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모그래피 갤러리 스토어' 세일, 어떤 것을 사야할까?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 2013. 2. 7. 14:18
포근했던 지난 토요일 저녁, 모처럼만에 아이들과 마을버스를 타고 '로모그래피 갤러리 스토어 서울(Lomography Gallery Store Seoul)'에 다녀왔다.
블로그에 이곳의 페점 소식을 전하며 최대 70% 점포정리 세일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한 그날 밤이었다.
(관련 글: 로모 하나 장만해 볼까? 로모그래피 스토어, '최대 70% 클리어런스 세일')
국내 유일 로모샵, 로모그래피 갤러리 스토어 서울
점포정리 세일 첫날이라 그런지 사람들로 북적이는 로모그래피 샵 내부 풍경
The Future is Analog
로모그래피 스토어는 로모그래피 코리아의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로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아날로그다.
수동 카메라와 필름, 그리고 시큼한 현상액으로 인화지에 상을 맺은 사진들까지.
요즘은 사진 인화가 필요하지 않은 디지털 시대이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 추억을 만드는 우리네 인생은 언제까지나 아날로그다.
이곳의 벽면을 가득 채운 컬러풀한 사진들도 모두 다양한 로모그래피 필름 카메라로 찍어 인화한 것이다. 이 독특한 사진 디스플레이 방식은 '로모월'이라고 불리는데, 로모로 찍은 수백, 수천장의 실험적인 사진을 색깔별, 주제별, 혹은 느낌별로 배열해 놓은 것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로모 애호가들 사이에 전해지는 독특한 양식으로 생동감 넘치는 사진 한장 한장도 재밌지만 한발짝 떨어져서 보는 패턴도 멋스럽다.
최대 70% 세일, 어떤 것을 사야할까?
국내 유일한 로모그래피 갤러리 스토어가 문을 닫는다는 것은 가슴이 아프지만 세일이 흔치 않은 로모 카메라를 싸게 살 수 있다는 소식은 반갑기도 하다. 10% ~ 최대 70%까지 할인하는 제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새것같은 중고, 샘플 카메라와 렌즈
매장을 둘러보니 잡지 촬영 대여용으로 사용되었거나 매장에 전시되었던 샘플 카메라, 렌즈들은 모두 50%의 할인율이 적용되었다.
최근에 론칭한 LC-A+ 20주년 에디션, 골드 에디션, 발렌타인 에디션 등도 마찬가지. 이미 인기있는 제품들은 조금씩 팔렸거나 수량이 얼마 남지 않은듯 했다.
내가 마음에 두었던 것은 똑딱이 토이카메라인 로모 LC-A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렌즈'들~!
터널렌즈, 어안렌즈, 화면을 분할해 찍을 수 있는 악세서리까지 종류도 참 다양했는데, 그중 가장 욕심났던 것은 바로 광각렌즈였다.
렌즈 외에 뷰어도 함께 장착해 사용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시원한 화각과 깜찍한 생김새에 지갑을 열까말까 한참을 망설였더랬다.
(50% 할인가 8만원)
2. 소장가치 200%, 스페셜 에디션
스파클링 에디션 다이나 E+
특별한 시기에만 한정수량 판매하는 스페셜 에디션도 한 자리에 모였다.
로모그래피 홀리데이 특별판 '스파클링 에디션'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100% 리얼 코르크와 메탈릭 컬러의 바디와 스트랩, 그리고 블링블링한 플래시까지 달려있어, 이것 하나만 들어도 파티 종결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 샘플제품은 50% 새 제품은 10~20% 할인이 된다.
로모 LC-A+ 러시아 데이 스페셜 에디션
로모 LC-A+ 러시아 데이 스페셜 에디션도 만날 수 있었다.
이 카메라는 첫 번 째 로모그래피 베이비 LC-A를 출시하며 만든 특별 한정판인데, 로모그래픽 무브먼트를 시작하게 만든 러시안 Minitar 1 렌즈가 장착되어 있다. 붉은 색 이탈리안 염소가죽으로 장식된 바디와 세련된 스트랩이 인상적이다.
뒷면에도 멋진 금속 장식이 달려 있다.
스트랩은 기본으로 두개가 제공되는 듯. 당시 매장에는 두 세트 정도 남아있는것 같았다. 매우 탐났던 제품.
3. 실험정신 충만~! 독특한 토이 카메라
스피너 360 (SPINNER 360)
스피너 360은 일반적인 풍경사진 네 배의 크기의 프레임 안에, 주변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카메라다.
한 손에 카메라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코드를 당겼다가 놓으면 카메라는 눈 깜짝할 사이에 정해진 축을 따라 360도 회전하며 주변을 촬영한다.
찍는 방법에 따라 정말 다양한 사진을 얻어낼 수 있는 카메라. 여행중에는 두 배의 재미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라 사르디나 (LA SARDINA)
‘라 사르디나’ 카메라는 울트라와이드 앵글 플라스틱 렌즈와 35mm 필름을 사용, 작동법이 손쉬운 카메라다. 로모그래피 스토어에서는 다양한 라 사르디나의 패션 에디션과 색상 왜곡을 위한 컬러 이펙트도 만나볼 수 있다.
토이카메라라고 이름붙일 수 없는 35mm 아날로그 무비메이커, '로모키노'도 직접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로모감성으로 담은 인디영화를 상영하기도 했는데, 이제 그런 기회를 만나볼 수 없다니 안타깝다.
그 외에...
유효기간 지난 필름과 독특한 필름들.
그 외에도 가방(70% 할인)과 티셔츠, 로모그래피스러운 필름, 독특한 필름들과 인테리어 소품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 유효기간 지난필름을 팔고, 찾는 사람들이라니... 로모그래피 마니아들이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로모그래피 미니어처 열쇠고리
직접 현상하고 난 필름에 구멍을 뚫어 열쇠고리를 만들었던 대학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이름은 셔터버튼이지만, 정작 셔터버튼은 모두 품절되고 셔터버튼 모양 뱃지만 찾을 수 있었다.
샵의 인테리어로 사용했던 우드박스도 판매되고 있었다. 손님들이 앉아 차를 마시던 빈티지 소파, 진열장등에는 벌써 포스트잇으로 이름이 붙어 있었는데, 정말 정리되는 점포의 모습을 하고 있어 참 씁쓸했다.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로모그래피 갤러리 스토어. 폐점하는 2월 17일 이후에는 이제 로모그래피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아티누스, 리치몬드 제과점, 레코드 포럼이 사라더니 로모그래피 갤러리 스토어도 문을 닫는다.
독특함과 다양함의 대명사였던 홍대 앞 문화도 이렇게 사라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