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맛집] 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뜨끈한 훠궈, 진사부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 2011. 10. 13. 08:12
어느새 찬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벌써 10월의 중턱, 완연한 가을입니다. 팥빙수와 냉면을 찾던 우리 입맛은 어느덧 뜨끈한 국물요리를 원하고 있습니다. 국물요리라면 팔팔 끓는 국물에 재료를 데쳐 먹는 샤부샤부만큼 뜨끈하고 푸짐한 게 없죠. 오늘 그린데이는 요즘 같은 날씨에 딱 어울리는 중국식 샤부샤부, 훠궈 전문점 '진사부'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진사부 소고기 샤브 2인 세트
'훠궈'는 불타는 냄비(火锅 불 화 냄비 과)라는 뜻을 가진 사천지방 음식으로 불 위에 솥을 얹어 육수를 끓이며 고기와 야채, 해산물 등을 데쳐 먹는 샤부샤부 요리입니다. 냄비의 중간을 반으로 나눠 얼큰한 홍탕과 담백한 백탕을 반씩 끓이는 것이 특징인데요. '진사부'에서는 간장 소스와 칠리소스를 기본으로 제공해 국물뿐 아니라 소스도 취향에 맞게 드실 수 있습니다.
훠궈의 기본, 홍탕 백탕이 반씩 들어간 위안양(鴛鴦.원앙)훠궈 육수
요즘은 우리나라에도 '샤오훼이양'같은 중국식 샤부샤부(훠궈) 프랜차이즈가 들어와 있지만, 이 곳은 화교출신 주인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실내 분위기가 좀 더 중국스럽습니다. 이 집의 대표메뉴라는 소고기 샤부샤부 2인분과 제대로 된 중국음식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양꼬치' 1인분을 시켜봤습니다.
채소는 배추부터 끓여야 시원한 국물이 우러납니다. 중국에서는 각자 한 종류씩 데쳐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국물맛을 내기 위해서는 여러 종류를 한꺼번에 넣고 건져 먹는 것이 더 좋습니다.
밑반찬으로는 짜사이와 절인 고추, 김치가 제공되고요. 보다 중국스런 훠궈가 그리웠던 저는 '마장(땅콩)'소스를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마장소스에는 이렇게 다진 마늘과 매운 고추, 파 등을 곁들여 먹으면 느끼하지 않아요.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재료 투하~!
샤부샤부 삼매경에 빠져있는 동안 주문한 양꼬치가 나왔습니다. 양꼬치는 직접 테이블에서 숯불로 구워먹어야 제맛이지만, 이곳은 샤부샤부 전문점이라 따로 구워서 가져다주시더군요.
아무리 쌀쌀한 가을 날씨라지만 뜨끈한 음식을 마주하고 있으니 맥주 생각이 간절합니다. 냉동잔에 가득 담긴 생맥주~ 제대로네요. 보는 것 만으로도 흐뭇합니다.
중국에서는 국수만 데쳐 먹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살짝 변형됐는지 김 가루가 올라간 죽 재료와 계란이 나오네요. 생각해보니 홍탕 국물도 중국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먹었던 매콤한 훠궈와는 조금 다른 듯했습니다. 마조나 화조도 보이지 않았고요.
양꼬치 외에 닭꼬치도 주문할 수 있나봅니다.
실내 분위기는 대략 이렇습니다.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왠지 중국색 물씬 나는 편한 분위기에요.
홍대 앞에서 이렇게 착한 가격에 맛난 훠궈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니, 올 가을과 겨울,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마다 자주 찾게될 것 같습니다. 샤부샤부 외에도 깐풍육이나 동파육 같은 요리도 유명하다고 하니 다음엔 다른 요리도 한번 시도해 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