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도시락, 컵푸드는 어때요? The CUP
- 라이프 로그
- 2011. 6. 9. 08:36
달콤 짭조름한 버섯밥, 상큼한 피망향 가득 고추 잡채밥, 오독오독 날치알밥... 갑자기 웬 덮밥 타령이냐고요?
위 음식은 제가 얼마 전 점심 나들이 길에 싸간 나들이 도시락 메뉴들입니다.
한낮의 햇살이 초여름의 내음을 풍기지만 6월은 여전히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입니다. 그냥 보내기 아쉬운 주말 오후나 평일 점심엔 가벼운 소풍을 계획하는 일이 잦아졌는데요. 편한 신발과 똑딱이 카메라, 시원한 맥주 한 캔, 그리고 도시락만 있으면 나들이 준비 OK!
주홍색 벽이 인상적인 작은 가게. 들어서면 열린 주방으로 앞치마를 두른 젊은 언니가 보이고요.
칠판에 감각적으로 쓰인 손 글씨 메뉴판에는 저렴하고 다양한 덮밥 메뉴들이 있었습니다. 처음이라 낯선 저에게 주인 언니는 '친구랑 Set Menu'를 추천해 주셨는데요. 여성 2인이 아침으로 컵밥을 먹을 땐 컵밥 하나씩과 컵두부, 그리고 요거트를 곁들이면 좋다더군요. 하지만 점심으로는 양이 적을 듯 싶어 전 컵밥 세 개와 컵두부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컵밥의 특성상 컵에 밥이 담기다 보니 양이 좀 적아요. 세 개 정도 시키니 2인분 정도 되더군요. 절대 저희가 많이 먹는 편은 아니에요!!!)
테이블 위에는 주문할 메뉴를 적을 예쁜 메모지와 연필이 놓여 있고
모든 음식은 이렇게 컵에 담겨 나옵니다. 매장에서 드실 땐 색색의 예쁜 사기 컵에, 테이크아웃 음식은 종이컵에 담아 줍니다.
이 집 주인의 직업은 원래 그래픽 디자이너였다고 하는데요. '어두컴컴한 구석에 앉아 모니터나 들여다보고 살아야 하는 자신이 안쓰러워' 컵 두부를 개발하고, 처음엔 경차에 간이 주방을 만들어 오전에만 노점을 열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1년여의 노점 생활 끝에 합정동 카페골목 한 귀퉁이에 '컵'을 테마로 한 정식 가게를 열게 되었고 컵밥과 컵두부를 비롯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팔고 있다는데, 그 용기와 도전이 참 예뻐 보였습니다.
가게 구경을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보니 벌써 포장된 음식이 나왔네요.
컵푸드 사 들고 산들산들 나들이 가는 길.
지인을 만나 근처 여의도 공원에 자리를 잡고 수다 삼매경에 빠집니다. 손맛이 살아 있는 따뜻한 도시락을 먹으며 평일 점심, 짧은 1시간이었지만 소풍 기분을 만끽하기엔 충분했죠. 덮밥들은 대체로 달콤 짭조름한 간장 베이스가 많았는데요. 메뉴마다 김치나 고추, 김 등이 첨가되어 있어 각기 다른 맛을 냈습니다. 제가 가장 맛나게 먹었던 건 바로 컵두부였는데요. 부드러운 연두부에 올려진 버섯, 고추 양념이 참 잘 어울리더군요. 착한 가격에 맛까지 좋으니 앞으로 종종 찾게 될 것 같은 예감이~
'싸고 맛나고 신선한 음식을 제공한다는 모토' 좋네요. 미국에나 유럽에서는 이런 이유로 테이크아웃 할 수 있는 컵푸드가 인기라지요.
컵푸드를 하나 먹을 때 마다 도장을 찍어주는데요. 스탬프 10개가 모일 때마다 컵두부를 준답니다.
김밥 도시락이 질릴 때, 뭔가 색다른 도시락이 당길 때 컵푸드로 나들이 준비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린데이의 추천 메뉴는 컵두부, 고추잡채컵밥, 날치알 컵밥입니다. 1,500원만 더하면 한 끼 식사에 준하는 size up 된 컵으로 즐기실 수 있답니다.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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