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바람 맞으며 로맨틱 요트 여행! 발리 와카 크루즈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발리
- 2013. 7. 10. 10:38
1년 중 가장 당당하게 장기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즌은 바로 여름이다.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일주일 이상 휴가를 낼 기회는 여름휴가 단 한 번뿐이라는 것~!
그래서 어디로든 더 멀리 떠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국내여행지도 좋긴 하지만 이때만큼은 목돈을 들여서라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지친 일상에서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의 목적지로는 기왕이면 눈부시고 화사한 곳이 어떨까?
각박한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쉼표 같은 여행, 오늘은 발리의 럭셔리 요트 크루즈 여행을 소개해 본다.
시원한 바람 맞으며 로맨틱 요트여행~!
발리 와카 크루즈 (The Waka Sailing Catamaran)
▲ 럭셔리 요트여행의 대명사, 발리 와카 크루즈 (The Waka Sailing Catamaran)
와카 크루즈는 '와카 그룹'에서 운영하는 크루즈로 돛을 단 세일링 보트를 타고 발리의 바다를 누비며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투어를 말한다. 승선인원이 최대 30명, 보통 15~20명 정도로 여유롭고 조용하며, 요트 내 시설과 서비스의 수준이 뛰어나 발리의 대표적인 럭셔리 데이 크루즈 투어로 알려져있다. 아침에 출발해서 배로 1시간 정도 떨어진 램봉안 섬(Nusa Lembongan)에 도착해 해양 스포츠와 관광, 휴식을 즐기는 데이투어가 포함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신혼여행객들이 찾는 럭셔리 요트로 유명하다. 정가는 $100이 넘는 가격, 하지만 현지 여행사나 인터넷을 통하면 조금 저렴하게도 가능하다.
떠나볼까? 럭셔리 와카 요트 크루즈~!
오전 9시, 남국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베노아 항에 도착하면 나무로 된 카드와 지도 한 장을 받을 수 있다. 바로 이 카드가 와카크루즈에 승선하기 위한 보딩 패스~! 예사롭지 않은 소재와 디자인에 탐이 났지만 안타깝게도 이 패스는 요트에 승선하는 순간 내 것이 아니다.
선실에서도 발리 특유의 럭셔리함이 느껴진다. 요트에 승선해서부터는 음료와 다과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데, 주스 하나를 담더라도 유리컵에 얼음을 넣어 컵받침까지 제대로 서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무리 여유와 휴식을 찾아 왔다고 해도 여행 중에는 안전이 가장 중요한 법. 간단한 해상 안전교육과 일정을 듣고 나면 오늘의 항해가 시작된다.
물감을 풀어놓은 듯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새하얀 요트가 멋스럽다.
이곳에 몸을 싣고, 줄을 풀어 돛을 올리는 광경을 보고 있으니 마치 내가 영화 속 주인공이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누구라도 그렇지 않을까? 반쯤 눈을 감고 점점 멀어져가는 발리 섬을 보고 있으니 어디론가 더 먼 곳으로 떠나고만 싶다.
성질 급한 서양인들은 벌써 웃통을 벗어던지고 갑판에서 썬탠 삼매경이다.
비록 나는 오일이 아닌 썬 블럭을 열심히 발랐지만, 그들 틈에 자리를 잡고 앉아 대서양의 바람을 함께 맞는다.
여기가 바로 와카크루즈에서 가장 전망 좋은 일등석~! 용기가 있다면 발 아래 그물에서 썬탠을 즐겨봐도 좋다.
램봉안 섬에서 보낸 꿀맛 같은 휴식의 시간
이렇게 1시간쯤을 바람을 따라 달리면 인구 3,500명 정도가 사는 작은 섬인 누사 램봉안에 도착한다. 누사(Nusa)는 인도네시아어로 '섬'이라는 단어로 '누사 램봉안'은 '램봉안 섬'이라는 뜻. 섬 가까이에는 수심이 얕아 요트를 정박할 수 없어 작은 배로 갈아타고 들어가야 한다.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된 '글래스 바텀 보트(Glass Bottom Boat)는 이동하는 중에도 물고기나 산호 같은 해양 생물을 즐길 수 있다.
이제부터는 코발트 빛 바다를 보며 진정한 휴식을 누릴 시간~!
오전에는 스노클링이나 마을 탐방 등 액티비티를 즐기고, 점심시간 이후에는 원한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섬 안에는 와카 누사(Waka Nusa)라는 와카그룹의 리조트가 있어 수영장, 식당, 샤워시설 등 편의시설이 있어 반나절 정도 즐기기에 좋다.
나시고랭, 미고랭, 사테 등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맛 좋은 인도네시아 로컬 음식과 맥주 한잔을 곁들이며 해변의 바람을 즐겨본다.
점심식사 후에는 산들산들 동네 산책을~ 이곳 주민은 우뭇가사리를 채취해 생계를 잇는데, 화장품의 원료로 모두 납품된다고 한다.
마을 뒤편에서 만난 에메랄드빛 바다~! 둥실 떠있는 조각배와의 조화로운 풍경에 탄성을 내지를 수밖에 없다.
우뭇가사리 양식을 위해 띄워놓은 배라지만 왠지 그들의 고달픈 삶은 상상이 되지 않는 아름다운 모습. 그야말로 '그림 같은' 풍경이다.
오후 4시, 아쉽지만 다시 발리 본섬으로 돌아갈 시간. 돌아가는 길에는 돛을 내리고 동력을 이용해 속력을 내서 달린다. 바람과 반대방향으로 달리니 배가 흔들려 나는 좀 멀미가 났다. 하지만 이렇게 달리는 배에서 여유롭게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었으니, 상황은 어떻게든 즐기기 나름인 것 같다. 그들의 체력이 부러워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발리 섬에 도착하면 대략 5시쯤. 여유, 휴식, 럭셔리, 로맨틱... 이 모든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발리 와카 크루즈 데이 투어를 마치게 된다.
문득 알랭드보통의 '여행의 기술'에 인용된 워즈워스의 말이 떠오른다. 자연 속의 어떤 장면들은 '시간의 점'이 되어 평생 우리의 의식 속에 산다고 한다. 이 점에는 재생의 힘이 있어 우리가 높이 있을 때는 더 높이 오를 수 있게 하고 우리가 쓰러졌을 때는 다시 일으켜 세운우는 원동력이 된다고.
바로 우리에게는 여름휴가의 꿀맛같은 휴식의 시간, 그때 즐긴 아름다운 자연이 한 해를 버티는 '시간의 점'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항상 이맘때쯤이면 나는 대서양의 바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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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Tip] 발리 와카 크루즈 (The Waka Sailing Catamaran)
* 운항일: 월, 수, 목, 토 (주 4회 운항) 9:00~17:00
* 관련 사이트: http://www.wakahotelsandresorts.com/waka-bali-sailing/packages
※ 여행사에서는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 이 포스트는 SKT로밍 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