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벚꽃 여행, 현지인처럼 '하나미(花見)' 즐기기

'꽃은 벚꽃, 사람은 사무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예부터 화려한 벚꽃을 좋아하는 일본인.

일본인들은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너나 할 것 없이 공원으로 나들이를 나와 벚나무 아래에서 봄기운을 느낀다. 벚꽃놀이는 일본의 대표적인 봄철 풍속 중 하나로 '하나미(花見)'라고 부르는데, 한자로는 '꽃을 바라본다'는 의미이지만 실제로 하나미는 공원에서 즐기는 도시락 소풍이나 밤늦도록 술을 마시는 파티를 말한다.


하나미를 즐기는 사람들 @우에노 공원

하나미를 위한 '벚꽃 전선'

일본 기상청에서는 매년 봄, 일기예보를 하듯 벚꽃의 개화시기를 지도에 그린 '벚꽃 전선'을 발표하기도 한다. 규슈에서 북해도까지, 사람들은 이 벚꽃 전선을 보고 하나미 일정을 짜곤 하는데, 기상예보관이 일기예보는 틀려도 용서가 되지만 벚꽃 전선을 잘못 맞추면 옷을 벗어야 할 정도라니 일본인에게 하나미의 의미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http://sakura.weathermap.jp)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일본 벚꽃 여행을 계획할 때 참고해보자.



벚꽃 전선 (출처: http://sakura.weathermap.jp)


예약 필수, 돗자리를 사수하라~!


자리를 맡아놓고 침낭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 @우에노 공원

유명한 하나미 명소는 벚꽃놀이를 즐기기 위한 자리를 예약해야 한다. 일부는 자릿세를 받는 곳도 있다고.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공원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전보다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3월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은 하나미 전날, 퇴근과 동시에 다시 공원으로 출근해 벚나무 밑 명당자리에 돗자리를 깔고 밤새 자리를 지키는 수고를 하기도 한다. 다음날 저녁때 회사 동료와 함께 음주를 즐기며 꽃놀이를 하기 위해서다.


박스로 회식 테이블을 만드는 회사원 @우에노 공원


실제로 평일 낮에 찾은 우에노 공원에서는 침낭 하나에 의지해 새우잠을 자며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동료가 올 때까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보드게임을 하는 사람, 상자로 테이블을 만들며 파티를 준비하는 사람 등도 볼 수 있었는데, 어디서나 막내 사원은 고달픈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락에서 맥주까지, 나만의 하나미 준비하기

벚나무 아래 도시락을 즐기는 가족 나들이객 @ 이노카시라 공원


기차역 에끼벤 전문점에서 산 유자향 가득한 삼색 유부초밥

하나미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소풍을 위한 도시락과 음료수가 필수~! 집에서 도시락을 준비할 수 없다면 근처 마트나 편의점에서 사도 좋다. 일본은 도시락 문화가 발달해 어디서든 손쉽게 도시락을 살 수 있다, 특히 역 근처에는 모양도, 맛도 근사한 에끼벤 전문점이 많은데, 하나미 시즌에는 벚꽃을 주제로 한 도시락도 만날 수 있다.


마쯔리 노점 @우에노 공원


도시락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공원 근처 마쯔리 노점상에서 사온 음식들을 먹을 수도 있다. 여기에 벚꽃을 그려넣은 '벚꽃 맥주' 한잔을 더하면 금상첨화~! 일본인들처럼 돗자리를 준비해 벚나무 아래 깔고 진짜 하나미를 즐겨보자.


2% 부족하다면 이색 벚꽃놀이를 떠나자.


아이와 함께라면 더욱 좋은 우에노 동물원

키치죠지의 이노카시라 공원 호수

도시락 소풍으로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공원 주변의 이색 벚꽃놀이 명소를 찾아보자. 우에노 공원 주변에는 팬더곰과 북극곰, 펭귄 등을 직접 볼 수 있는 우에노 동물원이 유명하다. 키치죠지의 이노카시라 공원에서는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 오리 배를 타고 호수 좌우로 펼쳐진 벚꽃을 지날때는 어디서도 느껴본적 없는 황홀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족 여행으로 강력 추천~!



벚꽃 절정의 우에노 공원


벚꽃 절정의 우에노 공원

일본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100엔 짜리 동전에 새겨놓을 만큼 벚꽃을 아끼고 사랑하는 일본인.

만개한 벚꽃 속에서 그들과 함께 즐기는 하나미는 진짜 일본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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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T로밍 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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