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이 숨어있는 닉네임

블로그를 만들게 되면 제일 먼저 고민하는 것이 블로그 이름과 닉네임입니다. 닉네임은 대면공간이 아닌 인터넷에서 개인의 성향이나 관심사를 추측해볼 수 있는 identity를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인데요. 지난 포스팅(인기 블로거 닉네임들의 공통점)에 이어 블로그의 이름과 닉네임, 도메인 URL까지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한 훌륭한 브랜딩 전략이 돋보이는 블로거 분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장


블로그 이름은 '페이퍼온넷', 도메인은 paperon.net, 부제는 '인터넷 위의 작은 종이'입니다.
Paper는 '종이'라는 의미 외에 '신문'이라는 뜻도 있으니 '편집장'이라는 닉네임은 1인 미디어라 불리는 블로그에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인 것 같습니다. 도메인도 .net까지 합쳐 이름이 되니 기억하기도 좋고요. 모든 것을 결정하는데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하니 그 고민은 말할 필요 없겠죠? 최근 해외에서 도메인 구입의사를 밝히는 연락이 왔다고 하는데요. 탁월한 네이밍 감각이 돋보입니다.


칫솔

블로그 이름은 '초이의 IT 휴게실(CHoi's IT SOLace), 도메인은 chitsol.com, 부제는 '가깝지만 다른 디지털을 만난다.'입니다. 칫솔 님의 블로그 '
내게 블로그는 실험이다'란 포스팅에도 언급이 되어 있지만 '칫솔'이란 닉네임은 '초이'라는 애칭과 IT전문 블로거임을 표방하면서 누구나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이름을 짓고 싶어 정한 것이라고 합니다. 카테고리에 '칫솔질'이라는 주제를 따로 두어 IT관련 칼럼, 취재기사 성격의 글들을 구분하고 있는데, 위트가 있으면서도 의미를 알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름인 것 같습니다.


먹는언니

블로그 이름은 '먹는언니의 Food Play', 도메인은 foodsister.net, 부제는 '음식 읽어주는 여자'입니다. 식품분야 PR 경력이 있는 먹는 언니님은 평소 남자 같다는 평을 많이 들어서 여자다움을 살리려고 닉네임에 '언니'라는 단어를 넣었다고 합니다. (참고: 블사조! 그들은 누구인가 - TV익사이팅) 도메인에는 'eat'이 아닌 'food'라는 단어를 넣어 블로거의 아이덴터티를 확실히 했습니다. '먹는언니'라는 닉네임은 생각만 해도 푸짐한데요, 실제 뵈니 보통 체격이십니다. ^^


찰이

블로그 이름은 '행복한 떡공장', 도메인은
blog.mersum.co.kr 입니다. 아버지께서 운영하시는 머슴식품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착한 아들 찰이님께는 '쌀이'라는 닉네임의 여동생이 있다고 합니다. 행복한 떡공장, 찰이와 쌀이... 찰떡같은 가족애가 느껴지는 블로그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행복한 찹쌀떡' 판매를 하고 있는데, 가격이 합리적이고 매출액의 15%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다고 하니 지인들께 선물하실 때 이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렵게 지은 이름이지만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 닉네임을 변경하는 예도 있습니다.

Communication관련 업무를 하시는 찰이님은
indepth communications라는 온라인 PR 관련 개인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신데요. 원래 닉네임은 '똘똘이'와 '공장장'이라는 두 개의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행복한 떡공장의 아들 똘똘이를 기억해 주세요 ^^'라는 포스팅을 보면 떡공장 블로그에서는 '공장장'이었다가, 개인 블로그에서는 '똘똘이'로 돌아오는 이중생활(?)을 했다는데 블로그는 운영자 개인의 체취가 그대로 묻어나는 곳이기 때문에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칫솔님 블로그 인터뷰 포스팅에도 있지만, 처음에는 블로그에 개인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다가 하나씩 솔직해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진솔한 사람'이라는 편견을 가지게 됐다는...일부 과격한 글을 쓰는 블로그에서도 가끔 진심이 느껴지는 글을 볼 수 있는 것을 보면 제 가설이 참인 것 같습니다.ㅋ (참고- 과격한 글의 피곤함(해머하트)

다시 찰이님으로 돌아와서... 그래서 찰이님은 '공장장'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똘똘이'라는 개인으로 활동하다가 결국 장난스럽지 않고 떡공장 이미지와도 어울리는, '찰이'라는 이름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기업이건 사람이건간에 이름을 정하는건 쉬운 일이 아니고 바꾸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데요. 어렵게 결심하고 바꾼 만큼
이제는 '찰이님'으로 오래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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