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공항 심사대에 걸려있던 불편한 광고

제임스 본드 섬이 푸켓의 상징이라 설까? 역대 007의 주인공 중 하나였던 피어스 브로스넌이 등장한 비자카드의 광고가 태국으로 들어서는 첫 관문인 여권 심사대 뒤에 걸려 있다. 그런데 그의 품에 안겨있는 요염한 공리는 본드걸일까? 왠지 로맨틱하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백인 남자와 태국 현지 바걸(bar girl) 커플이 연상되기 때문. 

푸켓 공항 여권심사대에 걸려 있던 광고

바걸들은 바(bar)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해변의 비치배드나 거리의 상점, 심지어는 여행자들이 묵는 호텔 조식당에서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하는 그녀들을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다. 언뜻 보면 그녀들 역시 관광객같지만 자세히 보면 그 옆에는 항상 백인 남자들이 있다.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에서 솜털이 보송보송한 청년들까지 태국 여자를 가이드 겸 여자친구 삼아 일정을 함께하는 모습은 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 자본의 논리라고 이해하기에는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7년 전 찾았던 푸켓 공항에서 이 광고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다시 찾은 푸켓에서 본 그녀들의 상황은 그닥 나아진 것 같지 않다. 무엇이 문제일까... 어쩐지 전쟁의 역사와 우리의 아픈 과거가 떠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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