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머물기 좋은 바르셀로나 호스텔, 벨라롤라 (Hostel Bella Lola)

한 달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 중 하나는 숙소였다. 대강의 일정은 세웠지만, 언제 어디로 이동할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숙소를 예약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혼자나 둘이 떠날 때 처럼 아무 데서나 잘 수도 없고, 더구나 우리는 아이가 둘 딸린 가족여행자이니 침대가 최소한 3개가 필요했다. 트리플 베드, 아이가 숙박할 수 있는 곳, 위치 편의성 등을 고려했을 때 우리가 원하는 가격 사정권 (10~15 만원/1박)에 들어오는 곳은 많지 않았다. 그나마 그런 숙소는 빠르게 예약이 되고 있었다. 


결국 떠나기 일주일 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26박 28일간의 모든 여행 스케줄을 확정짓고, 숙소를 예약하기로 했다. 

트립어드바이저, 부킹닷컴, 호텔스닷컴, 아고다, 익스피디아, 호텔스컴바인, 에어비앤비, 윔두, 프라이스라인 등 다양한 호텔비교, 예약 사이트를 드나들며,호스텔부터 아파트, 주택, 호텔, 고성을 개조해 만든 파라도르까지 정말 다양한 숙소를 예약했다. 

숙소 예약이 끝나는 동시에 모험찬 상상 여행도 끝났지만, 다행히 여행중에는 잘 걱정 하지 않고, 여행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우리처럼 스페인 가족여행을 떠나려는 분들을 위해, 앞으로 10만원 대에 아이와 함께 머물기 좋은 스페인 숙소 -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말라가, 그라나다, 톨레도, 론다, 세비야, 마드리드 - 몇 곳을 소개하려고 한다. 오늘 소개할 곳은 한 달 스페인 여행의 첫 숙소였던 곳, 바르셀로나의 호스텔, '벨라 롤라(Hostel Bella Lola)다. 



가족여행자가 머물기 좋은 바르셀로나 호스텔, 벨라 롤라(Hostel Bella Lola)


▲ 호스텔 벨라롤라 (Hostel Bella Lola) 트리플 룸 객실, 거울 맞은편 벽에는 TV가 달려있다. (누워서만 볼 수 있다..; ) 


몇 달 전, 스페인 여행기를 올리며 받은 댓글 중에는 이런 것이 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가족여행인데 호스텔은 너무 심하지 않나?"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숙소를 알아보던 스티브가 바르셀로나에 괜찮은 호스텔이 있다며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그런데 알고보니 호스텔이라고 다 같은 호스텔이 아니었다. 

'가난한 배낭여행자들의 쉼터, 2층 침대와 공동 욕실'이 내가 알고 있는 호스텔의 대표적인 이미지였지만, 객실을 보니 여느 호텔과 다름 없었다. 트립어드바이저를 조회해보니 만족도 90%의 추천숙소였다. 




직접 가보니 무척 깨끗했다. 퀸사이드 침대 하나, 옆 방에는 싱글 침대가 하나 있으니 어른 세 명이 잘 수 있는 트리플 룸이었다.

객실 자체가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아이 둘과 우리가 자기에는 충분한 사이즈. 




싱글침대가 있는 방에는 작은 옷장이 하나 있고, 그 옆에는 냉장고와 와인잔 등이 있었다. 저렴하고 맛있는 와인이 많은 스페인에서 숙소에 와인잔이 있다는 건 하나의 장점이 될 수 있다. 밤문화를 즐기기 어려운 아이와의 여행이지만, 나름 숙소에서라도 제대로 분위기를 내볼 수 있을테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발코니다. 날이 너무 쌀쌀해서 발코니에서 햇살을 받으며 브런치를 즐기겠다는 내 계획은 빗나갔지만, 그래도 이런 공간이 있어 아이들이 숙소에서도 뛰놀 공간이 있었고, 문도 마음껏 열어 놓고 환기를 할 수 있어서 나도 숨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아이들 목욕시키기 좋은 욕조도 있었다. 수영장이 없는 숙소에는 욕조가 있으면 좋다. 생수병 몇 개만 있으면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물놀이장이 된다. 따뜻한 물에서 놀기도 하고, 피로도 풀 수 있다. 청소도 매일 깨끗하게 해줘서 무척 만족했다.   


유모차로 이동하기에 썩 좋은 환경은 아니다. 하지만 계단 몇 개만 오르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으니, 엘리베이터도 없는 옛건물이 대부분인 바르셀로나에서 이만하면 괜찮은 셈이다.


문을 열고 나오면 가우디가 디자인한 타일이 깔린 깨끗한 그라시아 거리가~
그라시아 거리는 바르셀로나의 청담동이라고 할 만큼 패션의 거리, 도시의 중심이다. 가우디가 설계한 까사 밀라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고, 까사 바트요, 사그라다 파밀리아까지도 모두 도보로 둘러볼 수 있다. 다이고날 역이 가까이 있어 지하철을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람블라스 거리가 바르셀로나 여행의 중심이라고는 하지만, 늘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소매치기와 부랑자가 많으며, 깨끗하지 못해서 가족여행자라면 그라시아 거리에 숙소를 잡는 것을 추천한다. 
 


비밀번호만 누르면 문이 열리는 전자식 도어락을 이용하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열쇠로 문을 잠그고 여는 것도 신기한 경험이었을 거다.



건물 외관과 거리 풍경은 이렇다. 



숙소 건너편에는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여는 카페, Buenas Migas가 있다. 

시차적응이 되지 않아 늘 새벽에 깨곤 했던 우리가 무척 애정했던 곳이다.



직접 굽는 크로아상과 포카치아가 맛있다. 간판을 보니 포카치아 전문점인듯.



우리는 매일 아침 이곳에서 카페 콘 레체와 갓 짜낸 신선한 오렌지 주스, 몇 가지 빵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숙소 근처 풍경. 왼쪽 위부터 관광안내센터, 그린 라인인 다이고날 역, 까사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가는 길에 만난 어린이 놀이터.


정리하자면...

바르셀로나에서 10만원대 트리풀룸을 가진 호텔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대부분 20~30만원 이상) 게다가 바르셀로나 숙소는 우리가 스페인에 도착해 찾아가야 할 첫목적지였고, 대중교통으로 여행을 해야해서 시설 뿐 아니라 위치도 중요했다. 유럽여행 카페 등에서 추천하는 람블라스 거리의 숙소들은 대부분 커플, 혼자 여행자를 위한 곳이거나 아주 비쌌다. 고민 끝에 호텔이 아닌 호스텔을 찾았고, 별 두 개짜리 호스텔이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아주 만족했던 첫 숙소였다.



[여행 Tip] 호스텔 벨라롤라 (Hostel Bella Lola)

위치: Passeig de Gracia 115, Ppal, 08008 Barcelona, Spain (La Vila de Gràcia)

전화: 00 34 931 191 823
홈페이지: http://hostalbellalola.com/
가격대: 트리플룸 기준 15만원 (비수기/성수기 가격 상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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