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꽃게와 카레가 만나면? '뿌 팟퐁 커리'

'일밤 - 아빠 어디가'에 등장해 화제가 됐던 '모리스 앤 뿌빠뽕가리'를 아시는지?


요즘 요리에 푹 빠진 윤민수가 아침 준비재료인 꽃게를 보고 바로 만들기 시작해 화제가 된, 이름도 거창한 '모리스 앤 뿌빠뽕가리'.  
계란 옷을 입힌 꽃게를 통째로 기름에 튀긴 뒤, 채소와 카레를 함께 버무려 만든 이 음식은 사랑스러운 후가 맛있게 먹어 그 맛이 더욱 궁금해 진다.


▲ 태국 꼬창의 선착장 근처에서 먹었던 뿌 팟퐁 커리

요리의 원조는 '뿌팟퐁커리'라는 태국요리다.

뿌=게, 팟=튀기다/볶다, 퐁=가루, 커리=카레(^^;)라는 뜻으로 우리말로 하면 '게 커리 볶음' 정도로 해석이 된다.

신선한 게와 수입식품 코너에서 코코넛 밀크만 구하면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

▲ 태국 푸켓에서 포장한 뿌 팟퐁 커리


오랜만에 찾아온 '내맘대로 세계요리' 시간, 이번엔 남편이 팬을 잡았다. 


뿌팟퐁커리 (poo phat phong kari, Stir-fried crab with curry powder)


▲ 8년 전에 방콕에 산 요리책, 함께 나이를 먹어간다.


이번 태국여행에서 벼르던 해산물 식당에 들르지 못했던 것이 한이 되었는지, 장을 볼 때부터 활꽃게를 사야 한다며 벼르던 남편.
마트의 수산물 코너로 직행한 그는 결국 싱싱한 꽃게를 큰 놈으로 네 마리나 골랐다.
수입품 코너에서는 코코넛 밀크를, 카레 코너에서는 꼼꼼히 포장 뒷면을 확인해 강황이 많이 든 가루 카레를 찾아내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결혼 8년차이지만 아직도 고기나 해산물 손질하기를 두려워하는 나.
소심한 마누라 둔 탓에 평소에도 꽃게나 오징어 손질은 남편이 하지만, 이렇게 열심인 모습은 처음이다. 
  

역시나.. 가지런히 다듬은 꽃게의 자태가 아름답다.
마음같아서는 된장에 청양고추 종종 썰어넣어 얼큰한 꽃게탕을 끓이고 싶지만, 오늘의 스티브의 특별 요리시간~

일단 재료부터 보자.


<'뿌 팟퐁 커리' 재료> 

- 게 500 그램 (껍질이 얇은 소프트 크랩이 정석이지만 연평도산 제철 꽃게도 좋다.)
- 계란 2 개, 코코넛 밀크 1/2컵

- 기름 2T, 물 2컵, 다진 마늘 1T, 양파 반 개,

- 가루카레 1T후추 1/2t, 설탕 1T, 피시소스 1.5T, 간장 1.5T, 굴소스 1T
- 물에 갠 녹말가루 1T

※ Popular Thai Cuisine (Sangdad Books) P 178-179 기준, 일부 입맞에 맞게 가감. 



< 스텝 바이 스텝, 실전 레서피 >


책에서는 사진과 같이 네 단계로 소개하고 있지만, 상세 설명을 읽어보면 다음과 같다. 

1. 게 손질, 껍질을 떼어내고 먹을만한 크기로 자른다. (스티브는 네 조각으로 자름)
2. 계란과 코코넛 밀크를 잘 섞어 둔다. (책에는 우유라고 소개했는데, 코코넛 밀크를 넣어야 달큰한 진짜 뿌팟퐁 커리의 맛이 난다.)
3. 다른 그릇에 분량의 카레가루, 설탕, 피시소스, 간장, 굴소스를 섞어 둔다.
4. 잘 달군 팬에 기름을 넣고 중불로 다진 마늘을 볶아 향을 낸다.  
5. 마늘 볶은 팬에 게를 넣고 강불로 3~4분간 볶는다. 
6. 물 2 컵을 넣고 반쯤 졸아들 때까지 익힌다.
7. (3)번의 카레가루 소스와 양파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8. (2)번의 계란 섞은 것을 넣고, 녹말가루물을 넣어 점도를 조절한다.
9. 예쁘게 담아낸다. 빨간고추와 샐러리가 있다면 장식해도 좋다. 




▲ 코코넛 밀크는 마트 통조림코너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 AROY-D 상표가 대표적


▲ 피시소스가 없다면 멸치액젓이나 까나리액젓으로 대신할 수 있다.                ▲ 양파는 길게 썬다.



사진은 레서피의 6번 정도에 해당하는 샷인 것 같다.
마늘 볶은 팬에 게를 넣고 볶다가 물 붓고 반쯤 졸아들 때까지 익히기.
옆에서 조수 역할을 하며 빨갛게 익어가는 게 껍질을 보니 군침이 꼴깍~!



모든 소스를 넣고 볶을 때의 모습. 원하던 색이 아니라면 카레가루를 더 넣는다. 레서피 분량보다 많이 들어가야 더 맛이 좋은 것 같다.



완성된 뿌 팟퐁 커리. 모습이 그럴듯하다. 맛은 더욱 좋다.
강한 커리 향이 코코넛 밀크와 어우러지니 감칠맛이 난다. 여기에 그냥 먹어도 달큰한 제철 활꽃게를 넣었으니 그 맛은 상상에 맡기겠다.

우리집 두 아이들이 무척 좋아해, 결국 어른들은 아이들이 배를 불린 후에야 맛볼 수 있었다는 안타까운 뒷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평소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이 아기 새처럼 입을 벌리며 살을 발라줄 때만 기다리는 모습은 절로 웃음이 나는 풍경이었다.


비록 태국의 로컬 음식점의 분위기는 따라갈 수 없지만,
흡사한 맛을 내는 뿌팟퐁 커리와 시원한 맥주,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이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스티브, 앞으로도 종종 부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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