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있는 데이트 코스, '더스테이크하우스 바이 빕스'

불어오는 바람마저 따뜻했던 지난 11일 저녁, 민주시민으로서 한 표를 행사하고 가족 외식을 나섰다. 목적지는 청담동 더스테이크하우스 바이 빕스(The Steak House by VIPS). 더스테이크하우스 바이 빕스는 스테이크로 유명한 '빕스(VIPS)'가 내 놓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최상 등급의 고기만을 엄선해 뉴욕 전통 조리법으로 구운 정통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저녁 6시, 마치 뉴욕 브로드웨이를 연상케하는 독특한 분위기의 청담 CGV에 발렛파킹을 하고 안내받은 자리에 앉았다. 이른 저녁이었으나 벌써 곳곳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연인들이 눈에 띄었다. 영화 얘기도 간간히 들리는 것을 보니 CGV에서 영화를 본 후 식사를 하는 데이트 코스로 많이 찾는듯 했다. 


 

테이블을 생기있게 만들어 주는 환한 생화. 이날 식사는 더스테이크하우스 바이 빕스의 신메뉴를 먼저 시식해보는 기회였기에 어떤 음식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됐다. 

 

분위기를 즐기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예사롭지 않은 물 한병이 등장했다. 원산지는 노르웨이. 빙하에서 온 순수한 물이란다. 화장품 패키지를 연상케 하는 반듯한 유리 병은 캘빈클라인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했다고 한다. 와인처럼 라벨을 보여주고, 뚜껑을 따서 정성스럽게 따라주는데, 특별한 맛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노르웨이의 빙하를 연상하며 마시니 왠지 특별함이 느껴졌다.

 


다음으로는 에피타이저 와인. 린드만 프리미어 셀렉션 샤도네(Lindemans Premier Selection Chardonnay)로 2010년 호주산 화이트 와인이다.


그린애플, 복숭아, 라임 등 풍부한 과실향과 신맛이 느껴져 식욕을 돋운다는 설명이 있는데 정말 풍성한 과일향과 단맛에 자꾸만 홀짝이게 되는 그런 와인이다. 기억해 두었다가 베프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맛.

 


더스테이크하우스 바이 빕스의 유명한 식전 빵 되시겠다. 멋스럽게 세팅된 네 가지 종류의 빵이 버터와 함께 제공된다. 빵 홀릭 진아는 쫀득한 난이 마음에 들었는지, 다 먹고는 난 한 피스를 더 주문했다. 빵은 갓 구운듯 따뜻했는데, 버터를 듬뿍 발라 먹으니 고소한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스타터로는 신메뉴인 그릴드 옥토퍼스(Grilled Octopus)가 제공됐다. 

 


그릴드 옥토퍼스는
신선한 문어를 갈릭 오일과 올리브오일에 담궈 약 170도의 오븐에서 1시간 30분 동안 1차 조리한 후 그릴에서 다시 구워낸 요리다. 조리에 걸리는 오랜 시간, 조리 방법 등이 까다로워 우리나라의 레스토랑에서는 거의 시도하지 않지만 이탈리아의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자주 접할 수 있는 메뉴란다.


 

1시간 반이나 오븐에 있었고, 그걸 다시 그릴에 구웠다니 내심 질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부드럽게 썰린다. 적당히 쫄깃하면서 문어 특유의 풍미가 느껴지게 함께 제공된 새콤한 채소와 아주 잘 어울렸다. 식사를 마친 후, 매니저로 보이는 분께서 어떤 음식이 가장 맛있었냐는 질문을 하셨는데, 내가 대답한 메뉴는 바로 그릴드 옥토퍼스였다. 메인인 스테이크는 별로였냐고 다시 물으셔서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스테이크도 괜찮았지만 문어요리는 기억에 남을만한 맛이었다. 
 


양상추 반 통이 통째로 나와 무척 인상적이었던 샐러드. ^^; 이름은 Iceberg lettuce wedge salad로 역시 아직 메뉴판에도 오르지 않은 새로운 메뉴다. 빙하수로 시작해 문어, 빙하 샐러드로 이어지는 식사라니 스토리가 있어 재미있다.

 

얼음물에서 방금 건진듯 결이 살아있는 통 양상추에 콤콤한 블루치즈 드레싱을 듬뿍 뿌려 먹으니 아삭아삭, 상큼함 그 자체다. 이 샐러드는 메인요리인 스테이크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을 잘 잡아줘 좋다.

 


창 밖으로 어스름히 해가 지는 것을 느끼며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메인이 나오려는지 홀그레인 래디쉬, 홀그레인 머스타드, 토마토 칠리소스와 피클이 세팅되었다. 쇠뿔로 만든 듯,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스테이크용 포크와 나이프도 놓였다.



진아 앞으로 나온 그릴드 치킨 (Grille Chicken - Poultry). 닭다리 살로 로즈마리, 다임 등 허브와 올리브 오일로 12시간을 재워 구워냈다고 한다. 곁들여진 애플 샐러드와 꿀에 조린 밤까지 온통 향긋하고 달콤했던 메뉴. 부드러운 닭다리살에 불맛이 배어 아이와 어른 모두 좋아할 맛이다. 유자소스가 뿌려진 샐러리악 & 애플 샐러드와 꿀밤은 맛도 맛이지만 양도 푸짐해 단품으로도 충분히 한끼 식사가 될듯.

 


립아이 스테이크 (Ribeye Steak) 450g - 미디엄 레어

남편과 나는 립아이 스테이크와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를 맛봤다. 모든 스테이크는 오븐에 뜨겁게 달군 접시에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서빙되는데, 접시 가장자리가 불에 그을려 더욱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볼 수 있다. 

 

미디엄으로 제대로 구워진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New York Strip Steak) 400g

 

미국산 프리미엄 소고기로 핑크빛 육즙이 배인 부드럽고 탄력있는 고기가 아주 괜찮다. 양이 꽤 많았는데, 한 점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는...;

 

 

즐거운 식사시간. 사이드 디쉬로는 그린빈스와 칙피가 서빙되었는데, 병아리콩이라 불리는 칙피가 참 고소했다.



오랜만에 분위기도 잡아보고

 

 

아이는 아이스크림으로, 우리는 커피로 마무리. 아이를 계속 잘 챙겨주시던 직원 한 분이 친절하게도 우리가 커피를 마실 동안 아이를 데리고 가 매장 투어를 시켜주셨다. 출발할때 '아저씨'라 부르며 따라 나선 진아는 돌아올때 그를 '오빠'라 부르더라는. ㅎ

 

 

무려 두 시간 반에 걸친 여유로운 식사,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니 또 이렇게 분위기 있다.

 

가끔 시간을 내 이곳에서 영화보고, 식사하며 부부만의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미국식 스테이크하우스 분위기이니 앞으로 제대로 구운 스테이크를 맛보고 싶을때 자주 오자고도 했다. 와인을 두 세잔 마신 남편의 발언이지만 블로그에 깨알같이 적었으니 이제 지켜야 한다며~ =)

발렛파킹이 되고, 오전에는 브런치 메뉴도 운영한다니 조만간 가볍게 주말 브런치를 즐기러 한번 찾아야겠다.


[Tip] 더스테이크하우스 바이 빕스

· 홈페이지: http://www.thesteakhouse.co.kr

· 주소: 강남구 신사동 651-21 CGV청담 시네시티점 2층

· 전화: 02) 548-1366
· 오픈시간: 오전 11시~ 밤 11시
· 주차: 2시간 무료, 발렛비 별도(3,000원)


* 위 내용의 식사는 '더스테이크하우스 바이 빕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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