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 더욱 생각나는 태국의 부추전, 카놈 꾸이차이 텃

매콤한 짬뽕, 뜨끈한 수제비, 그리고 고소한 부추전... 이 음식들의 공통점은? 바로 비 오고 으슬으슬 쌀쌀한 날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음식이라는 거죠~ 그중 으뜸은 아마 갓 구워 바삭한 부추전이 아닐까 싶은데요. 노릇노릇한 부추전을 간장에 찍어 먹는 맛이란~ 말 안 해도 아시겠죠? 부추전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멀리 태국에서도 즐겨 먹는 음식이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그린데이가 태국에서 맛본 '카놈 꾸이차이 텃'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태국식 부추전, 카놈 꾸이차이 텃

우기라 비가 잦은 태국. 갑자기 내린 스콜을 피하고자 들어선 푸켓의 실내 시장에 들어섰습니다. 비 오는 날에는 기압이 낮아 기름냄새가 멀리 퍼진다고 하죠. 식재료를 파는 작은 시장 내부에는 고소한 기름냄새가 솔솔 풍기고 있었습니다. 본능적으로 냄새의 발원지를 찾아 나섰는데요. 시장 끝쪽에 가서야 기름이 잘 먹여진 넓은 프라이팬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음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동글납작한 음식 모양새나 넉넉한 기름에 부쳐내는 모습이 영낙없는 호떡인데, 반죽이 살짝 갈라진 틈으로 푸릇한 야채가 보이더군요.  

이 음식의 이름은 '카놈 꾸이차이 텃'이라고 하는데요, '카놈 = 과자나 빵류 등을 뜻하는 태국어, 꾸이차이 = 부추, 텃 = 튀기다'라는 의미로, 풀이하면 부추를 넣어 튀긴 빵 정도 되겠습니다. 특이한 것은 부추를 감싸고 있는 흰 반죽이 밀가루가 아니라 찹쌀가루라는 건데요. 그래서인지 더 바삭바삭해 보이더군요. 작고 통통하게 빚어 기름에 튀긴 것은 '카놈 꾸이차이 텃'. 얇게 빚어 찐 것은 그냥 '카놈 꾸이차이'라고 해서 부추 떡 같이 생긴 것도 있습니다. (카놈 꾸이차이는 우리의 부추전을 네모 모양으로 잘라놓은 것 같이 생겼어요~)

노릇노릇 카놈 꾸이차이 텃이 구워지는 모습을 보니 입맛이 당겨 몇 개 주문해봤습니다.

음식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두 가지 소스와 함께 주는데요. 하나는 닭고기(까이양)를 먹을 때 나오던 달달한 칠리소스이고, 다른 하나는 매콤한 소스더군요. 매콤한 소스는 매운 것을 좋아하는 우리 입맛에 딱 맞았습니다.

소스에 찍어 한입 베어 무니 갓 구워내 바삭한 찹쌀 반죽과 속을 꽉 채운 부추가 어우러져 무척 고소한 맛을 내더군요. 상큼한 부추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우리의 부추전과는 또 다른 맛이었습니다.  

카놈 꾸이차이 텃의 가격은 한 개에 5밧. 한화로 200원 정도 되는데요. 태국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간식이다 보니 주로 시장이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맛보는 음식 탐구생활. 타국의 낯선 음식 속에서 발견한 익숙한 부추전(부추 호떡?)은 뜻밖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요즘도 비 오는 날이면 태국 여행에서 맛본 카놈 꾸이차이 텃의 고소함이 떠오르곤 합니다. 혹시 태국 여행 중 비오는 거리에서 고소한 기름냄새를 맡으셨다면, 그리고 그 음식이 카놈 꾸이차이 텃이라면 꼭 한번 맛보시길 강추합니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라면 더욱 좋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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