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신과 함께하는 캐나다 렌터카 여행 준비

 

D-2

 

지구 반대편으로 출장 간 남편 대신 지름신과 함께 캐나다 여행의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스티브는 출발 하루 전날인 내일 귀국할 예정.

 

 
각종 여행관련 자료와 함께 짬짬이 보고 있는 알랭
드 보통의 '공항에서 일주일을'.
오래전부터 보고싶었던 책인데 이제야 읽고 있다. 기내에서 읽으려고 했는데, 둘째군 때문에 아무래도 어렵겠지....

 


아무리 세계가 하루 생활권이라지만 스티브는 러시아에서 아침을 먹고, 프랑스에서 점심을, 다음날 저녁은 한국에서 해결 한 후

그 다음날 점심은 일본, 저녁은 캐나다에서 먹는, 듣기만 해도 체할 것 같은 일정을 소화해야만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두 아이와 16시간 45분(비행 : 12시간 15분, 대기 : 4시간 30분)을 보내야 하는 것도 걱정이지만

바닥난 체력으로 여행을 시작해야 하는 남편의 건강이 더 걱정.

그래도 휴대폰 너머로 여행을 이야기하는 그의 얼굴은 즐겁기만 하다.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 난 내 곁을 지켜준 지름신과 함께 야금야금 물건을 사들이고 있다. 모아보니 꽤 되는 듯.  

어차피 언젠간 샀어야 했다며 합리화 시키는 중이다. --; 뭘 그렇게 사들였나... 한번 되짚어 볼까?

 

 

1. 표준 줌렌즈와 광각렌즈



탐론 17-50 표준 줌렌즈 (왼쪽) / 10-24 광각렌즈 (오른쪽)

 

광각렌즈로 찍은 구름낀 새벽 풍

 

블로그에 올리던 사진은 대부분 캐논의 보급형 DSLR 500D에 번들렌즈와 단렌즈로 찍었었다. 

풀프레임 바디와 좋은 렌즈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가격도 부담이거니와 무게가 만만치 않아 엄두를 못내고 있었다는.

오랜 고민 끝에 바디는 그대로 두고 전천후로 쓸 수 있는 렌즈를 하나 사기로 했다. 국민 표준 줌렌즈라고 불리는 탐론 17-50mm을 구입했다.
그런데 표준렌즈를 사고 나니 캐나다의 광활한 자연을 담을 수 있는 광각렌즈가 하나 필요할 것 같았다. 우여곡절 끝에 탐론 10-24mm를 영입.

문제는 렌즈를 사고나니 다시 상급기종인 캐논 60D가 다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OTL...
샵에 갈때마다 만지작 거리고 가격을 알아보기를 여러번. 지금까지는 잘 참아내고 있는데,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지름신이 계시한 지름중 가장 무서운 것이 카메라 지름인것 같다.

 

 

2. 유모차

 


여행중엔 기내 반입이 허용되는 초경량 유모차가 절실하다. 자는 시간이 긴 아기와의 여행에서는 등받이 조절이 되는 옵션도 필수.
그런데 4Kg대 초경량이면서 등받이 조절까지 되는 유모차는 흔치 않다. 있어도 가격이 비싸다는. ㅠㅠ
마침 친한 친구에게 적당한 유모차가 있어 빌려가기고 했는데, 뜻하지 않게 부모님께서 하나 선물해 주셨다.
당시엔 사기 좀 아깝다 싶었는데, 막상 밀어보니 한 손으로도 몰고, 다른 한 손으로는 캐리어를 끌 수 있을 만큼 편하다.
평소에도 자주 사용하는 완소 중의 완소 아이템~!

 


3. 가을, 겨울 점퍼


시즌 오프 세일때 가족의 가울, 겨울 점퍼를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구로 구입했다. 기능성 점퍼에 대해서는 지식이 전무해 낯익은 브랜드로 선택했다. 

9월 초면 밴프에 눈이 내릴 수도 있다는(ㅠㅠ) 지인의 말을 듣고, 빙하로 둘러싸인 콜롬비아 아이스필드 관광을 대비할겸 초경량 다운 점퍼와 폴라폴리스 점퍼도 준비했다. 부피 큰 점퍼들이 가방의 반은 차지하고 있는 듯.


 

 

초겨울까지 입을 수 있을 듯한 진아 점퍼. 구석구석 세심하게 디자인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아이가 클 경우 팔을 조금 길게 낼 수도 있다. 마지막 사진의 분홍색 실을 뜯어내면 2Cm가 늘어난단. 


4. 그밖에 소소한 지름

 

 

 

* 신발
록키까지 갔는데 동네 뒷산이라도 한번 올라가려면 등산화가 있어야 할 것 같아 하나 샀다.
얘기를 들어보니 Rocky는 이름처럼 돌이 많단다. 일반 운동화로 올라갔다가는 신발이 다 상한다고.

 

* 모자

뭔가 좀 아웃도어스러운 모자도 하나 있어야 하는것 아니냐며 마침 세일중이던 챙 넓은 모자도 하나씩 집어 들었다.

자외선 지수가 한국의 7배라니 썬크림에 챙 넓은 모자는 필수~!

 

* 기타 등등

아이폰 스피커, SD카드, 이유식 등 레토르 식품, 이유식 보온병, 비상약 등 셀 수 없는 소소한 지름도 있었다.
29" 트렁크를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두고 아직도 고민중이다.

 

 

정말 준비할 것도, 챙길 것도 많은 아이 둘과의 캐나다 여행. 일주일 전부터 짐을 싸고 있는데, 아직도 멀었다.
(아마 떠나는 그 순간까지 잊은 것들이 생각날 듯. ㅎㅎ)

굳이 이렇게까지 준비해 가며 여행을 가야겠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즐거움보다는 고생한 기억만이 남을 것이라며 격려가 아닌 걱정을 한다.

하지만 나는 이마저도 즐기고 있는 것을~

어렵게 떠나는 만큼 이번 가족여행이 우리를 하나로 만들 것을 안다. 
여행이 나를, 그리고 아이들을 더 단단하고 따뜻하게 키워낼 것이라 믿는다.

... 마인드 컨트롤 중.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