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내려놓을 수 없는 캐나다 로키 최고의 풍경, 밴프 설퍼산 곤돌라


창가를 비추는 따스한 햇살에 기분 좋게 눈을 뜬 아침.

밴프에서의 첫 하루가 시작되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신기루처럼 보이는 캐스케이드 마운틴을 바라보며 밴프에 온 것을 실감한다.



밴프의 첫 일정으로 잡은 곳은 밴프를 찾는 여행자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곳 중의 하나이자

캐나다 로키산맥(Canadian Rockies)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설퍼산 전망대이다.

360도로 펼쳐지는 3천미터급 산과 계곡, 밴프를 가로지르는 보우강과 미네완카 호수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다는 그곳~!


밴프 곤돌라 탑승장 앞 주차장 풍경. 열맞춰 주차한 캠핑카의 행렬이 이색적이다.


설퍼산이 관광객에게 인기있는 이유는 이 완벽한 조망을 발품을 팔지 않고 온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곤돌라를 타면 산 정상인 2281m까지 단 8분만에 오를 수 있고, 곤돌라를 타지 않아도 탑승장인 해발 1583m까지는 차로 오를 수 있어

병풍처럼 둘러싼 록키산맥의 웅장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 있나?


밴프 곤돌라 티켓 오피스로 눈을 돌리니 이곳엔 이미 표를 끊으려는 인파로 북적인다.

9월이면 비수기로 접어든다고 들었는데, 낮 최고기온 23도를 웃도는 요즘 날씨는 캐나다 로키를 여행하기에 최고의 날씨~!

둘째를 데려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아이의 손을 잡거나 또는 유모차를 밀고 가는 가족단위 관광객도 보여 안심했다.

 


 

입장권을 끊고 향한 탑승장. 그런데 곤돌라 운행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ㅠㅠ

탑승 라인에 선 사람들은 잠시 섰다가 움직이는 곤돌라를 출발하는 버스를 타듯 뛰어서 올라타고 있었다.

유모차 탄 아기와 5살 유아를 동반한 우리 가족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 

하지만 차례가 되자 직원은 곤돌라 운행을 완전히 정지시키고, 한쪽 의자를 접은 후 유모차를 싣고 가족이 완전히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다려줬다.



네명이 정원인 곤돌라에 유모차를 접지 않고 실을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고,

탑승 후 600여미터를 초당 3미터의 속도로 빠르게 올라가는 데도 움직임이 크지 않아 아이들이 그닥 무서워 하지 않았다는 것도 놀라웠다.



사면이 통 유리인 곤돌라 안에서는 어느 곳을 봐도 탁 트인 밴프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반대편 곤돌라에서는 커플티 깔맞춤한 연인이 사진을 찍고


 

고도가 높아질 수록 록키 산맥은 점차 제 모습을 드러낸다.

 


아침에 봤던 동네 뒷산, 캐스케이드 마운틴이 마을과 어우러진 멋진 모습.



곤돌라에서 내려 마주한 감동적인 풍경.



펜으로 꼼꼼하게 그린 안내도는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다. 

수많은 산 중 우리가 오른 설퍼산의 정상에는 오두막 집이 하나 있는데, 이곳은 밴프지역의 날씨를 측정하기 위해 만든 기상대라고.

아이 아빠가 조금 힘들겠지만, 내친 김에 가보기로 했다. :)


 

곤돌라 정상에서 기상대로 가는 길은 데크로 이어진다. 유모차로 갈 수 없는 길이기에 기념품 판매소에 잠깐 부탁을 하고, 아기띠를 메기로 했다.


 

아기 안은 아빠의 정겨운 뒷모습. ㅎㅎ 앞선 다른 아빠는 산 좀 다니시는지 캐리어를 준비했더라.

산에 오르는 동안 정균이 보다 훨씬 어린 아기를 안고 가는 외국인도 여럿 봤다.

조금 힘들긴 하지만, 설퍼산은 아기띠 등반이 가능한 것으로 결론~!



데크 중턱에는 이렇게 록키 산맥에서 사는 동식물에 대한 그림과 설명이 보기 좋게 어우러져 있다.



혹시 큰뿔 산양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만날 다람쥐는 어떤 종류일까?

동식물에 관심을 가질만한 나의의 아이라면 함께 상상하고 이야기하며 걸어도 좋다.


 

그때 !!! 때마침 나타난 다람쥐 한 마리.

진아는 개콘의 '다~람쥐! 다~람쥐!'를 흉내내며 폴짝폴짝 신이 났다.

 

 

설명에 의하면 이 녀석은 설퍼산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로 Golden-mantled ground squirrel이라는 이름을 가진 북미에서 가장 작은 다람쥐란다.

등에 선명한 줄무늬 두 개가 특징.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특히 사람들이 뭔가를 줄때는 아주 친근하게 다가 온다고 한다.

하지만 먹이를 주는 것은 금물~! 다람쥐는 겨울잠을 자기위해 6개월 정도의 기간을 준비하는데, 이때 먹이의 퀄리티가 아주 중요하다고.

 

 

손을 내밀면 다가오고, 앉아 있으면 다리를 타고 무릎으로 올라온다. 처음 보는 야생 다람쥐가 신기한 진아.


 

미네완카 호수를 중심에 둔 눈을 뗄 수 없는 밴프의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찍는 사람들.

가족 여행객 외엔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할머니가 특히 많았는데, 손을 꼭 잡고 길을 걷거나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그 모습이 참 좋아보였다.



데크는 조금씩 방향을 틀며 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한 계단 오를수록 보이는 병풍같은 록키산맥의 풍광이 점입가경이다.

 

드디어 만난 설퍼산 기상대.

 

 

 

설퍼산에 처음 오른 기상학자인 노먼 샌손은 1903년에 이곳에 집을 짓고 생활 했다고 한다.

창문으로 들여다본 내부에는 그가 자던 침대, 그가 보던 신문 등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어 마치 아직도 어디선가 그가 나타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설퍼산 정상,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본 카메라를 내려놓을 수 없는 멋진 풍경


 

이렇게 설퍼산에서 몇 시간을 보내고 내려왔는데, 깜짝이야!

나가는 길에 우리 사진이 뙇!


보통 관광지에서 찍은 사진은 잘 사지 않는 편이고, 게다가 캐나다 고환율에 사진 한장에 20불이나 하는 가격이라 무시하려고 했는데,

네 가족 모두가 잘 나온 보기 드문 사진이라 기분 좋게 구입하기로 했다.


 

ㅎㅎ 덕분에 큰뿔 산양이 있는 멋진 커버에 담진 사진 득템~!

구기지 않고 한국까지 가져오는 데는 진아 스티커북이 큰 역할을 했다. ^^


어른들은 가볍게 걸으며 캐나다 로키 최고의 풍경을 즐길 수 있고 아이들은 자연 그대로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천연 놀이터, 설퍼산.

캐나다 로키로 가족여행을 떠난다면 꼭 들러봐야 할 곳으로 강력 추천한다.


[여행 팁]

* 밴프 설퍼산 곤돌라: http://www.explorerockies.com/ 
   어른: $29.95, 어린이: $14.95, 5세 미만 유아 무료
   explore rockies 사이트에서 밴프지역의 유명 관광지 티켓을 묶어 밸류 팩으로 할인 판매 하기도 한다.
* 산 정상에서는 기온이 급격이 떨어지니 기능성 바람막이, 따뜻한 폴라폴리스 외투를 준비하자.
* 곤돌라 탑승장 1층에는 스타벅스가 있으니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사들고 올라가 캐나다 로키 최고의 풍광을 감상하는 것도 좋겠다.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