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일본식 정원, 요코하마 산케이엔

짬내기 어려운 샐러리맨들에게 일본은 가볍게 떠날 수 있는 여행지입니다. 비행 시간이 짧아 아침에 출발하면 온전히 하루를 여행할 수 있고, 하루 이틀만 휴가 내면 주말에 붙여 4일을 알뜰하게 쓸 수 있으니... 환율의 압박만 없다면 일상에 지친 가을, 충동적으로 떠나고 싶은 곳이죠. 특히 요즘같은 비수기에는 20만원대의 저렴한 항공권을 구할 수 있어 리프레시 일본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께는 최적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여행지를 도쿄로 정했다면, 일정중 하루는 도쿄 근교의 한적한 공원을 코스에 넣어보는건 어떨까요? 비슷비슷한 도시풍경이 지겨울때 한가로이 산책하며 생각에 잠겨보는 것도 좋겠죠. 도쿄에서 한시간 남짓만 가면 닿을 수 있는 요코하마에는 전통 일본식 정원을 만끽할 수 있는 '산케이엔'이 있는데요.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그림같은 풍경과 고즈넉한 산사의 정취는 지친 심신을 달래주기에 충분합니다.
 

일본의 3대 정원중 하나로 100년이 넘은 산케이엔.

원래 요코하마의 부호 '산케이(본명 도마타로)'가 살았던 저택으로 교토와 가마쿠라 등의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건축물들을 이곳으로 옮겨와서 1906년 '산케이엔 (三溪園)'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인에게 공개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정원에 호수와 계곡, 산과 전통가옥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 등장했던 고양이. 연못가를 어슬렁거리다 포착됐다죠.

정원 한구석에 예쁘게 피어있는 들풀. 사실 정돈된 정원보다는 들풀이 더 좋다는.

주변 풍경이 가을임을 말해주는군요.

대나무 숲을 지나 비탈길을 따라 오르면 산꼭대기에 위치한 전망대에 닿을 수 있습니다.

산케이엔은 일본에 자주 다니시는 어머니의 추천으로 작년 가을 함께 가본 곳인데요. 이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마신 따끈한 인스턴트 커피 한잔과 우리 모녀가 나눈 대화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대표 건축물인 등명사 3중탑. 관동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원래 교토에 있던 것을 옮겨왔다고.

내려오는 길에 안개가 자욱해서 길이 잘 안보였는데요. 알고보니 설치작가의 작품이랍니다. 저 구석에서 계속 안개를 뿜더군요...; 길이 미끌해 좀 위험하긴 했지만 운치를 즐기며 걸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설치작가들의 작품이 주변의 풍광과 어울리게 전시되어 있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안개를 소재로 한 작품 외에도 전통가옥 내부에서 '사랑'을 주제로한 마임극이 진행중이었는데 어두운 실내, 두 남녀, 조용히 극을 지켜보는 관람객 모두 정원의 일부가 된듯한 분위기였습니다.

350년 되었다는 전통가옥

가옥의 내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본 듯한 반질한 마루바닥이나 놓여있는 집기들이 세월의 흔적이 묻어 멋스럽더군요. 단, 채광이 좋지 않아 대낮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내부가 무척 어두웠습니다. 


시든 연잎마저 운치있는 산케이엔. 다시 가고 싶네요. ^^

* 모든 사진은 로모 LC-A, 후지 리얼라 필름으로 찍었습니다.

Tip 산케이엔 홈페이지에서는 영어, 중국어, 한국어로 가이드북 pdf를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철마다 볼 수 있는 꽃, 교통편, 입장료 등 다양한 정보가 있으니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http://www.sankeien.or.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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