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매요리, 루꼴라 페스토 파스타
- 내맘대로 세계요리
- 2012. 8. 1. 07:05
루꼴라 페스토 파스타. 야매요리라 이름 붙였지만, 분명 재료는 야매가 아니었다.
튼튼하게 자란 유기농 루꼴라와 가평산 잣이 듬뿍 들어갔으니 말이다.
올 초엔가...몇 년간 냉장고에 방치하고 있던 루꼴라 씨앗을 스티브 어머니께서 텃밭에 뿌려본다며 가져가셨다. 너무 오랫동안 묵힌 씨앗이라 설마 발아가 되려나 걱정했는데, 역시~ 발아율 98%라는 루꼴라 씨앗은 보란 듯 싹을 틔워 열무처럼 튼튼하게 자라났다.
노지에서 태양을 듬뿍 받고 자란 루꼴라는 크기도, 맛도 배란다 텃밭에서 재배한 여린 놈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향도 훨씬 진하고, 쌉싸래한 강한 맛이 진짜 열무 같았다는.
'샐러드로 무쳐 드셔도 되고, 상추와 같이 쌈해 드셔도 돼요~' 라고 말씀드렸지만, 어머님께선 감사하게도 내게 전부를 베어주셨다. 루꼴라는 발아는 잘 되지만 베란다에서 키우려면 성장 속도가 더뎌서 늘 찔끔찔끔 아껴가며 먹곤 했는데, 갑자기 부자가 된 느낌. 한동안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오일, 방울 토마토 등을 곁들여 루꼴라 샐러드를 해먹고, 피자에 올려 먹고, 샌드위치에 끼워 먹기도 했다. 그런데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이 부피. 얼리자니 아깝고, 어떻게 보관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루꼴라도 바질처럼 페스토로 만들어 먹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재료만 구하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니 한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루꼴라 페스토
* 재료: 잘 씻은 루꼴라 두 줌. 잣 (또는 땅콩) 3 테이블 스푼, 같은 양의 그라나 빠다노(파마산) 치즈와 올리브오일, 마늘 두 쪽, 소금 약간. 치즈에도 소금이 들어있으니 소금은 간을 봐가며 넣는 것이 좋다.
어머니께서 재배해주신 구멍이 송송 뚫린 유기농 루꼴라에, 친구가 가져다준 가평산 잣에 얼마 전 코스트코에서 장 볼 때 슬쩍 집어넣은 그라나 빠다노가 있었으니 마침 모든 재료가 집에 있었다.
만드는 방법은 생각외로 간단하다. 모든 재료를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위이잉~ 갈기만 하면 되니.
이렇게 만든 루꼴라 페스토를 유리병에 넣고 올리브 오일을 덮일 정도로만 살짝 부어 냉장 보관하면 한 달 정도는 두고 먹을 수 있다. 갈았으니 부피도 줄고, 바질페스토처럼 스파게티, 피자, 빵에 발라먹는 스프레드 등 활용도가 다양하다니 루꼴라 부자인 내게는 완전 맞춤 레서피~!
내친김에 집에 남아있는 파스타를 전부 삶았다.
루꼴라 페스토는 이렇게 면만 삶으면 바로 뿌려 슥슥 비벼 먹을 수 있다. 익히면 오히려 풍미가 덜하니 추가로 가열할 필요가 없다.
어린 루꼴라 잎을 몇 개 찾아 올리면 루꼴라 페스토 파스타 완성. 진한 녹색이 보기만 해도 건강해 지는 느낌~.
동글동글 말아 혼자만의 만찬을~
솔직히 맛은 그리 대중적이지 못한 것 같다. 노지에서 자란 루꼴라를 사용해서 그런지 풋내가 좀 난다. 하지만 바질 페스토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한 맛. 한동안 지중해의 맛을 즐길 수 있었다는~
덧)
루꼴라 씨앗을 한국에서 구하려면 '로켓 샐러드(Rocket Salad)'라는 이름으로 찾으면 된다. 발아율 98%로 베란다 재배도 잘 된다. 햇빛이 잘 들고 물 빠짐이 좋은 환경에서 잘 자란다. 보통 요리에는 어린 잎을 사용한다. 자랄 수록 강하고 쓴 풍미가 있기 때문이다.
(글을 써놓은 지가 벌써 두달 남짓 됐군요. 임시저장 해놓은 묵은지들이 한가득인데, 요즘 너무 더워서...
부지런히 방출해야겠어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