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에 첫 쿠킹클래스, '우리아이 편식 마스터' @백설요리원

내 생에 가장 큰 결심 중 하나는 10년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떨어져 지내던 아이를 데려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내 요리인생이 시작되었으니, 전에는 요리라고 하면 고작 안주나 해결하는 정도였으나 매일 아침 가족을 위해 상을 차리고, 반찬을 고민하는 일상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제 와 지난 몇 년을 돌이켜보면 정작 결심의 이유였던 아이를 위해서는 별반 해준 것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신청해봤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건강 반찬 만들기 쿠킹클래스'~!


 

미국여행에서 돌아온 다다음날, 비몽사몽 찾아간 백설 요리원.
쌍림동 CJ제일제당센터 1층에 있는 백설 요리원은 지난 3월 CJ소셜보드 발대식에 참석하며 스치듯 봤는데, 깔끔한 유럽식 인테리어와 최신식 시설이 있는, 여자라면 한 번쯤 탐내볼 만한 그런 곳이었다.
 


▲ 백설요리원에서는 매일매일 스타 쉐프를 초청해 다양한 쿠킹클래스를 열고 있다.



이유식 요리 전문가, '김명희 요리 연구가'가 들려주는 먹거리 이야기


▲ '이유식, 임산부 음식'으로 유명한 김명희 요리 연구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건강 반찬 만들기'는 '우리 아이 편식마스터'라는 강좌명으로 진행이 되었다. 강사는 반갑게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한 번씩 들어봤을 이름, 김명희 요리 연구가. '영유아 식품 전문가이자 임산부 요리 연구가'라고 소개된 김명희 강사를 내가 처음 알게 된 건 작년 가을이었다. 캐나다 여행을 준비하며 9개월 둘째 군의 이유식 레토르 식품을 찾던 중 염분이 덜하고 믿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제품을 찾다가 알게 된 것이 바로 '김명희 우리애들 밥상(http://www.miznco.co.kr)'. 알고 보니 엄마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사이트였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쿠킹클래스에 참여한 사람들도 대부분 어린 아이의 엄마이거나 임산부가 많았다는.  

 

 

오늘 만들 요리는 '영양 만점 어린이 탕수육'과 '치즈 고추장 나물 덮밥', 그리고 '된장 닭고기 채소 말이'가 되시겠다.
깔끔하게 프린트된 레시피를 들고 일단 정독.
 


강의는 '파프리카'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빨간색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어요. 뭐지? 그래, 피. 그리고 매운 고추장. 그래서 그런지 애들은 빨간 것과 별로 친하지 않아. 
 그런데 빨간 파프리카는 정말 달아. 파프리카 중에서 가장 당도가 높은 것이 빨간색 파프리카인데. 비타민도 사과의 40배나 들었데.
 그래서 고민 끝에 해찬들에서 아이들이 매워하는 고추장에 빨간색 파프리카를 넣어 더 달고 더 영양가 높은 '파프리카가 들어간 덜 매운 고추장'을 내놓았는데, 오늘은 이걸로 요리를 만들어 볼 거야.'

 

슬쩍 반말을 섞어 진행하는 강의가 처음엔 좀 거슬렸으나, 워낙 넘치는 카리스마에 입담이 좋고, 수강자 대부분이 어린 주부들이어서 불편하지 않게 진행이 되었다.   
 

 

그런데, 이거 들을수록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요리도 요리지만 튀김에 쓰일 달걀을 풀면서는 달걀 보관에 대한 팁을, 새우를 손질하면서는 멸치보다 칼슘이 많은 식품이 새우라는 정보를, 닭고기를 손질하면서는 육류에 대한 지식을 꼼꼼하게 정리해 준다. 이야깃거리가 너무 많아 요리 진행이 더딜 정도. 그런 강사의 마음을 알았는지 수강자들의 질문도 끊이지 않았다. 완전 인터렉티브한 참여수업이 되어 지루할 틈 없이 1시간이 뚝딱 지나갔다.

 

 

강사가 열강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보조요리사가 나타나 솜씨 좋게 칼질을 시작한다. 나는 언제쯤 저런 칼질이 가능하려나...
과도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내겐 정말 부러운 솜씨.

 

 

'된장 닭고기 채소말이'에 쓰일 닭가슴살은 얇게 편을 뜨고, 된장소스는 '해찬들 4선 저염된장, 마요네즈, 올리고당, 두유를 각각 1스푼씩 넣고 마늘즙과 레몬즙을 1/3'씩 넣어 만든 후 고루 바른다. 고추장 뿐 아니라 된장도 소스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

 

음식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접하며 정성스레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정말 이제 내 아이의 먹거리도 좀 제대로 신경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과 영상으로 요리하는 과정과정을 꼼꼼히 담는 사람들.



직접 만들어 보는 '우리아이 건강반찬'


실습은 강의가 모두 끝난 후에 2인 1조로 진행되었다. 배운 요리 중 '된장 닭고기 채소 말이'와 '치즈 고추장 나물 덮밥'을 하나씩 맡아 실습하게 된다.
 


워싱 진 재질의 탐나는 앞치마. 많은 사람과 함께 요리를 해야 한다니 좀 부담스러웠지만, 어차피 집에서 아이들에게 요리해주려면 실습은 필수~!
 


내가 맡은 요리는 '치즈 고추장 나물덮밥'이다. 오늘은 과도 대신 아시안 나이프로 쥐어봤다. 칼이 커서 시금치 다듬는 게 버거웠지만 아닌척~ ㅋ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요리를 해보자.


 

내가 만든 요리, 새우 고추장 소스로 비빈 '치즈 고추장 나물 덮밥'



1. 달군 팬에 양파, 중하 맛술을 넣어 볶다가 중하가 익으면 고추장, 올리고당, 물을 넣고 소스가 걸쭉해지도록 끓여 한 김 식힌다.

 

2. 다른 달군 팬에 카놀라유, 참기름을 두르고 고사리, 다진마늘, 간장 순으로 넣어 고사리가 부드러워 지도록 볶은 후 밥을 넣고 고루 볶는다.

 

 

3. 그릇에 볶은 밥과 시금치, 숙주, 새우 고추장 소스, 모짜렐라 치즈 순으로 올려 오븐이나 전자레인지에 치즈가 녹을 정도로 색을 내 완성한다.


짜라잔~ 완성된 '치즈 고추장 나물 덮밥' 시식을 해보니 나물이 들었음에도 충분히 부드럽고, 새우 고추장 소스와 치즈의 맛이 어우러져 고소하고 담백했다. 많이 맵지 않아 아이들의 입맛에도 잘 맞을듯.


다음날 건강검진이 있어 맛만 보는 데서 그치고 모두 싸와 아이들 차지가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묵직한 선물까지~ 올 여름 캠핑 나들이에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생에 첫 쿠킹클래스, 멋진 실습실에서 좋은 강사를 만나 먹거리에 대한 유용한 지식도 쌓고, 아이가 좋아할만한 새로운 요리들도 배울 수 있었다.
비록 현란한 손놀림의 주부님들과 함께라 좀 주눅이 들고, 그런 주부님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요리하는 분위기가 좀 어색해 어쩔 줄 몰라 하기도 했지만
나름 아이를 위해 뭔가 하고 있다는 뿌듯함에 즐거웠던 그런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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