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벚꽃을 만끽하다~! 4박 5일 도쿄 여행 스케치
- 센티멘탈 여행기/일본 도쿄 오사카
- 2013. 4. 4. 07:30
이번 도쿄 여행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행운'이다.
탐스럽게 만개한 벚꽃에서 아련하게 흩날리는 벚꽃까지, 그야말로 벚꽃의 절정을 만끽했기 때문이다.
보통 도쿄의 벚꽃은 3월 말쯤 개화하기 시작해 4월 중순까지 벚꽃을 볼 수 있다. 도쿄로 벚꽃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4월 첫주에 일정을 계획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3월 초부터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더니 예상보다 열흘 정도 벚꽃의 개화시기가 앞당겨 졌다. 덕분에 3월 말에 여행을 떠난 나는 기대하지도 않던 절정의 벚꽃을 만날 수 있었다.
딸아이와 벚꽃 엔딩을 흥얼거리며 걷던 한밤의 나카메구로의 강변길, 이노카시라 공원에서 가족과 함께 배를 타고 즐긴 이색 벚꽃 놀이, 우에노 공원의 진짜 벚꽃 엔딩까지, 다섯 번의 도쿄 여행을 보두 봄에 다녀왔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도쿄는 처음이었다.
Day 1 인천에서 도쿄까지 (인천-나리타-메구로-나카메구로)
한국은 아직 꽃샘추위가 기승이지만 일본은 벌써 벚꽃이 한창이란다. 며칠전 페이스북을 통해 본 우에노 공원의 벚꽃은 벌써 만개한 모습이다. 기대감에 한껏 부푼 가슴으로 아이들과 도착한 공항.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라면 면세점 쇼핑은 이미 먼 나라 이야기...
인천 공항에 어린이 놀이방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에너제틱한 아이들과 지루한 대기시간을 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단 한가지 문제는 이날 우리가 찾았던 인천공항 2청사의 어린이 놀이방의 고장난 스피커에 있었다. 우리는 너무나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게이트에서 만나기로 한 남편이 항공사 직원과 함께 헐레벌떡 뛰어 들어와 '얼른 나와~!'라고 외치기 전까지는... 그들이 열어놓은 열린 문 틈으로는 'This is very final last call'이라며 내 이름 석자가 낭랑히 울려퍼졌고,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한 나는 한 손으로 아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론 아이의 신발을 들고 뛰기 시작했다.
아슬아슬하게, 하지만 무사히 도착한 일본. 도쿄 여행의 시작인 스이카 카드를 들고 인증샷을 찍어본다.
숙소에 짐을 풀고 살랑살랑 걸어 메구로 강변 산책을 나섰다. 이곳은 강변 좌우로 늘어진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꽃놀이 명소로 유명하다. 쌀쌀한 밤기온에도 삼삼 오오 모여 와인을 마시거나 맥주 한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Day 2 일본인이 꼽은 가장 아름다운 공원이 있는 곳, 키치죠지 (지브리 스튜디오 - 이노카시라 공원)
딸아이에게 '토토로'를 보여 준다며 데려온 지브리 스튜디오.
벚꽃 시즌이라 안타깝게도 입장권이 일찍 매진되어 스튜디오 내부를 관람할 수는 없었지만, 약속했던 토토로는 만나게 해줄 수 있었다.
지브리 스튜디오 뒷길은 일본인들이 도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으로 꼽는다는 이노카시라 공원으로 통한다.
공원은 이미 어린 아이들과 함께 꽃놀이 나온 어머니들로 북적북적.
나도 그들 틈에 자리를 잡고 도시락 소풍을 즐겨본다.
Day 3 벚꽃 절정, 우에노 (우에노 공원 - 동물원)
원래는 하라주쿠, 시부야, 오다이바를 가기로 했던 오늘, 하지만 아침 뉴스를 보니 내일부터 비 소식이 있다.
마지막날 일정을 당겨 벚꽃이 떨어지기 전에 우에노 공원을, 아이들을 위해 팬더가 있다는 우에노 동물원에도 들러본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벚꽃 절정의 우에노 공원. 과연 명성에 걸맞는 풍경이고, 옳은 선택이었다.
여기가 그간 내가 다녀갔던 '우에노 공원'이 맞나? 잠시 생각했을 정도로 황홀한 모습이었다.
오전에 만개한 탐스러운 벚꽃을 봤다면, 오후의 벚꽃은 아련하게 흩날리는 모습이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내리는 꽃비에 감성적이 된 사람들은 저마다 카메라를 들고 순간을 담았다.
내가 사진을 찍는 동안 아이는 꽃잎을 한아름 모아 선물이라며 내민다.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경험을 함께할 수 있기에 감내할 수 있는 일이 된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선 좀 많이 힘들긴 했다. ㅠㅠ)
기대 이상이었던 우에노 동물원.
특히 어린이 동물원은 시간 맞춰 다양한 동물들을 풀어주는데, 아이들은 직접 털을 빗겨주기도 하고 배설물을 치우기도 하며 동물과 교감하는 방법을 배운다.
가끔은 이렇게 돌발 행동을 하는 동물때문에 화들짝 놀라 도망치는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
Day 4, 5 하라주쿠에서 시부야까지
보통 어른이면 반나절이면 돌아볼 수 있는 거리를 아이들과 함께라면 하루를 투자해도 모자를 때가 있다.
그곳이 하라주쿠나 시부야같은 번화가라면...
오래된 목조건물이 인상적인 하라주쿠 역, 1920년에 지은 북유럽식 건축물로 옛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며 역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하라주쿠에 온 이유는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달랐다. '메이지 신궁'이 담긴 하라주쿠역 스탬프를 찍기 위해서였던 것.
아이들과 재미있게 여행하기 위해 남편이 낸 아이디어 중 하나가 바로 '스탬프 여행'이다. 도쿄의 77개 JR역에는 역마다 스탬프가 비치되어 있는데, 스탬프가 있는 출구를 역무원에게 물어 찾아내고, 스탬프 속 명소를 찾아가보는 것이 하나의 미션처럼 느껴져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살짝 흩뿌린 비에 촉촉해진 시부야 거리. 비 때문인지 갑자기 날이 추워지기 시작했다.
배가 출출해 오기도 하고 뭔가 뜨끈한 것이 먹고싶어 둘째가 자는 틈을 이용해 직접 오코노미 야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가쓰오부시 듬뿍 뿌린 히로시마식 오꼬노미 야끼와 처음 먹어보는 몬자야끼 하나씩을 해치우고...
남편과 둘째는 오타쿠들의 성지인 만다라케로, 나와 첫째는 도큐 핸즈로~
이후로는 쇼핑쇼핑쇼핑 되시겠다. 쇼핑을 할때면 늘 아쉬움이 남는 것이 정도가 심하면 눈에 아른거리다 못해 꿈에 나올 때가 있다. ㅎ
그런 것들을 다시 한번 사러 다음날 공항에 가기 직전까지 시부야 쇼핑을 해댔다. 돌아와 보니 별로 사온 것은 없는 것 같긴 하지만...
내것으로는 맥주 관련 재미난 제품들을 몇 개 사왔다.
가족과 함께 절정의 벚꽃을 만끽하며 진정한 '하나미'를 즐겼던 이번 여행.
자세한 이야기, 더 멋진 벚꽃 사진은 차차 풀기로 하고, 오늘은 이쯤에서 여행 스케치를 마칠까 한다.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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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1) 여행중 집안 경조사가 생겨 피치못하게 다녀온 지 나흘이나 지나 이제야 짐을 풀고 프롤로그를 발행합니다.
혹시라도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짧게 근황 올려봅니다.^^;
덧2) 인천공항 내 어린이 놀이터 위치를 궁금해 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아 한번 찾아봤습니다. 제가 갔던 곳은 탑승동 3층이었네요.
<여객터미널> - 3층 면세구역 동편(10번, 15번 Gate 옆)/서편(40번, 45번 Gate 옆) - 4층 환승라운지 동편(대한항공 라운지), 서편(아시아나 라운지)
<탑승동> - 탑승동 3층 동편(113번 게이트 옆), 서편(119번 게이트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