시에 소셜 미디어에 게시할 수도 있어 고품질의 사진을 찍고 공유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출국자 수는 651만여 명으로 전년 대비 17.2% 증가했다고 합니다.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3분기(605만 명)보다 7.6% 늘어난 수준으로, 매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활용으로 여행이 더욱 쉽고 다양해졌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여의치 않은데도 무리하게 여행을 계획하거나 주변의 욜로족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남을 의식하기보다 욜로의 본질인 '나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요즘입니다.   


###


* LG CNS 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