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언믄호(헬로 스트레인저) - 한류의 힘! 한국로케 태국영화 개봉박두

터키를 여행할 때 우연히 한국 드라마에 빠져 있다는 한 여고생을 만난 적이 있다. 그녀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배경으로 가족과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마침 길을 지나던 내가 그녀의 가족사진을 찍게 됐던 것. 사진을 찍은 후 통성명을 했더니 그녀는 무척 반가워하며 'Big fan of Korea'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büşra라는 예쁜 이름의 여고생은 자신이 가장 재밌게 본 드라마가 '꽃보다 남자'라며 한국에 대한 관심을 표시했다. 한류 바람이 중동에까지 미쳤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지만, 15시간을 날아 지구 반대편에서 만난 한류는 적잖은 충격이었다. 한국에 돌아와 나는 꽃보다 남자의 주요 장면들을 훑어보며 그녀의 눈에 비친 한국을 들여다봤다.

가운데가 büşra. 한국에서는 사진 찍을 때 V를 그리는 거라고 가족들에게 말하며 손을 치켜들었다.

한편의 잘 만든 영화나 드라마는 훌륭한 관광 상품이 된다. 한류의 원조격인 '겨울연가'나 '대장금'의 촬영지에는 벌써 100만 이상의 외국 관광객들이 들었다. 커피 프린스 1호점에 등장한 커피 프린스에서는 인증샷을 찍는 외국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한류 스타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는 일본 아줌마들이나 명동 한복판에 내걸린 드라마의 브로마이드는 이제 더는 낯설지 않다. 

한류열풍에 힘입어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자 드라마 촬영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스를 소재로 다룬 영화도 나왔다. 다음 달 개봉을 앞둔 태국영화 '꾸언믄호(헬로 스트레인저, 노잉미 노잉유-서울 메이트)가 바로 그것. 서울의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며 드라마 속에서만 보던 장소를 직접 여행하는 청춘남녀의 유쾌한 러브스토리는 개봉 전부터 태국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태국 영화 '헬로 스트레인저 - กวน มึน โฮ (꾸언믄호)', 언주로를 배경으로 찍은 포스터가 독특하다.

헬로 스트레인저의 두 주인공. 청춘 로맨스에서 꽃남과 얼짱 여배우는 빠질 수 없지.

꾸언믄호의 주요 컷들을 보니 여의도의 윤중로나 남산타워, 명동거리, 남이섬 등 모두 낯익은 장소들. 알고 보니 서울시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았다고 한다. 시에서는 3년 전부터 해외 TV드라마나 영화 등을 대상으로 제작비와 로케이션 스카우트를 지원하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데, 태국의 '헬로 스트레인저'가 그 대상이 되었다고. 

한국에서 올 로케로 촬영한 해외 영화라니 그 자체로도 관심이 가지만 한국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들이 어떤 루트로 여행을 다니는지, 그들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어떤지 살펴보는 재미도 기대된다. 개봉 전 공개한 꾸언믄호의 트레일러가 일주일 만에 30만 클릭을 돌파했다니 분위기도 좋은 듯. 부디 영화가 대박나서 동남아시아에 한국 홍보가 제대로 되기를 바라본다. 영화는 8월 19일 태국 전역에 개봉되며 앞으로 한국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กวน มึน โฮ (Hello Stranger) 트레일러

* 홈페이지: http://guanmuenho.com/
* 관련 링크: 한국로케 태국 영화 "꾸언믄호"(헬로 스트레인저-(전) 노잉미 노잉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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