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를 차지 않는 중국 아기들, '짜개바지' 입어요~
- 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 2012. 2. 14. 07:00
추운 계절에 둘째를 낳아 키우다 보니 문득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바로 지난 겨울 베이징 여행길에 본 풍경이다.
일단 아래 사진부터 감상을~
이곳은 베이징에 있는 국가대극원의 계단이다. 국가대극원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장으로 오페라 하우스와 콘서트홀, 드라마센터까지 있는 한국의 예술의 전당 같은 곳이다. 품격과 격조가 넘치는 이 장소에서 엄마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걷는 귀여운 아기.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혹시... 바지가 찢어진 걸까?
가까이 가서 보니 우려하던 사태가 현실이 되었다. 분명 바지가 찢어져 있었다. '아기 엄마에게 말을 해야 하나...' 순간 고민에 휩싸인 나. 같은 엄마 입장에서 추위에 떨고 있을 아기가 무척 걱정되었다.
그런데 시선을 돌리니 또 다른 아기가 찢어진 바지를 입고 열심히 계단을 오르고 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찢어진 바지도 바지거니와 바지 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장아장 걷는 폼이 분명 두 돌이 채 안 돼 보이는데, 그렇다면 아직 기저귀를 채워야 할 나이가 아닌가? 기저귀는커녕 팬티 한 장 입지 않은 중국 아기들의 엉덩이가 이상하고 안쓰러웠다.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여행 중 관광안내센터에서 만난 조선족 안내원에게 '엉덩이가 찢어진 바지'의 정체에 대해 물었다. 흥분하며 묻는 나와는 대조적으로 차분하게 대답하는 안내원. 자신도 어렸을 때 그런 바지를 입었다고 한다.
독특한 중국의 육아문화, 짜개바지 (开膛裤, kāi táng kù, 카이 탕 쿠)
이미지 출처: 타오바오
중국 아기들이 입는 바지의 정체는 '카이 탕 쿠'였다. 대소변을 보기 편하도록 바짓가랑이에 구멍을 낸 바지였던 것이다. 갓 태어난 아기는 우리와 같이 기저귀를 사용하지만 아기가 돌 정도 되어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1년 정도 아래가 터진 바지를 입힌다고 한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스스로 바지를 내리고 용변을 볼 수 없으므로 앉으면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바지를 입혀 배변훈련을 유도한다고. 남자아이들도 처음엔 앉아서 소변을 보도록 가르친다고 한다.
한국 아기들이 배변훈련을 시작하는 시기가 보통 두 돌, 만 세 살 넘어서 까지도 기저귀를 채우는 것에 비해 중국 아기들은 배변훈련을 좀 빨리 시작하는 것 같았다. 조선족 안내원 이야기로는 중국 아기들도 이 바지를 입는다고 바로 대소변을 가리는 것은 아니기에 처음엔 적당한 때 아이를 앉혀 용변을 보게 한단다. 문제는 용변을 보는 장소가 화장실이 아니라는 것. --; 아직 배변훈련이 되지 않은 아기들은 집안, 길거리, 심지어는 버스 안에서도 용변을 본다고 했다. 물론 부모들이 잘 치운다고는 하지만 요즘은 위생적인 문제도 있고, 중국도 점점 개방이 되어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해 도시에서는 이런 문화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라고 한다.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도 40년 전쯤에는 아이들에게 이런 바지를 입혔다. 우리 말로는 '짜개바지', '개구멍바지'라고 부르는데, 친한 친구를 일컫는 죽마고우, 불알친구라는 의미로 '짜개바지 친구'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했단다. 요즘에는 배변훈련을 일찍 시작하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 좋지 않다는 말들을 하지만 부모가 모두 밭에서 일해야 했던 시절엔 기저귀를 빨리 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 같다. (게다가 옛날엔 다 천 기저귀를 사용했으니.)
배변훈련을 위한 밑이 터진 바지라니. 기저귀도 절약하고 부모의 수고도 덜 수 있는 지혜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에 하이얀 엉덩이를 드러낸 짜개바지는 상당히 추워 보인다. 아이들이 감기 걸릴까 걱정이 된다. 춥게 자란 아이들이 더 건강하다는 말이 있기도 하지만...
일단 아래 사진부터 감상을~
이곳은 베이징에 있는 국가대극원의 계단이다. 국가대극원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장으로 오페라 하우스와 콘서트홀, 드라마센터까지 있는 한국의 예술의 전당 같은 곳이다. 품격과 격조가 넘치는 이 장소에서 엄마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걷는 귀여운 아기.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혹시... 바지가 찢어진 걸까?
가까이 가서 보니 우려하던 사태가 현실이 되었다. 분명 바지가 찢어져 있었다. '아기 엄마에게 말을 해야 하나...' 순간 고민에 휩싸인 나. 같은 엄마 입장에서 추위에 떨고 있을 아기가 무척 걱정되었다.
그런데 시선을 돌리니 또 다른 아기가 찢어진 바지를 입고 열심히 계단을 오르고 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찢어진 바지도 바지거니와 바지 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장아장 걷는 폼이 분명 두 돌이 채 안 돼 보이는데, 그렇다면 아직 기저귀를 채워야 할 나이가 아닌가? 기저귀는커녕 팬티 한 장 입지 않은 중국 아기들의 엉덩이가 이상하고 안쓰러웠다.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여행 중 관광안내센터에서 만난 조선족 안내원에게 '엉덩이가 찢어진 바지'의 정체에 대해 물었다. 흥분하며 묻는 나와는 대조적으로 차분하게 대답하는 안내원. 자신도 어렸을 때 그런 바지를 입었다고 한다.
독특한 중국의 육아문화, 짜개바지 (开膛裤, kāi táng kù, 카이 탕 쿠)
이미지 출처: 타오바오
중국 아기들이 입는 바지의 정체는 '카이 탕 쿠'였다. 대소변을 보기 편하도록 바짓가랑이에 구멍을 낸 바지였던 것이다. 갓 태어난 아기는 우리와 같이 기저귀를 사용하지만 아기가 돌 정도 되어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1년 정도 아래가 터진 바지를 입힌다고 한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스스로 바지를 내리고 용변을 볼 수 없으므로 앉으면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바지를 입혀 배변훈련을 유도한다고. 남자아이들도 처음엔 앉아서 소변을 보도록 가르친다고 한다.
한국 아기들이 배변훈련을 시작하는 시기가 보통 두 돌, 만 세 살 넘어서 까지도 기저귀를 채우는 것에 비해 중국 아기들은 배변훈련을 좀 빨리 시작하는 것 같았다. 조선족 안내원 이야기로는 중국 아기들도 이 바지를 입는다고 바로 대소변을 가리는 것은 아니기에 처음엔 적당한 때 아이를 앉혀 용변을 보게 한단다. 문제는 용변을 보는 장소가 화장실이 아니라는 것. --; 아직 배변훈련이 되지 않은 아기들은 집안, 길거리, 심지어는 버스 안에서도 용변을 본다고 했다. 물론 부모들이 잘 치운다고는 하지만 요즘은 위생적인 문제도 있고, 중국도 점점 개방이 되어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해 도시에서는 이런 문화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라고 한다.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도 40년 전쯤에는 아이들에게 이런 바지를 입혔다. 우리 말로는 '짜개바지', '개구멍바지'라고 부르는데, 친한 친구를 일컫는 죽마고우, 불알친구라는 의미로 '짜개바지 친구'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했단다. 요즘에는 배변훈련을 일찍 시작하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 좋지 않다는 말들을 하지만 부모가 모두 밭에서 일해야 했던 시절엔 기저귀를 빨리 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 같다. (게다가 옛날엔 다 천 기저귀를 사용했으니.)
배변훈련을 위한 밑이 터진 바지라니. 기저귀도 절약하고 부모의 수고도 덜 수 있는 지혜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에 하이얀 엉덩이를 드러낸 짜개바지는 상당히 추워 보인다. 아이들이 감기 걸릴까 걱정이 된다. 춥게 자란 아이들이 더 건강하다는 말이 있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