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만개한 남산, 봄날의 서울을 즐기는 방법 '네 가지'

추웠다 더웠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날씨가 변하는 철없는 4월이지만 봄은 봄입니다.
지대가 높아 서울에서 가장 늦게 꽃이 피는 남산에
도 이제 싱숭생숭한 봄꽃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요.
산책로 곳곳에 개나리와 진달래가 한창인 모습을 보니 아마 이번 주에는 남산의 벚꽃도 절정을 이룰 것 같습니다.


봄철 남산은 탐스러운 벚꽃이 터널을 이루는 벚꽃 산책로로 유명합니다. 벚꽃 사이로 보이는 N서울타워와 탁 트인 서울의 전경, 그리고 조선 시대 성곽 등 세월이 만들어 낸 옛 이야기들도 남산의 봄을 더욱 특별하게 합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드물게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봄나들이를 할 수 있는 곳, 오늘은 서울의 중심이자 서울의 상징인 남산의 봄날을 즐기는 몇 가지 방법 소개합니다.


지나는 사람마다 걸음을 멈추고 사진찍던 남산 도서관 앞 벚꽃나무


서울에서 가장 긴 벚꽃길, 남산 산책로 걷기


남산은 '산'이지만 높이가 265m밖에 되지 않아 등산하기에 그리 험하지 않습니다. 오르는 길도 산책로 뿐만 아니라 돌계단, 나무계단, 오솔길 등 여러가지입니다. 걸어 오르기 싫다면 버스나 케이블카로도 정상까지 닿을 수 있으니 걷기에 자신 없는 사람도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코스이지요.



남측 순환로 산책로는 아직 벚꽃이 피지 않았다

개나리, 진달래가 한창인 남측 순환로 벚꽃길

산책로에는 왕벚나무, 산 벚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벚나무와 개나리, 진달래 등이 심어져 있어 봄철이면 다양한 봄꽃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남산 공원 벚꽃길 구간은 총 7Km로 서울에서 가장 길고 폭도 넓은 산책로라고 합니다.



남산 벚꽃길 가장 예쁜 벚꽃을 볼 수 있는 구간남측 순환로 벚꽃길입니다. 제가 매년 이맘때 벚꽃을 보기 위해 찾는 곳이기도 한데요. 남산도서관 앞에서 N서울타워까지1.2Km의 오르막길은 길이 좁아 온통 하늘을 뒤덮은 완벽한 벚꽃 터널을 볼 수 있습니다. 폭신한 산책로를 따라 벚꽃을 보며 걷는 맛이 일품이지요.


올해 남산 벚꽃 축제는 4월 13일 '100만인 걷기대회'로 시작되었는데요. 하지만 추운 날씨 때문에 벚꽃은 아직 꽃봉오리 수준입니다. 아마 이번 주중이면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벚꽃 사이로 보이는 N서울타워 사진 찍기


남산 벚꽃길이 매력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그저 벚꽃만 있는 게 아니라 그 너머로 다양한 모습의 'N서울타워'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남산 나들이를 다녀오신 분이라면 한 번쯤 산책로를 걸으며 나무 사이로 보이는 N서울타워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보셨을 텐데요. 낮에는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을, 밤에는 조명을 받아 색다르게 빛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는 것도 봄날의 남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재미입니다.


'N서울타워'의 옛 이름은 '남산타워'. 1969년 방송 송신탑으로 세워졌다가 1980년부터 전망대를 일반인에게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전망대뿐 아니라 레스토랑, 카페, 편의점, 박물관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저녁 8시부터 매 시 정각에는 최신 LED 조명으로 시시각각 색과 패턴이 변하는 '빛의 예술' 쇼가 펼쳐지는데요. 벚꽃 사이로 펼쳐지는 조명 쇼를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봄날의 서울 즐기기




남산은 서울에서 드물게 도심의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정상에 올라 색색의 꽃들로 물든 산등성이를 감상하거나 저 멀리 내가 사는 곳, 혹은 가까이 회현동에 있는 LG CNS 사옥을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겠죠. 점점 촘촘하고 높아지는 건물들 사이에서 익숙한 곳을 찾아내기란 좀처럼 쉽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살고 있지만, 내려다보는 서울의 풍경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무료로 서울의 전경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N테라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은 특히 해질 무렵이 아름답습니다. 땅거미가 지고, 하나 둘 불을 밝히기 시작하는 서울을 보고 있노라면 숙연한 기분마저 드는데요. 살랑이는 봄바람을 맞으며 서울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는 야외 테라스도 좋지만, 조금 쌀쌀하다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N테라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남산 곳곳에서 만나는 우리의 역사


남산 벚꽃길의 역사는 사실, 남산의 아픈 역사와 맞물려 있습니다. 남산은 임진왜란 때 왜군들의 주둔지로 고통을 겪었고, 19세기 말부터는 일제 식민 통치의 거점이자 조선신궁의 터, 일본인의 거주지였습니다. 남산의 산길을 닦아 소나무를 뽑고 일본 벚나무를 옮겨 심어 이것이 번져 나가 현재의 남산 벚꽃길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옛 국사당의 터에 세워진 팔각정과 남산 봉수대


성곽 길을 따라 남산을 올라보는 것도 우리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걷기와 문화 답사를 결합한 '도보 여행'은 요즘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일제강점기와 고도성장을 거치면서 훼손됐던 남산 성곽 길은 최근 복원사업을 통해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평일 남산에는 현장학습을 나온 학생들도 더군요.


이제 서울의 봄꽃 축제도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아직 봄나들이 계획만 세우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바로 이번 주말입니다~!

벚꽃 만개한 남산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절정의 벚꽃만큼이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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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CNS 블로그 (http://blog.lgcns.com)에 기고한 글입니다.


덧 1> 제 첫 직장이기도 한 LG CNS 블로그에 기고할 글을 정리하기 위해 오랜만에 남산에 오르니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남산 3호터널 바로 앞에 있는 LG CNS 사옥, 가끔 야근하는 날에는 맥주 한 캔 사들고 동료들과 남산에 올라 맥주 한모금에 한숨 한 번,
그리고 봉수대에 올라 서울 야경을
바라보며 사는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요. 벌써 10여년 전의 이야기네요. :) 다들 잘 살고 있는지~

덧 2> 4월엔 블로그에 계속 벚꽃 타령이네요. ㅎ 이제 16개월에 접어든 둘째녀석이 기관에 적응하기 시작에 요즘 제 시간을 좀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는 시간에만 잠깐 커피 마시고, 블로깅 하다가 갑자기 자유를 얻게 되어서 그런지 이 봄이 정말 소중하고 아릅답습니다. 지난 몇 일은 정말 서울 곳곳을 열심히 다니며 봄 햇살, 봄 내음, 봄 꽃을 만끽했네요. 아직 블로그에 다 풀지 못한 봄 풍경과 꽃 사진들이 많은데, 돌이켜보니 꽃놀이 하느라 정작 지난 일본 여행기도 다 못 올린채 4월이 가고 있군요...; 그래도 봄이라 즐겁습니다. :) 더 부지런해져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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