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보스포러스 크루즈'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 2010. 4. 19. 07:00
이튿날. 이스탄불 신시가지를 둘러보고 샤프란 볼루로 이동하는 야간버스를 타는 바쁜 일정이 있는 날. 서둘러 짐을 싼 후 보스포러스 해협을 건너는 크루즈를 탔다.
이스탄불을 아시아와 유럽으로 나누는 보스포러스 해협은 '소가 건넌 바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뜻을 알고 나니 그럴듯한 것이 선착장에서 건너편 항구까지는 마치 여의도에서 잠실을 건너보듯 가까워만 보이는 곳이다.
아시아 대륙은 주거공간이고, 유럽대륙은 상업 중심지라고 한다. 그래서 아침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기도 한다. 매일 두 대륙을 오가며 역사와 문화를 보는 기분은 어떨까? 매일의 일상이 되면 별 감흥이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이스탄불을 아시아와 유럽으로 나누는 보스포러스 해협은 '소가 건넌 바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뜻을 알고 나니 그럴듯한 것이 선착장에서 건너편 항구까지는 마치 여의도에서 잠실을 건너보듯 가까워만 보이는 곳이다.
아시아 대륙은 주거공간이고, 유럽대륙은 상업 중심지라고 한다. 그래서 아침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기도 한다. 매일 두 대륙을 오가며 역사와 문화를 보는 기분은 어떨까? 매일의 일상이 되면 별 감흥이 없을 것 같긴 하지만...
멀리 보이는 이국적인 이스탄불 구시가지 풍경. 트램으로도 연결이 되는 바다 건너편을 굳이 페리를 타고 건너는 이유는 가는 내내 보이는 멋진 집들과 자미(이슬람 사원), 돌마바흐체 궁전과 루멜리 히사르 같은 성벽들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갈매기 떼와 함께 이스탄불을 조망하는 기분이란~(Photo by 신민경)
매일 아침 출근하는 사람으로 붐비는 선착장. 블루모스크가 있는 구시가지 중심에서 선착장까지는 도보 2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보스포러스 해협은 언뜻 보면 도심을 흐르는 강 같지만 비릿한 바다 내음, 갈매기떼, 고등어 케밥 굽는 냄새가 어우러진 바다다.
갈라타 다리 아래에는 세개의 선착장이 있었다. 배는 한시간 내로 아시아로, 또는 유럽의 끝자락으로 데려다 준다. (Photo by 신민경)
우리는 유럽지역의 최북단인 '사리예르'로 향했다. 사실 떠나기 전 '만약 배를 탄다면 사리예르행을 타야 한다'는 정보만 어렴풋이 전해 들은 터라 정작 배를 탄 후에는 의도하지 않은 1시간 남짓의 페리 여행을, 내리고서도 왔던 길을 되짚어가는 2시간의 버스 여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페리와 버스에서 본 이스탄불의 풍경은 이스탄불에 사는 '사람들'의 진짜 모습이었다.
사리예르로 가는 페리 티켓 13TL(한화: 약 만원). 출발 직전에 올라탄 페리. 얼마나 급했으면 거스름돈을 손에 쥐고...;
페리가 출발하자 차를 파는 승무원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커피를 한잔씩 시키고는 이스탄불 지도를 펼쳐 '사리예르'를 물었다. 뭔가를 알려줄 듯 한참 지도를 쳐다보던 그는 결국 미안한 얼굴로 'No'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뭐가 No냐 물으니 사리예르가 지도에 없단다. 지도에도 없는 동네라니 좀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관광객으로 보이는 많은 외국인이 같이 탄 터라 일단 믿고 즐기기로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리예르는 이스탄불 지도 뒤편 '근교지도' 북쪽 끝자락에 있었다는...
비슷하게 생긴 페리가 수시로 운행된다. 이 페리는 관광객들이 타기도 하지만, 출퇴근길에 터키 시민이 즐겨 사용하는 수상 버스이기도 하다.
이스탄불의 또다른 상징. 갈라타 타워. 야경이 멋진 곳으로도 유명하다.
매일 아침 출근하는 사람으로 붐비는 선착장. 블루모스크가 있는 구시가지 중심에서 선착장까지는 도보 2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보스포러스 해협은 언뜻 보면 도심을 흐르는 강 같지만 비릿한 바다 내음, 갈매기떼, 고등어 케밥 굽는 냄새가 어우러진 바다다.
갈라타 다리 아래에는 세개의 선착장이 있었다. 배는 한시간 내로 아시아로, 또는 유럽의 끝자락으로 데려다 준다. (Photo by 신민경)
우리는 유럽지역의 최북단인 '사리예르'로 향했다. 사실 떠나기 전 '만약 배를 탄다면 사리예르행을 타야 한다'는 정보만 어렴풋이 전해 들은 터라 정작 배를 탄 후에는 의도하지 않은 1시간 남짓의 페리 여행을, 내리고서도 왔던 길을 되짚어가는 2시간의 버스 여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페리와 버스에서 본 이스탄불의 풍경은 이스탄불에 사는 '사람들'의 진짜 모습이었다.
사리예르로 가는 페리 티켓 13TL(한화: 약 만원). 출발 직전에 올라탄 페리. 얼마나 급했으면 거스름돈을 손에 쥐고...;
페리가 출발하자 차를 파는 승무원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커피를 한잔씩 시키고는 이스탄불 지도를 펼쳐 '사리예르'를 물었다. 뭔가를 알려줄 듯 한참 지도를 쳐다보던 그는 결국 미안한 얼굴로 'No'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뭐가 No냐 물으니 사리예르가 지도에 없단다. 지도에도 없는 동네라니 좀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관광객으로 보이는 많은 외국인이 같이 탄 터라 일단 믿고 즐기기로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리예르는 이스탄불 지도 뒤편 '근교지도' 북쪽 끝자락에 있었다는...
비슷하게 생긴 페리가 수시로 운행된다. 이 페리는 관광객들이 타기도 하지만, 출퇴근길에 터키 시민이 즐겨 사용하는 수상 버스이기도 하다.
이스탄불의 또다른 상징. 갈라타 타워. 야경이 멋진 곳으로도 유명하다.
[동영상] 보스포러스 해협 크루즈에서 본 마스마라해 풍경
물 보라 일으키는 페리 옆에 앉아 일광욕 즐기는 언니들. 날씨는 흐렸지만 다행히 포근한 기온에 소매를 걷어붙인 사람들이 많았다.
해협을 따라 궁전, 성, 자미(이슬람 사원), 부촌의 주택들이 이어진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별장 같은 화려한 주택들이 많았는데, 집 앞에는 전용 요트가 한두 척씩 떠있기도 했다. 이스탄불은 유럽 고위층의 휴양지로도 사라받는 곳이다. (Photo by 신민경)
제국의 요새였던 루멜리 히사리 (Rumeli Hisari), 해협 북단에 있어 반도를 드나드는 범선이나 상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관광객에게는 멋진 뷰포인트이다.
보스포러스 다리를 지나는 범선, 중세까지 지중해와 흑해 간 모든 상거래는 이 해협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러시아의 배들이 보스포러스 해협을 지나 대양으로 나간다.
부둣가는 늘 각종 페리로 붐빈다.
부둣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 젊은 층으로 갈수록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들이 많고, 심지어는 긴 파마머리를 휘날리는 여성들도 많다.
1시간을 달려 도착한 '사리예르'. 고즈넉한 어촌마을 분위기가 정겹다.
떠나고 타는 사람으로 분주한 사리예르 선착장.
---
[Tip] 보스포러스 크루즈를 즐기는 세 가지 방법 (반나절~하루 소요)
* 보스포러스 페리 공식 사이트 (시간표) >>
1. 일반적인 보스포러스 크루즈 즐기기
트램역인 에미노뉘역 근처 첫 번째 선착장(BOGAZ ISKELESI)에서 아시아 지역인 아나돌루 카바으(Anadolu Kavagi)까지 가는 10TL(한화 8,000 원, 편도)짜리 보스포러스 크루즈 티켓을 끊는다. 이동시간만 2시간 정도 소요된다니 아시아 대륙까지 돌아보려면 반나절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2. 신시가지, 유럽 지역만 둘러보기
세 번째 선착장(트램역에서 가장 먼 곳) 에서 '사리예르(Sariyer) 행 티켓(13TL, 10,000원 정도, 편도)을 끊어 1시간 정도 페리 탄 후, 해변을 따라 걸어보자. 천천히 걸으며 보는 터키의 어촌풍경과 서민적인 동네 풍경이 서정적이다. 전망 좋기로 유명한 루멜리 히사르가 있는 예니쿄이(Yenikoy), 터키의 청담동이자 멋진 레스토랑이 즐비한 부촌 베벡(Bebek), 젊음의 거리인 오르타쿄이(Ortakoy), 만남의 광장이자 명동과 같은 쇼핑 번화가인 탁심, 이스티크랄 거리까지 걷기도 하고 버스도 타며 내려오는 코스 강추.
3. 터키인처럼 출퇴근 페리 이용하기
트램과 같은 요금인 1.5TL(한화 1,200 원)만 내면 되며 트램이나 버스 이용 시 환승 할인도 된다고 한다. 출근시간에는 유럽 방향으로, 퇴근시간에는 아시아 방향으로 붐빈다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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