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크리스마스, 캐나다 밴프 '스피릿 오브 크리스마스'

아담한 산악도시 밴프 애비뉴, 울끈불끈한 록키 산맥에 둘러싸인 이 아늑한 마을에는 그에 걸맞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습니다.

걸어서 한 두시간이면 마을 전체를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도시이지만, 산을 본따 만든 뾰족뾰족한 가로등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늘어선 기념품 가게와 수제 초콜릿, 레저용품 전문점과 흥미로운 조각상들이 있어 걷는 즐거움이 있는 도시입니다. 



수많은 밴프 애비뉴의 상점 중 유독 내 시선을 끈 것은 'The Sprit of Christams', 1년 내내 크리스마스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샵'입니다.

유럽이나 북미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컨셉으로 한 인테리어 소품점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지만, 이곳은 캐나다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 샵 중 하나라니 더욱 관심이 갔지요.


특히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에 등장하는 스쿠루지 마을인 디킨스 빌리지와 디파트먼트 56, 북극과 스노우 빌리지 등을미니어쳐로 재현해 놓아 크리스마스에 얽힌 이야기를 상상하며 즐길 수 있는 것이 이색적이었습니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온갖 선물들에 둘러싸여 시간 가는 줄 모르며 구경했던 크리스마스 샵, 모처럼만에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듯 동심에 젖어 딸아이와 함께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며 실컷 설레였던 그곳, The Spirit of Christmas를 소개합니다.



발걸음을 멈추게 한 The Spirit Of Christmas. 마치 디킨스 마을에나 있을 법한 클래식한 크리스마스 샵의 외관이 멋스럽습니다.



가게에 들어서는 나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곰', 밴프의 상징인 그리즐리 베어였습니다.

산타클로스가 윙크하는 빨간 앞치마를 맨 실물 크기의 곰 인형을 보니 내가 밴프에 있다는 사실이 실감났죠.



시선을 돌리니 캐나다의 장인이 한땀한땀 나무를 깎아 채색한 동방박사와 천체 망원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동방박사가 말이 아닌 순록을 타고 다녔던가요? ^=^


북극곰 등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 다니는 순백의 산타,

천사를 앞세워 등짐을 지고가는 산타 클로스라니, 캐나디언의 숨어있는 유머코드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좀 더 깊숙히 안으로 들어가면 겉보기와는 다르게 넓은 공간이 드러납니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소품들로 장식된 내부는 대체 어디부터 봐야 할지 모를 정도로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보는 내내 '어머! 너무 귀여워~!' 를 연발하게 했던 산타클로스와 펭귄 마뜨로쉬까,



흔들어 놓으면 소복소복 하얀 눈이 내리는 스노우볼,

유리 공속에 담긴 조각물이 너무나 정교하고 아름다워 한참을 들여다 봤다지요.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눈여겨 본 것은 캐나다의 느낌이 물씬 나는 스키타는 인형이었습니다.

침엽수림 사이로 빨간 스키를 타는 모습이 정말 예뻐 한참을 살까말까 망설였더랬죠.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크리스마스 볼과 다양한 모양과 컨셉으로 제작된 스노우맨 인형, 그리고 예쁜 촛불모양 등도 탐나던 아이템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는 차마 다 보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컨셉과 종류가 있었는데요.



특히 관심이 갔던 건 마치 손뜨개로 만든것 같은 폭닥한 털실 오너먼트였습니다.

트리에 이런 오너먼트 몇 개 걸어주면 왠지 더욱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될것만 같았달까요?

저희 집엔 돌쟁이 둘째녀석 때문에 올해는 트리도 세우지 못했는데, 몇개 사서 쟁여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죠.



자기로 만든 귀여운 크리스마스 장식물도 예뻤고,



요즘 발레에 흠뻑 빠져있는 딸아이가 보고 홀딱 반해버린 실감나는 발레리나 걸도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반짝거리는 금, 은 공예물과 깃털장식 등은 섹션 하나를 통째로 집으로 가져오고 싶을 정도로 멋졌죠.



마치 할아버지댁의 오래된 수집품을 구경하듯 구석구석 재미나게 훑어보다보니

어디선가 나타난 곰 두마리가 나타났네요.


크리스마스 마을에 나타난 그리즐리 베어? 역시 밴프다운 발상입니다. 



스피릿 오브 크리스마스의 자랑인 디킨스 마을도 전시되어 있고요.



중앙에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캐나다 초콜릿 브랜드인 ROGERS' CHOCOLATES과
쥬얼리 샵 PANDORA가 있어 크리스마스 소품 뿐 아니라 선물을 살 수도 있습니다. 


로저스 초콜릿은(Rogers’ Chocolates)은 캐나다의 첫 번째 쇼콜라티에로 꼽히는 찰리스 캔디 로저스에 의해 1885년 탄생한 브랜드인데요. 

100여년 전 브리티시컬롬비아 주의 빅토리아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현재 캐나다 곳곳에 매장을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가장 유명한 초콜릿은 바닐라, 라즈베리, 럼 등의 다양한 맛의 크림을 넣은 '빅토리아 크림'이라고 하는데요.
10개 선물세트가 30불 정도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니 좀 색다른 캐나다 기념품을 원하시는 분들은 하나쯤 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위, 아래층을 연결하는 계단에는 이렇게 귀여운 인형 선물이 놓여 있답니다.

진짜 선물은 아닌것, 아시죠? ㅠㅠ



매장은 언제나 세계의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관광객들의 머리 위에는 지름신도 함께 자리하고 있지요. ㅎㅎ


화려한 장식물에 둘러싸여 즐거운 크리스마스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

잠시나마 이 모든 크리스마스 소품들이 내것인 양 행복하게 보고 만질 수 있는 곳.

그리고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여자라면 밴프 여행중 꼭 한번 들러봐야 할 곳.

1년 내내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끼며 행복할 수 있는 가게, 밴프 애비뉴에 있는 'The Christmas Spirit' 이었습니다.



[여행 Tip] 밴프 크리스마스 스피릿 (The Spirit Of Christmas)

  홈페이지: http://www.spiritofchristmas.ca/

  주소: 133 Banff Ave Banff AB, Canada (T1L 1C4)
  전화번호: 403-762-2501
  영업시간: 10시 ~9시

                  크리스마스 이브 2시~4시까지 산타클로스가 샵을 방문하는 이벤트가 있다네요~ ^^


덧) 아... 벌써 크리스마스네요~ 

올해 크리스마스는 찰스 디킨스가 크리스마스 캐롤을 쓰던 19세기처럼 아주 추운 크리스마스가 될 거라고 하네요. 벌써부터 추위가 스멀스멀...

유난히 눈 많은 올 겨울이지만, 그래서 눈이라면 지겹고 싫은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저도 오늘 노트북 들고 쌓인 눈이 얼어 붙어버린 인도 걷다가 한번 넘어졌네요...;) 그래도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좀 내리기를, 그래서 우리 모두가 조금 더 감성적인, 마음이라도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올해가 열흘도 남지 않았다는 것이 도저히 실감나지 않지만....

내년이 된다고 좀더 나은 미래가 올것 같지 않기에 좀처럼 힘이나지 않지만....

그래도 애써 힘을 내봐야 겠지요~?

여러분, 미리 메리 크리스 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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