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옴부즈맨 도입, 언론 편집권 침해?

요즘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보면 선정적 기사로 도배된 저급 주간지의 표지가 연상됩니다. 뉴스캐스트 선정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올해 초(1월) 개편 시행시점부터 이슈가 되면서 우려를 낳았죠.
(관련 글: 뉴스캐스트, 딸내미 볼까 무서워...)

네이버 운영사인 NHN은 지난달말 뉴스캐스트 참여 언론사를 47개에서 73개로 늘리며 온신협(온라인신문협회) 대표들에게 공문을 보내 이달 2일부터 옴부즈맨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NAVER 옴부즈맨 심의 절차

옴부즈맨 제도는 말 그대로 각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캐스트를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위원회에 맡겨 그 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지적사항을 개선하는 제도라고 하는데요.이 제도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지만 가뜩이나 경쟁자가 늘어 심기 불편한 언론사닷컴 측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오늘부터 강행'이라 표현한 온신협 참여 주요 회원사들의 기사를 보면 '언론편집권 침해, 사후검열 논란, 회원사와의 사전 동의 없는 진행은 용납할 수 없다'라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일면 공감 가는 부분이 없진 않지만 궁색해보이는 논리가 왠지 안타깝습니다.

특히 '옴부즈맨'이라는 용어를 언론사가 아닌 유통사인 네이버가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던지 “뉴스캐스트 시행 이후 온신협 회원사들은 양질의 뉴스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협회 차원에서 자정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발언 부분은 별로 설득력이 없어보이네요.

몇 년 전부터 각 기관에서 내놓는 매체별 영향력 지수를 줄 세워 보면 신문은 이미 포털에 순위를 내준지 오래입니다. 관련 인사이트를 공유해 주시는 @choijinsoon 님에 따르면 한국광고주협회 '2009미디어리서치' 결과에서도 신문구독률은 31.5%. 2001년 51.3%에서 계속 감소추세라고 합니다. 영향력있는 10대 매체엔 3개 포털이 있고. 네이버는 3위에 올랐다고... 이미 포털은 유력 매체입니다.

언론사닷컴은 뉴스캐스트에 둥지를 틀고 포털의 영향력에 힘입어 경쟁적으로 독자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몇몇 언론사는 이렇게 모은 트래픽을 이용해 뉴스캐스트의 기사 한 줄 한 줄을 수익모델 삼기도 한다는건 공공연한 비밀이 됐죠. 이미 독자들은 뉴스캐스트의 이런 콘텐츠들을 '선별적으로 무시'하고 있지만 언론사의 자정 노력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신문 공동 포털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제도 시행으로 새로 추가된 '독자 의견' 버튼. 클릭하면 네이버 옴부즈맨 카페로 이동 

늦은 감이 있지만 옴부즈맨 제도가 실효를 거두고... 언론사닷컴도 원론에 충실한 매체로, 콘텐츠로 승부하며 신뢰를 쌓기를 바라봅니다. 더이상 진흙탕 싸움은 그만 했으면 좋겠네요...
(추천 글: 신문이 사라지고 기자가 사라지고)

참고

  • 뉴스캐스트 참여 언론사 현황 (10월말 현재)
    - 참여 언론사: 47개 → 73개 (총 26개 신규매체 추가, 메인 기본 노출 11개)
    - 지역지 대폭추가, 블로그 미디어도 포함 (블로터닷넷)
    - 신규 뉴스캐스트 목록 (색깔 표기는 메인 기본 노출, 11개중 7개만 보이네요.)
      블로터닷넷 (경제/IT), 뉴데일리 (인터넷신문), 스포탈코리아, OSEN (스포츠/연예) 
      로이터, 중앙데일리, KBS월드 (외신/영자지) 
      강원도민일보, 강원일보, 경기일보, 경남신문, 경북일보, 경인일보, 광주드림,
      광주일보, 국제신문, 대전일보, 전북일보, 제주의소리, 충청투데이, OBS (지역지) 
      소년한국일보, 시사IN, 여성신문, 에이블뉴스, 10아시아 (매거진/전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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