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괌 여행의 하이라이트~! 돌핀 워칭 투어

아이와 괌 여행을 떠난다면 꼭 해봐야 할 액티비티 중 하나는 '돌핀 워칭 투어 (Dolphin Watching Tour)'다. 


말 그대로 '돌고래를 보러' 떠나는 돌핀 워칭은, 사실 동남아시아나 호주 등 돌고래가 나타나는 바다가 있으면 어디에서나 흔히 관광 상품으로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돌고래 서식지는 보통 먼 바다에 있어서 배를 오래 타야 하고, 돌고래가 수면 가까이 올라오는 시점도 계절과 날씨, 시간에 따라 달라 뜨내기 여행자가 돌고래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반면 괌에는 바로 근해에 돌고래가 살고 있어서, 배를 타고 10분만 나가도 어렵지 않게 야생 돌고래를 만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포인트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나 일단 배가 뜨면 80~90%의 확률로,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나를 쫓아오며 뛰노는 수 십마리의 돌고래떼를 볼 수 있다.




▲ 바로 이런 풍경~!


괌의 돌핀 워칭은 여행사를 통해 반나절 투어로 다녀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현지 한인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는 경우가 많으며, 보통 한인 가이드, 스노클링, 간단한 다과 등이 일정에 포함된다. 조금 다른 프로그램을 원하거나, 영어나 일본어를 사용하는 가이드와 함께 해도 괜찮다면 (어차피 쉬운 단어만 사용하기에) 괌 현지 여행사에서 직접 예약하는 것도 괜찮다. 


내가 예약한 상품은 수중전망대로 유명한 '피시아이 마린파크(Fish eye marine park)'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수중 전망대와 돌핀 워칭, 차모로식 점심 뷔페가 포함된 것이었다. 한인 가이드와 가끔 다과로 제공된다는 참치회가 아쉬웠지만, 만 5살인 진아는 아직 깊은 바다에서의 수영을 무서워해 스노클링 보다는 수중 전망대를 보는 투어가 낫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렴했다. 돌핀워칭 투어 평균 가격은 어른 $60~90, 유아 $40 정도였는데, 특이하게도 이곳은 만 0~5세 유아가 공짜였다. 게다가 괌 원주민의 차모로식 점심 뷔페까지 먹을 수 있다니. 구미가 당겼다. 


그런데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피시 아이 마린 파크에서 운영하는 돌핀워칭 투어에 대한 후기가 없었다. 홈페이지에서 예약 메일을 보내놓고도, '혹시 돌고래를 보는 시간이 너무 짧지는 않을까?', '아무도 예약을 안해서 투어가 취소되면 어쩌나?', '뷔페 음식이 별로면 어쩌지?' 걱정됐다. 



모험의 바다, 태평양으로 출발~!



그야말로 모험하는 심정으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출발한 돌핀 워칭 투어. 

호텔 앞에 도착한 거대한 관광버스와 드문드문 앉은 사람들, 아이에게 친절한 기사를 보며 일단 의심의 끈을 조금 느슨히 하기로 했다.  



함께할 멤버는 5명의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대가족, 젊은 커플 몇 쌍 뿐이었다. 우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본인. 일본어와 영어가 병기된 일정표를 보니 평소에도 일본인 손님이 많은 것 같았다. 



잠시 일본인 투어에 끼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자신을 '베르나'라고 소개한 가이드가 친절하게 우리만을 위해 영어 안내를 해준 덕에 불편함 없이 다닐 수 있었다. 가끔은 진아를 따로 챙겨주기도 해서 오히려 좋았다.  

      


바닷속 전망대, 피시 아이 마린 파크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달리면 피시 아이 마린 파크에 도착할 수 있다. 수중 전망대까지는 나무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보는 바다 경치가 꽤 근사하다. 수심 약 11m 깊이에 있는 전망대는 빙글빙글 내려가는 길 부터가 아이들에게 놀이다. 자외선램프를 달아 놓아 벽에 그려진 형광 물고기가 반짝 빛난다. 

 


360도로 보이는 24개의 창문을 통해 괌의 수중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다. 요즘에는 워낙 대형 아쿠아리움이 많아서 이렇게 바닷속에 내려왔다고 해도 나는 별 감흥이 없는데, 아이들은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는 듯.


그래도 진짜 바다라고 하니 수족관과는 다른, 마치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종종 다이버가 나타나 아이들을 위해 물방울 묘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아이들은 다이버를 따라 전망대를 빙빙 돌았다.


수십 마리가 펼치는 돌고래 쇼, 돌핀 워칭 투어
  

다음 코스는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돌핀 워칭'~!
차를 타고 10분 남짓 달려 아가트항에 도착하니 돌핀워칭이나 스노클링을 떠나는 배들이 보였다. 


 우리가 탄 배는 작은 선실이 있는 요트. 


베르나의 지시에 따라 파도를 거슬러 바다로 나갈 때는 안전하게 선실에 있다가 포인트에 도착하면 요트 앞머리로 나가 돌고래를 관찰했다. 바람이 불어 배가 많이 흔들렸다. 어린 아기들은 고생을 좀 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배 주위에서 뛰노는 수 십 마리의 돌고래 떼를 발견했을 때의 기분이란~!


'돌고래'라는 한국어를 아는 베르나는 진아에게 “진아~! 베이비 돌고래 점프~! 베이비 돌고래 점프~!”라며 연신 돌고래가 나타나는 곳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정말 엄마와 함께 다니는 새끼 돌고래가 있었는데, 거짓말 같이 진아와 내 주위를 맴맴 돌았다. 용감한 진아는 난간에 바짝 붙어 돌고래 처럼 소리를 지르며 새끼 돌고래에게 열심히 응원을 보냈다.


 1시간 남짓 돌고래 쇼를 원 없이 보고 난 후에는 시원한 망고주스도 맛볼 수 있었다. 



아이를 위한 이벤트가 있는 차모로 뷔페



다시 피시 아이 마린 파크로 돌아오니 어느덧 점심시간. 허기가 졌다. 마침 내부 식당에 차모로식 뷔페가 차려져 있어 바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사실 가장 걱정을 많이 했던 부분이 식사다. 괌의 물가를 고려 했을때, 이 가격에 식사까지 포함되어 있다면 제대로 된 음식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뜻밖에 갓 튀긴 치킨, 따뜻한 피자, 제대로 된 일본식 카레밥, 츠케면 등 먹을만한 음식이 많았다. 차모로 전통음식 보다 일식이 더 많았지만, 입맛 까다로운 진아가 든든히 먹을 수 있었으니 나는 만족했다.      



▲ 묵직한 맛의 GUAM 1 맥주를 주문할까 잠시 고민을... (물을 제외한 모든 음료는 유료. 굳이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건너편 자리에서 뭔가를 열심히 만들던 직원 하나가 진아에게 다가왔다. 

손에 긴 풀잎을 쥐여주고는 그 끝에 뭔가를 매달았는데, 자세히 보니 '새'였다. 



알고 보니 그는 풀잎 공예가. 

플루메리아 꽃을 겹쳐 머리 장식을 만들어 준다거나 풀잎으로 새, 메뚜기, 물고기 등을 접어 식사하는 아이들에게 선물했는데 아주 인기가 좋았다. 



아이들은 어느새 공예가를 둘러쌌고,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놀잇감을 만들어 냈다. 진아는 풀잎을 얻어서 직접 배워 만들어 보기도 했다. 

진동이 심한 배를 1시간 남짓 타고난 후라 분명 피곤했을 텐데, 아이들은 국적도 잊고 새로운 장난감을 가지고 잘도 어울려 놀았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멋진 풍경을 앞에 두고 진아는 계속 아빠와 동생을 그리워했다. 

엄마를 독차지할 수 있어 좋아할 줄만 알았더니... 녀석, 그새 훌쩍 자란 것 같다.


며칠 전 뉴스를 보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대한항공의 기장, 부기장 등 운항승무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천 여행지 설문조사에서 '어린 자녀와의 첫 여행지'로 '괌'이 선정됐다고 한다.

▶ 관련 기사: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꼽은 올 여름 최고 여행지는? (2014/06/16 경향신문)


여행 고수들이 뽑은 아이와 여행지 1위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누가 내게 '왜 괌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가까운 거리, 안전한 치안, 쇼핑도 좋지만, 무엇보다 '아름다운 바다'와 '돌고래'라고 말하고 싶다.


진아가 가장 멋진 추억으로 꼽는 돌핀 워칭 투어.
아이와 괌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절대 놓치지 마시길~!   



[여행 Tip] 피시 아이 마린 파크 (Fish eye marine park) 

홈페이지: http://www.fisheyeguam.com
돌핀 워칭 투어(전망대+돌핀워칭+뷔페) 가격: 성인 US$ 65.00, 어린이(만 6~11세) $40, 유아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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