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당인리 발전소 벚꽃길 산책 (개화현황 & 개방일정 2014)
- 라이프 로그
- 2014. 4. 3. 07:00
요즘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보면 온통 꽃천지다.
보름쯤 전에 구례에서 산수유를 보는가 싶었더니, 매화도 피었단다.
지난 주 부터는 슬슬 벚꽃 개화 소식이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도쿄에 사는 일본 친구의 담벼락에도,
교토 여행을 간 자그니님의 담벼락에도, 제주도에 사는 베프의 담벼락에도, 여의도에 근무하는 미도리님의 블로그에도, 온통 만개한 벚꽃사진이다.
괌에 다녀온 이후 진정 마늘과 쑥만 먹으며 원고를 쓰고있는 나는, 꽃이 피기 전까지는 밖에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으리라 다짐했는데,
어쩜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꽃이 피어버렸는지~! 나는 어쩌란 말인 건지~! ㅠㅠ
나는 아직도 추운 겨울이고 싶은데, 요즘은 정말이지 창문만 열어도 잔뜩 들뜬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
견디다 못해 그제는 도시락을 싸서 잠깐 한강 산책에 나섰다.
시금치 대신 어머님께서 뜯어 보내주신 참나물, 단무지 대신 내가 만든 양배추 피클을 넣고 돌돌 말아 내맘대로 '봄 김밥'.
하원길에 납치된 아이들은 룰루랄라~ 마냥 좋단다.
새로산 해먹도 쳐보고 (2인용이라더니 아이들과 셋이 들어가도 튼튼~)
공놀이도 했다. (자기 차례가 돌아오면 냅다 공을 가지고 달아나는 둘째군, 반칙이야~!!)
▲ 2014/4/1 풍경
어제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길, 당인리 발전소 건너 길에는 벚꽃이 만개하다못해 살짝 흩날리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보니 '당인리 발전소 개방 푯말'을 봤다는 남편.
▲ 2014/4/2 풍경
오늘 하원길에는 하루만에 벚꽃엔딩을 고하고 있었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치킨과 맥주를 사들고 당인리 발전소로 향했다.
벚꽃 즈려밟으며 하원하는 아이들
살랑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이 날린다.
벌써 이 길이 3년째인 진아는 벚꽃이 쌓이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아는 듯. :)
벚꽃 동동 띄운 커피 한잔 마시면 좋겠다는 남편.
큰 길로 나서니 당인리 발전소 주변으로 벚꽃이 한창이다. 공사판 가림막이 그늘이 되어줬는지 이쪽은 이제야 만개한 모습이다.
그런데, 발전소 정문은 공사로 개방을 할 수 없단다. 서강대교쪽 후문으로 들어가라는 아저씨.... ㅠㅠ
수시로 바닥에 주저앉는 둘째군과 함께 한참을 걸어 도착한 당인리 발전소 후문.
2014년 당인리 발전소 벚꽃길 개방은 4/1~1/7 일주일 간이란다.
치맥의 꿈에 부푼 부부는 한 달음에 발전소 안으로 들어갔다.
예년만큼 아름다운 왕벚나무의 자태~
그런데... 설마... 여기서 끝?!
뭔가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나버린 느낌이랄까... 차 없는 긴 발전소길 좌우로 끝없이 이어지는 벚꽃나무를 상상했는데, 고작 50m쯤 되는 길이 전부였다.
예년처럼 벚꽃길에서 뛰노는 아이들도,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먹는 가족도 볼 수 없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공사가 끝나도 예전의 벚꽃은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
공사장 안쪽을 들여다보니 나무를 전부 베어내고 땅을 파 놓았다. OTL. ㅠㅠ
가져간 돗자리는 차마 펼 수 없었다. 어디선가 서늘한 먼지바람이 불어오는 것도 같았다.
낮에 보면 또 다를 수 있겠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당인리 발전소 벚꽃길.
그래도... 봄기운 듬뿍 느꼈으니 그걸로 됐다.
치맥은... 집에서 먹는 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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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당인리 발전소' 벚꽃 길
· 꽃길 개방 기간: 2014년 4월 1일 ~ 7일 (10:00 ~ 21:00)
· 위치: 서울시 마포구 당인동 당인리 발전소, 지하철 6호선 상수역 4번 출구 600m 도보 10분
· 올해는 발전소 내 무료주차가 안됩니다.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