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빛과 색에 넋을 잃다, 그랜드 바자르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 2010. 4. 6. 07:00
여행계획을 짤 때 항상 빼먹지 않고 하는 일 중 하나는 쇼핑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그 지역의 특산품은 뭔지, 어디서 사야 하는지, 흥정은 되는지 등의 정보를 검색해 선물을 사오는 것은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 터키에 가면 그랜드 바자르에서 꼭 우아한 이슬람 패턴이 그려진 접시들을 한 아름 사와 집안의 온 벽을 장식하리라 마음먹었었다.
그러나... 정작 그랜드 바자르에 도착했을 땐 불을 밝힌 형형색색 화려한 등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다양한 모양, 크기, 종류의 유리 등. 숙소에 돌아와 찍은 사진을 보니 온통 등뿐이다. 어떤 각도로 봐도 정말 아름답다.
가게에는 유리공예 인형들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투명한 유리문에 매달아 놓으면 빛이 투과되어 더욱 아름답다. 한 세트 구매해서 인형극을 벌여도 좋을 듯하다.
사실 그랜드 바자르는 보석, 가죽, 카펫, 향신료, 세라믹 등을 파는 우리나라의 남대문시장 같은 종합 시장이다. 실크로드를 통해 생겨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종합 실내시장으로 60여 개의 미로 같은 통로에 5,000여개의 상점이 가득하다.
그 복잡 다양한 모양새는 태국 방콕의 짜뚜짝 시장을 연상케 한다. 시장 내부에는 무려 20개의 출입구가 있다니 지도 없이 처음 들어갔던 문으로 다시 나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론리플래닛을 비롯한 각 가이드북에 시장 지도가 있으니 그랜드 바자르를 갈 땐 지도를 가져가는 것이 좋다. (아래 지도 참조)
오랜 역사와 규모만큼이나 방문객 수도 엄청나 그랜드 바자르에 들어가려면 우선 몸수색부터 한다.
한쪽 벽면을 장식한 기념 티셔츠들.
... 그래서 등을 샀을까?
이제 겨우 이스탄불에서의 하루가 지났을 뿐. 앞으로 2주간의 일정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주렁주렁 유리 등을 배낭에 달고 다닐 수는 없는 일. 눈물을 머금고 그냥 돌아섰다. 일정 막바지에 다시 이스탄불에 들러 꼭 하나 사리라 마음먹고...
밖으로 나오니 비의 흔적이 있다. 쌀쌀해진 날씨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3월의 터키 날씨는 우리나라와 유사하다.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심한 배신감이 밀려왔다. ㅠㅠ)
긴 하루를 보낸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창문을 활짝 열고 EFES 맥주 한 병씩을 땄다. 멀리 갈라타 타워와 보스포러스 해협이 한눈에 들어온다. 터키에 있음을 실감한다.
[Tip]
1. 그랜드 바자르는 이스탄불의 필수 관광코스이지만 필수 쇼핑코스는 아니다. 터키인들 상술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할 만큼 가격 거품과 호객행위가 심하기 때문. 흥정 역시 여행의 즐거움이라 생각한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적절한 가격 수준에서 물건을 사고, 다시는 가격을 확인하지 않는 것이 속 편하다. :)
(개인적으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그랜드바자르보다는 현지인들이 많은 이집션바자르가 훨씬 친근했다.)
2. 그랜드 바자르 구역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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