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가격에 맛보는 일식 코스요리, 광남수사

여의도에 근무하던 시절, 직장 동료와 긴히 나눌 얘기가 있거나 회사로 친구가 찾아오면 즐겨 가던 곳이 있습니다. 바로 공덕역 근처에 있는 '광남수사'인데요. 차로 5분이면 북적이는 여의도에서 벗어나 조용하게 일식 런치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한동안 뜸하다가 오랜만에 들렀네요.

점심시간 광남수사에서는 회와 초밥, 매운탕까지 이어지는 일식 회 정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예약을 하면 보통 룸에 자리를 마련해 주는데요. 좌식 룸이지만 다리를 내리고 앉을 수 있는 곳도 있어 앉기에 불편하지 않습니다.

광남수사의 런치 코스는 만 오천 원부터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왔는데도 가격은 그대로네요. 요즘 초밥 한 접시에도 이삼만 원 하는 걸 감안하면 참 착한 가격입니다. 

세 명이 중간 정도 되는 만 팔천 원 코스를 주문했습니다. 주문 전에 테이블에는 멍게, 물미역, 소라와 채소가 기본으로 세팅되어 있더군요.


찹쌀가루를 섞어 만든 따뜻한 호박죽으로 속을 덥히고,

생선이 든 달큰한 무 조림을 맛봅니다. 적당히 매콤하고 간이 잘 배어들어 맛이 괜찮습니다.

다음엔 바로 메인이 나오는데요. 도미, 광어, 숭어 등 제철 생선으로 구성된 회 한 접시입니다.

제가 이 집을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는 알갱이가 보이는 제대로 된 고추냉이를 쓴다는 건데요. 고추냉이가 제대로라면 간장에 풀기보다, 회에 고추냉이를 발라 간장에 찍어 드시면 풍미가 더 좋습니다.  

회 접시를 다 비울 때쯤이면 갓 튀긴 새우, 단호박, 깻잎 등이 나옵니다. 이때 맥주 한 병 주문하셔도 좋겠죠. :)

미소시루도 한 그릇, 일식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초생강과 우메보시도 곁들여 줍니다.

두툼하고 길쭉한 초밥. 전에는 장어, 새우, 광어 등 구성이 더 다양하고 신선했던 것 같은데, 모양새가 좀 그렇습니다. 오른 물가에 저렴한 가격대를 그대로 유지하려니 그런 것인지 많이 아쉽네요.

알밥과 매운탕을 마지막으로 식사가 끝납니다. 디저트로는 제철 과일과 매실차가 나오고요.

이쯤 되면 아주 배가 부른 상태가 되어 식사를 마치게 됩니다. 오늘은 초밥이 좀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 가격대비 상당히 푸짐한 식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서울 시내, 그것도 여의도 근처 어디에서 이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이만한 회 정식을 맛볼 수 있을까요? 정겨운 사람과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때, 아마 여의도 근처에서 가장 착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일식집이 아닌가 싶습니다. (솔직히 전 가격을 올려도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싶지만... 뭐, 이날만 그랬겠죠. 카메라가 제 맘을 아는지, 사진이 영... 그렇네요.;)

[Tip] 광남수사
주소: 서울 마포구 공덕동 242-75 
가는 길: 5호선 공덕역 4번출구, 애오개역 방향으로 100m 태영빌딩(우리은행)끼고 우회전, 대각선 건물 2층 
전화번호: 711-0005 / 0345 (예약 필수)
※ 런치 정식은 만 오천 원부터 이만 원대까지, 저녁은 오만 원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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