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으로 떠나는 이색여행, 캐나다 페스티벌!

 

여행이나 외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요즘 유독 '캐나다 관련 콘텐츠가 많이 보인다'고 생각해 본 적 있을 것이다.
바로 올해가 한국-캐나다 수교를 맺은지 5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는 올해를 '캐나다의 해'로 선언하고, 대사관이나 관광청에서는 연중 많은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그러니 평소보다 훨씬 자주 캐나다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 여러가지 연고로 캐나다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있는 내게는  참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인의 눈으로 본 캐나다 여행사진전




지난 주말(2013. 6/29~6/30)에는 7월 1일 캐나다 데이(Canada Day)를 기념해 서울 한복판에서'캐나다 페스티벌(Canada Festival)'이 열렸다.
페스티벌은 '한국인의 눈으로 본 캐나다 여행사진전'의 개막으로 시작되었는데, 이 사진전에는 2009년부터 '끝발원정대'라는 이름으로 캐나다 각지를 여행한 블로거들이 직접 찍은 사진과 에피소드가 전시되었다. 물론, 그중엔 작년에 끝발원정대 5기로 선정되어 가족과 함께 캐네디언 로키의 자연을 만끽하고 온 내 사진과 이야기도 있다. ^^

 

 

오프닝 행사는 데이비드 체터슨 캐나다 대사님의 인사로 시작되었다. '내가 나고 자라 뛰어놀던 캐나다가 한국인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졌을지 무척 궁금하다'며 말문을 열었는데, 가끔 내가 플리커에서 외국인이 찍은 한국 거리의 사진이나 음식을 보거나 유튜브에서 '포데기'가 이슈가 되는 모습 봤을때의 느낌을 그도 느낄 것이라 생각하니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내게 익숙한 풍경이라도 다른 시선으로 보면 전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 이런 게 여행의 재미가 아닐까? 

 


끝발 원정대라는 특별자격으로 초대받은 오픈식에는 맛있는 핑거푸드와 캐나다 로컬 맥주 '빅락(Big Rock)', 그리고 빙하수를 그대로 담아온 '캐나다 아이스(Canada ICE)' 생수를 맛볼 수 있었다. 딸아이에게 '우리가 콜롬비아 아이스필드'에서 마셨던 그 물이야.' 라고 설명하니 옛 추억이 떠오르는지 조잘조잘 이야기를 시작하더란~

 


"엄마 여기에 있다~!"

 

지하철에서부터 '엄마 캐나다 사진' 보러간다며 옆자리 할머니에게 자랑이 늘어지던 딸내미는 도록을 보자마자 표지에서 나를 찾아낸다.

 



새벽에 일어나 비몽사몽 기억에 남는 포스팅 중 하나를 정리해서 관광청에 넘긴 기억이 있어 내 부끄러운 글이 어떻게 실렸나 살짝 펼쳐봤다. '뜻밖의 멋진 풍경, 알 수 없는 만남과 헤어짐, 다양한 사람들의 천차만별 삶의 방식, 그리고 맥주 한 병...' 언제나 내 블로그를 소개하는 첫 문장이자 여행의 모토, 캐나다 여행에서 얻은 즐거움이기도 하다. 사진은 없지만 나는 인적드문 재스퍼의 아름다운 에디스 호수에서의 피크닉을 캐나다 여행 최고의 순간으로 꼽는다.
(관련 글: 대자연의 맛, 에디스 호수에서의 잊지 못할 '숲 속 피크닉')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분들과 인사도 나누고, 





테마별로 분류된 사진 속에서 익숙한 장소와 내 사진을 찾아내는 재미도 느껴본다.

 



"아빠다~!"
레이크루이스에서 찍은 남편의 뒷모습을 가리키며 딸아이가 외친다. 새롭게 바라보는 여행의 추억... 참 새록새록하다.


※ ‘캐나다 사진전’은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29일오후 6시부터 7월25일까지 4주간에 걸쳐 개최된다.



티켓없이 떠나는 '캐나다 페스티벌'



사진전을 보고 나서는 내친김에 캐나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청계천 광장으로 향했다.
시원하게 흐르는 물과 여유로운 사람들의 모습이 어우러진 청계천, 참 오랜만이다.



이번 ‘캐나다 페스티벌’은 서울시와 주한 캐나다 대사관, 캐나다 관광청이 공동 개최했다. 무대에서는 JK김동욱 등이 출연하는 ‘개막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비보이 공연’과 ‘캐나다 밴프 영화제’ 출품작 상영이 이어졌고, 부스에서는 각종 기념품과 홍보물, 그리고 '빅락(Big Rock)'의 공짜 맥주 시음행사가 이어졌다. 마음 같아서는 아까 오프닝 행사에서 맛봤던 깔끔한 맛의 빅락을 한잔 마시고 싶었지만, 긴 줄을 보고 바로 포기...;

 

 

 

 

 

 

 

 

 

 

 

 

 

 

 

 

 

캐나다 데이(Canada Day)는 1876년 7월 1일, 캐나다의 건국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국경일이다. 이날 캐나다 다운타운에서는 흥겨운 축제가 열리는데, 축제에 참가하기 위한 드레스 코드는 캐나다 국기를 상징하는 빨간 색과 흰 색~! 거리는 온통 빨간색 옷을 입거나 얼굴에 국기 모양을 그린 사람들로 넘쳐나고 즐거운 공연과 화려한 불곷놀이도 펼쳐진다. 그래서 그런지 이날 청계천에는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외국인이 참 많았다. 아이들도 각각 흰 티셔츠와 빨간 유모차로 나름의 코드를 맞추고, 이원복 교수의 한국-캐나다 수교 50주년 기념 카툰도 새기고, 깃발도 하나씩 쥐어줬다.

 

메인 스테이지에서 상영되는 영화속 자연은 보면 볼 수록 탐이 난다. 아직 채 1년도 안됐는데, 아득하기만 하다.

 



해가 지고, 어두어둑해지자 JK김동욱, 쉐인, 지나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무대 가까운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들썩들썩~


완전한 밤이 되니 더욱 화려해지는 청계천의 밤. 

이렇게 우리 가족은 서울 한복판으로 캐나다 여행을 떠나왔다. 


또 하나의 캐나다 소식

 


사실, 캐나다를 떠올리면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하나 뿐인 늦둥이 동생'이다. 무려 띠동갑이 넘는 나이차가 있고, 어려서 유학을 가서 사실 우리는 유대관계가 별로없다. 하지만 '동생'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왠지 뭉클한 기분이 드는 내 핏줄... 

 

며칠전 벤쿠버-캘거리-밴프-재스퍼를 거쳐 토론토에 도착하신 부모님께서 카톡으로 사진 한장을 보내오셨다. 토론토 대학에서 동생을 만나셨단다. 내일은 하나뿐인 동생의 대학 졸업식. 늦둥이 봐서 말년까지 고생이라며 힘들어 하시던 부모님이지만, 그래도 사진속 표정엔 뿌듯함이 한가득이다.

 

동생과 하루를 보내고 드디어 졸업식. 비가와서 본식이 시작되기 전, 대기실에서 시간을 보냈단다. 
꽃다발을 매만지는 어머니의 손길에 정성이 묻어난다. (관련 글:
유학 간 아들의 생일상 차리는 부모님을 보니)

오른쪽 사진은 아버지께서 찍은 동영상의 일부. 이름이 호명되자 동생은 아버지를 향해 거수 경례를 하고 단상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영상을 보며 그때 녀석의 모습이 얼마나 멋졌는지, 졸업식장은 또 얼마나 웅장했는지, 함께 캐나다의 국가인 'Oh! Canada'를 부를때 들리던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몇번이고 설명해 주시는데, 감정이입이 되어서 와락 눈물이 쏟아질 뻔 했다.   


 

잘 자란 내 동생. 아버지 얼굴에 깊게 패인 주름의 의미를 알기엔 아직 어리지만, 이제 부모님도, 나도,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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