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 나들이] 가을바람 따라, 남양주 '봉주르 카페'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 2014. 10. 17. 16:54
요즘 한창 자전거에 빠지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자전거 도로 따라서 남양주쪽으로 가다보면 음식점이 하나 있는데, 늘 사람이 바글바글 하더라.
이름이 뭔지 모르겠는데, 앞에 강변 산책로도 있고, 주변이 아주 근사해~ 언제 같이 한번 가볼까? 아빠가 쏜다~ ㅎㅎ"
차로 1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곳은 남양주의 '봉주르 카페'.
뭔가 7080 카페를 기대하게 하는 소박한 이름이었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널찍한 기업형 음식점이었다.
너른 마당에 가지런히 자란 나무들은 노랗게 잎이 물들어가고, 모닥불 옆에 옹기종기 앉아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가을 정취를 더했다.
방으로 안내받아 부모님께서 미리 점찍어두신 메뉴를 주문하고~ (아마 숯불고기 정식, 고추장 불고기 정식이었던 듯)
비빔용 나물과 강된장, 잡채, 밑반찬, 찌개 등이 고기요리와 함께 상에 올랐다.
동생과 우리 부부가 감탄을 거듭하며 먹었던 고추장 불고기.
숯불에 구운 양념 삼겹살 맛이 괜찮았다. 언제 캠핑 메뉴로 시도해보자며 스티브의 눈이 반짝~!
그리고 이어진 깜짝 생일파티.
오랜 유학생활을 끝낸 동생이 돌아와 정말 오랜만에 온 식구가 둘러앉아 맞는 생일이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센스 넘치는 어머니는 내가 좋아하는 티라미슈 케이크와 과일까지 준비해 오셨다.
20대 동생과 함께 맞는 생일, 초는 두 개만 꽂는 걸로. ㅎ
식사를 마치고 나와 강변 산책로를 걸었다.
평일이라 한적했다. 주말이면 자전거 도로, 산책로 할 것 없이 모두 사람들로 붐빈다는데,
그런 모습은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고즈넉한 풍경이었다.
팔당댐 주변은 모두 습지다.
이 습지는 원래 있던 것이 아니라 4대강 정비사업을 하며 인공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저수로나 범람원, 수문 등 습지 식물이 살아가기에 환경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다고. 주변에 비닐하우스만 가득한 풍경보다는 보기에 훨씬 좋지만, 곧 모두 제자리를 찾기를 바라본다.
이른 가을에 결실을 맺은 꽃과 열매를 구경하며 가을 바람을 따라 강변을 따라 걸었다.
오랜만에 닮은 모녀 셀카도 한장 찍고.
길을 따라 걷다보면 4대강 자전거길 종주 인증센터가 있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대여소도 있어서 굳이 서울에서부터 자전거를 가져가지 않아도 빌려 타볼 수 있다.
이곳 신호는 모두 자전거용.
마을 기업 휴게소에서 운영하는 매점과 음식점도 있어 나름 공정여행을 즐길 수 있다.
조금 더 걷다보면 오래된 기차역을 전시관으로 쓰고 있는 '능내역'이 나온다. 내부에는 역의 역사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어 둘러볼만 하다.
슬슬 가을색을 입는 나무들과 고추잠자리를 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
평일 당일치기 나들이, 서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렇게 성큼 다가온 가을을 느낄 수 있다.
주저하던 내게 가을 바람을 불어넣어 주신 아버지께 감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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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Tip] 봉주르 카페
주소: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전화: (031) 576-7711
메뉴: 숯불고기 정식(20,000), 삼겹살 정식(18,000) / 정식 메뉴 주문시 아메리카노 커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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