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한 달 여행, 고프로로 찍어봤다

지난 여름에 다녀온 터키 로드트립 영상을 (이제야) 올려본다. 
사실 유튜브에 한참 전에 올렸는데, 블로그에 기록하는 것을 깜빡. --;

▲ 그린데이 가족의 26일 터키 로드트립 영상 

장장 26일간 터키 로드트립을 다녀왔다. 스티브의 장기근속 휴가에 여름휴가를 더해 이렇게 긴 일정이 만들어졌다. 앞으로 더는 긴 휴가를 내기 어려울 것 같고 (남편의 직장 후배 하나는 이미 그를 '혼자 구글러'라 칭한다고 ) 아이들이 커갈 수록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마지막 장기여행이라는 심정으로 떠났다. 


▲ 고프로 차량용 썩션컵을 이용해 비행기 이착륙 장면도 찍어봤다. 

출발 전에는 여행 브이로그를 찍어 매일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보기도 했다. 
여행중 영상 편집을 하기 위해 거금을 투자해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펜슬, 키패드도 구입하고, 가지고 있던 고프로 두 대를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악세사리도 샀다. 

카메라부터 편집 장비까지 작고 가벼운 것들로만 챙겼는데도 영상 장비만 가방 하나가 다 찼다. 두 아이를 챙기면서 영상까지 찍는 건 좀 무리가 아닐까 싶었지만 어쨌든 욕심껏 챙겨 갔다.

▲ 터키 여행 첫날을 담은 브이로그

 이스탄불에 도착해 첫 거리구경을 나갔던 날

▲ 이스탄불 구시가지의 유적지를 다니며 찍어본 영상.
    인트로를 위해 아이패드 앱인 '프로크리에이트'를 구입해 펜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다. 

 초광각 고프로를 활용해 영상 외에도 훌륭한 가족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 목소리를 넣어 최대한 현장감을 살리려고 노력했던 아침 산책 영상. 음악도 신경썼다.

 카파도키아에 도착해 렌트한 SUV. 트렁크는 언제나 젖은 수영복과 가방들로 가득 

그러나 처음 짧은 영상 몇 편을 제작해 보고는 만만치 않은 일임을 깨달았다. 여행 후 숙소에 들어와 쉬지 못하고 영상 편집을 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다. 가족이 잠든 밤이나 깨기 전 새벽에 작업을 하다보니 피곤이 쌓였다. 

영상작업은 찍고 편집하는 것 외에도 무료 음악을 구해 고르고, 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는 환경에서 유튜브에 업로드 하는 것 까지 무척 많은 일이 있었다. 초보 크리에이터(?)에게는 정말이지 무척 험난한 길이었다.

▲ 비 맞으며 터키 저가항공을 타고 카파도키아로 떠나던 날

 거대한 열기구를 타고 떠난 카파도키아 벌룬 투어


설상가상, 거금을 투자해 떠났던 열기구 투어에서는 메모리 카드 관리를 잘못해 찍은 영상 모두를 깔끔하게 날려 먹기는 대참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카쉬에서 카스텔로리조로 향하는 배에서

이후 여행의 전 일정을 담는 브이로그는 깨끗하게 포기했다. 욕심을 버리고 쉬운 컨셉으로 여행지마다 아이들이 박수 한번씩 쳐보는 영상을 담아보기로 했다.


▲ 나는 아이들을 찍고, 아이들은 나를 찍었다.

처음엔 박수만 치라고 하면 긴장하던 아이들은 여행 중반이 지나자 리듬이 척척 맞았다. 

 워터파크 같은 놀이시설이 있었던 에어비앤비 숙소

 해변도로를 달리다 만난 이름모를 해변에서


어떤 지역에서는 '여기가 좋겠다'며 아이들 스스로 영상 찍을 장소를 스스로 정해보기도 했고, 
미처 찍지 못하고 지나친 곳이 있다면 잊지 말라고 알려주기도 했다. 
물론, 귀찮아 할 때도 있었(많았)지만.

 론리플래닛 터키의 표지로 쓰인 카프타쉬 비치

 신기했던 소금호수


 콘야로 향하는 길


 알라냐 해변 카페에서 보드게임하던 한 때 (사진 속 게임은 루미큐브, 터키에서는 오케이라고 부른다.)


 인생 최고의 퀴네페를 맛보았던 카쉬의 디저트 가게. 군침이 꿀꺽.


▲ 원형극장에서 바라본 터키 남부 해변


영상으로 담지 못한 풍경을 보니 처음 계획대로 소소한 여행일상까지 모두 영상으로 남겼다면 정말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도 여행과 가족이 우선, 영상은 그 다음이 맞는 듯. 여행하며 영상찍는 크리에이터들은 대체 어떻게 일정을 꾸리는지 정말 궁금하다.  


애니웨이~ 즐거운 추억이 많았던 터키 여행.

앞으로 욕심내지 말고 하나씩 차근차근 정리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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