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윤선과 함께한 감동의 재즈 피크닉,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 2013. 10. 8. 08:00
지난 주말은 그야말로 축제의 쓰나미였다.
세계불꽃축제에서 하이서울 페스티벌, 부산국제영화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파주와 홍대 앞에서 열린 북페스티벌까지,
마치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을 알리기라도 하는 듯 대규모 축제들이 한꺼번에 펼쳐졌다.
행복한 고민의 시작, 그리고 나는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을 택했다.
깊어가는 가을 하늘 아래, 풀밭에 자리 깔고 누워 아이들과 함께 온 몸으로 가을을 즐기기엔 '재즈 피크닉' 만한 것이 또 있을까?
벌써 10회째를 맞는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 한층 세련 되어진 티켓과 함께 돌아왔다.
10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펼쳐진 이번 재즈페스티벌에는 25개국 131개 팀에 이르는 뮤지션이 참가했다.
내가 공연을 관람한 10월 5일에는 '나윤선'과 울프 바케니우스'의 순서도 있어 더욱 기대되었다는~!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처음 재즈를 접했던 건 한창 락 음악에 심취해 있던 대학무렵이었다. 친구가 아르바이트하던 대학로 재즈카페 '천년동안도'를 기웃거리던 것이 첫 경험, 우연한 기회에 청담동 'Once in a blue moon'에서 웅산을 본 기억도 있다. 하지만 이후로 내게 재즈는 뭔가 '분위기' 있고 '비싼' 음악으로 자리잡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홍대 앞 '에반스'를 가보고, 와인이 아니라 맥주와도 재즈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경계를 풀기 시작했다. 이후로 뭔가 다른 것을 듣고 싶을때 종종 찾았지만 그래도 내가 아는 노래는 마일즈 데이비스의 'Someday My Prince Will Come' 수준이었던 것 같다. 세월이 많이 흐른 요즘, 여전히 재즈는 내게 꼭 맞는 느낌은 아니지만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고, 특히 요즘같은 가을, 노천에서 재즈를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같은 축제는 일부러 찾아다닐 정도로 좋아하게 되었다.
▲ 재즈패스티벌에 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념사진 한장 찍는다는 구조물 (나는 커플을 찍고, 남편은 나를 찍고)
운좋게 근처에 차를 세우고 자라섬 본섬으로 향하는 길, 자라섬의 수려한 경관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한장 남겨본다. 사실 재즈페스티벌 기간의 자라섬은 기차를 타고 가는 것이 현명하다. 자라섬이 있는 가평군으로 가는 길이 워낙 잘 막히는 길인데다가 축제기간에는 자라섬 초입부터 정체, 주차장은 자리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도 부득이하게 차를 가지고 가야 한다면 자라섬 본섬과 가장 가까운 캠핑장 주차장 근처에 차를 세우는 것이 좋다.
재즈보다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먹거리 부스이다. 도시락을 싸오지 못했더라도 이곳만 들르면 종일 피크닉이 가능하다.
자라섬 재즈패스티벌은 매년 롯데그룹이 후원하고 있다. TGI 프라이데이에서부터 크리스피 도넛, 롯데리아, 롯데와인까지 다양한 롯데의 먹거리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가평군수가 롯데그룹에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미리 준비해온 김밥은 막히는 차에서 이미 먹어치웠기에 롯데리아에서 버거 세트를 하나 사고, '재즈엔 와인'이라며 와인도 한 병 샀다.
짐은 모두 유모차로~ 유모차는 자체가 짐이 되기도 하지만 이럴땐 훌륭한 수레가 된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유니클로 후리스 팝업스토어. 이번 자라섬 재즈패스티벌 기간에만 특별히 운영되는 후리스 전문 판매점으로 29,900원 짜리 유니클로 후리스 신제품을 5천원 할인된 24,900원에 득템할 수 있는 기회였다.
▲ 10월 중순 이후에 발매되는 디자인도 미리 볼 수 있었다.
이맘때 자라섬에서 캠핑을 해봤거나, 재즈패스티벌에 와본 사람은 아마 알것이다.
0월 초의 날씨가 얼마나 변화무쌍한지를.한낮에는 반팔을 다시 꺼내 입어야 할 정도로 덥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면 급격히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하는게 요즘의 가을 날씨다.
게다가 이곳은 강으로 둘러싸인 섬이 아니던가. 한기에 습기가 더하면 저녁무렵의 자라섬은 핫팩이 필요할 정도로 춥다.
밤 늦은 시각까지 야외 피크닉을 즐기려면 담요와 후리스는 필수~!
▲ 매장을 기웃거리다가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하나 찾아냈다. 딱 내스타일?!
속채울 음식도 준비하고, 따뜻한 후리스도 하나 장만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재즈 페스티벌을 즐겨볼까?
와~! 그런데 이 엄청난 인파. 그 넓은 잔디밭이 그야말로 발디딜 틈 없이 돗자리로 빽빽하게 테트리스 되어있다.
▲ 스티브 갯 밴드
무대에서는 이미 스티브 갯 밴드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의 드러머인 스티브갯이 자신의 멤버들과 함께 열정적으로 공연을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역시, 열정은 나이를 이길 수 있다.
▲ 마이클 랜도우
마이클 랜도우의 기타연주는 대낮이었지만 관람객들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공연장은 서서히 가을빛 저녁노을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요즘 하늘이 이랬던가? 현실이라고 믿기 어려운 풍경.
그리고, 진짜 재즈는 이제부터가 시작.
아이는 과자와 주스를 즐기고,
우리도 여유롭게 와인 한잔을 따라본다.
저마다 자신이 가장 편하고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재즈 피크닉을 즐긴다.
술을 마시기도 하지만, 이야기는 소근소근, 다들 매너가 참 좋다.
종일 앉거나 눕거나 풀밭을 오가며 자유롭게 재즈를 즐기던 사람들.
그런데 이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카리스마 넘치는 뮤지션이 있었으니~ 공연의 하일라이트였던 그녀, 나윤선이었다.
▲ Momento Magico
'작두타는 목소리'라고 했던가?
불타는 가을 노을 아래 나윤선과 울프 바케니우스의 신들린 스캣 연주. 다시 들어도 소름끼칠 정도로 좋다.
직접 한번 들어보시라~!
재즈를 들으며 예술에 심취한 아이들.
나 어릴적 음악시간에는 '클래식 음악 듣고 그리기'라는 나름의 컨버전스 수업이 있었는데, 그닥 자연스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짝꿍의 그림도 훔쳐보고, 질문도 하고 혼나기도 했던 기억이...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스스로 듣고 그리는 아이들이 참 신기했다.
나윤선의 공연이 숨죽여 감상해야 하는 시간이었다면 프레저베이션 홀 재즈밴드 순서부터는 함께 박수치며 춤추고 즐기는 시간이었다.
일찌감치 유모차에서 잠이 든 둘째군을 뒤로하고 진아와 우리도 한껏 신나게 그루브를 타봤다.
본 공연이 끝난 후에는 맞은 편 파티스테이지에서 자정무렵까지 또 다른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프로그램이 모두 끝난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우리도 근처 캠핑장이나 펜션을 미리 예약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 한참을 서성였다.
결국 새벽녘에 다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결국 남편은 일요일에 출근을 해야 했지만, 그래도 재즈 피크닉의 여운이 있어 힘들지만은 않았던 주말이었다. 감성 충만했던 가족의 가을 나들이, 다음엔 자라섬 캐러반 사이트를 하나 예약해서 오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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