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속 작은 이태리, 텐진 이탈리아 풍경구(意大利风情区)
- 센티멘탈 여행기/한중일 크루즈
- 2011. 8. 24. 11:47
텐진 시내를 가로지르는 해하강 너머로 이국적인 서양식 건물들이 눈에 띈다. 마치 유럽의 마을을 통째로 옮겨 놓은 것 같은 낯선 풍경... 이곳은 옛 이탈리아의 조계지, 텐진 이탈리아 풍경구(意大利风情区,yidalifengqingqu)이다.
화북지방의 관문이자 베이징과 가까운 텐진항은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이 시작되던 19세기에 영국,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등 열강들의 조계지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조계 내의 행정권은 이들 열강들에게 속하고 치외법권도 인정되어 실질적으로는 중국의 주권을 침해해 제국주의 국가의 경제적 침략의 기지가 되었다. 특히 이탈리아 조계지는 20세기 초까지 지속되며 많은 서구식 근대 건물을 남겼는데, 텐진시는 이를 수치스러워하기보다는 오히려 역사적 가치가 있는 보호 유물로 지정해 적극적으로 보호하며 관광 자원화 시키고 있다고 한다.
이탈리안 거리는 고문화거리와 해화강을 두고 서로 마주 보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이탈리아 풍경구의 상징물이라는 이 분수, 주변에 늘어선 여러 대의 관광버스가 이름난 관광지임을 말해주는 듯 하다.
거리로 들어서니 테라스가 있는 붉은 유럽식 건축물과 곳곳에 가꿔놓은 화단, 돌을 깎아 만든 보도블럭, 그리고 한자로 쓰인 상호 등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다.
거리의 분위기를 돋우는 색소폰 연주자.
한껏 차려입고 나온 중국인들은 기념 촬영에 여념이 없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웨딩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고.
노천 카페에서는 대부분 유럽식 맥주를 팔고 있었는데, 가게마다 진열해 놓은 맥주통을 보니 쉽게 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가격도 저렴해 프래시 드래프트 비어 한 잔에 25위안(약 4,200원). 간단한 안주류도 25~50위안으로 합리적이다.
마음 같아서는 해질무렵 다시 이곳을 찾아 텐진의 야경을 즐기며 마음껏 맥주를 마시고 싶었지만 일몰 전까지 크루즈로 돌아가야 하는지라... 또 난 임신중이니까... 애써 참았다.
엄마가 부르거나 말거나, 사자상 분수옆으로 씩씩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우리 꼬마. 한번만 돌아봐주면 안되겠니?
주말을 맞아 어느 기업의 행사를 준비하는 듯한 풍경. 조형물을 세우고, 장비를 테스트하느라 여념이 없다.
정식 명칭은 이탈리안 스타일 타운. 입구에 이렇게 맵이 있으니 혹 찾는 식당이나 카페가 있다면 지도를 참고해 다녀보는 것도 좋겠다. 이탈리아 거리는 낮보다 해 질 무렵 도착해 저녁 식사와 맥주를 즐기며 야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인것 같다. 특히 이탈리아 거리 앞 해화 강 주변의 야경이 아름답다고 하니 텐진 여행을 계획한다면 하루 저녁쯤 이 곳에서 밤을 보내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