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 속 캐나다 로키 여행지 파헤치기

아무리 발리에 한 달 여행을 와있어도 꼭 챙겨봐야하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일밤-아빠! 어디가?> 이야기다.
매주 일요일이면 본방사수를 외치며 일밤 시작 시간 언저리에는 외출도 못하게 했던 큰 아이 진아의 마음을 알기에,
발리로 떠나온 지 10일차에 벌써 두 편의 '아빠 어디가'를 다운로드 받아봤다.
(본방이 끝나면 바로 imbc.com에 해외시청자를 위한 다운로드 파일이 올라온다. 오~ 역시 세계는 일일 문화권!)



진아는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여행을 떠나 좌충우돌하는 이야기가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지 아빠 어디가의 모든 에피소드를 완전 집중해서 보곤 하는데, 특히 12월부터는 우리가 다녀온 알버타주의 캐나다 로키가 등장하기 시작해 더욱 몰입하고 있다.


계절은 정 반대로 다르지안정환-리환, 윤민수-후 부자의 여행은 우리의 지난 캐나다 여행과 많이 닮아 있었다. 저녁에 캘거리 공항에 도착해서 밴프까지 이동하는 장면하며, 윤민수-후 부자가 숙소까지 찾아가는 길도 낯익었다. 존스톤 협곡, 레이크 루이스, 그리고 가족과 함께 달렸던 아름다운 길들을 다시 보니 옛 추억이 새록새록하다.


오늘은 <아빠! 어디가?>에 등장한 주요 명소를 찾아보며 잠시 그때로 돌아가 보려고 한다. 



캘거리 공항에서 밴프까지



아빠 어디가 멤버들이 저녁무렵에 도착한 캘거리 공항. 윤민수는 직접 렌터카 운전을 하며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캐나다 로키까지 캘거리나 밴쿠버, 애드먼튼 공항에서 렌터카로 출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가장 볼거리가 많은 밴프에서 가까운 공항은 캘거리다.  


캘거리 공항에서 밴프까지 거리는 128km로, 차로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된다.
긴 비행 끝에 피곤하지만, 캘거리에서 머물지 않고 바로 이동을 해야 짧은 여행기간 동안 로키에서 머무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어서 우리도 바로 공항에서 차를 빌려 떠났다.



윤민수가 차를 몰아 간 곳은 밴프 타운의 유스 호스텔, 우리가 머물었던 FOX 호텔을 지나야 닿을 수 있다.
방송에 잠시 FOX 호텔을 지나가는 장면이 보여 남편과 호들갑을 떨었더랬다. ㅎ



잠시 우리가 밴프에 도착해 첫 3일을 묵었던 호텔을 소개하자면 (9박 11일간 묵었던 네 곳의 호텔 중 FOX호텔이 가장 기억에 남기에), 밴프 타운에 있는 아담한 복층형 호텔로 여우와 산양, 나무 등 로키를 테마로 한 아기자기한 인테리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윗층에는 작은 거실과 간이 주방이 있고, 아래층에는 침실이 있는 객실구조로 아이들과 함께 머물기 좋았다. 로키에는 이렇게 주방을 갖춘 롯지형태의 숙소가 많은데, 마을을 벗어나면 산과 호수가 있을 뿐 식당이 드물기 때문이다. (늘 간식과 도시락을 든든히 챙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빠 어디가에 살짝 나온 밴프 애비뉴는 밴프의 중심가로 레스토랑, 상점, 약국 등 주요 시설 밀집지역이다. 캐스케이드 산을 배경으로 나지막한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어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이 마을 자체로 충분한 볼거리가 된다. 로키의 자연을 배울 수 있는 각종 박물관도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 볼 만 하다.


>> 관련 글: 젖먹이 데리고 록키까지, 9박 11일 캐나다 렌터카 가족여행 스케치



유모차로도 오를 수 있는 쉬운 트래킹 코스, 존스톤 협곡



지난 주에는 안정환-리환 부자가 애정을 과시했던 존스톤 협곡이 등장했다.


눈 쌓인 존스톤 협곡은 그야말로 장엄한 겨울왕국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방송에 소개된 바와 달리, 사실 이 곳은 눈이 쌓이지 않았을 때에는 '협곡'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쉬운 트래킹 코스다.
협곡에는 로어 폭포(Lower Falls)와 어퍼 폭포(Upper Falls)가 있는데, 로어 폭포 까지는 1시간 정도가 걸린다. 길이 잘 포장되어 있어서 내가 존스톤 협곡을 찾았던 9월 초에는 아이와 함께 유모차로 협곡을 탐험(?)하는 가족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자연 그대로의 터프한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으면서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고, 여름에서 겨울까지 사철 즐길 수 있어 가족여행자들도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길, 보우밸리 파크웨이 &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아빠! 어디가?>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캐나다의 장관'이라고 표현한 이 길은 대체 어디일까?



시시각각 다가오는 설산과 강의 모습이 감동적인 이 곳은 밴프에서 레이크 루이스로 향하는 국도, '보우밸리 파크웨이'다.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가(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에 사용되던 옛날 도로인데, 보우 강을 끼고 달리는 경치가 좋고, 중간에 존스톤 협곡도 들를 수 있어 렌터카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다.


그리고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사실 밴프에서 레이크루이스까지의 길(보우밸리 파크웨이)보다 레이크루이스에서 재스퍼까지 이르는 길이 더 유명하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라 불리는 이 길은 빙원을 바라보며 그저 달리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 황홀하다.
앞에 달리는 자전거가 없다면 현실 속에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없는 그런 길.


눈을 뗄 수 없는 경치에 자꾸만 차를 세우게 되는 곳이다.




이 길에서는 야생동물을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다.

>> 관련 글: 캐나다 로키의 금빛 가을을 달리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세계 10대 절경, 레이크루이스



이번 주에는 강추위와 싸우며 레이크루이스를 찾아가는 윤민수-후, 안정환-리환 부자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바로 이런 느낌?!' 인줄 알았지만... 플룻도 제대로 연주할 수 없는 영하 23도의 혹독한 추위를 경험한 <아빠! 어디가?>의 후와 리환.

겨울의 레이크루이스는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야 제맛이라고 들었는데, 갑작스러운 폭설에 아이들도, 제작진들도 적잖이 당황했을 것 같다.


내가 레이크루이스를 찾았을 때는 설산과 에메랄드빛 호수가 공존하는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여름의 끝무렵이어서 눈이 많이 녹았다고 했으나, 레이크루이스 곤돌라를 타고 조금 높은 곳에서 바라본 경치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당시 진아가 참 귀엽기도 했지만,(^^) 이 앞에서는 어떤 피사체라도 아름다워 보일 것 같다.




캐나다 로키를 대표하는 호텔, 샤토 레이크 루이스



추위에 떨던 아빠와 아이들이 들어간 '따뜻한 곳'. 이곳은 캐나다 로키를 대표하는 호텔 중 하나인 '샤토 레이크 루이스'다.






개썰매 타는 데 돈을 다 써버린 <아빠! 어디가?> 팀들이 안정환이 준비한 삶은 달걀을 까먹던 곳이 바로 이 고풍스러운 호텔이라는 것~ ^^;



TV를 보며 안타까웠다. 아무리 초저가 배낭여행이 컨셉이라도 애들이 배고파하는 모습을 볼 수 없는 엄마의 마음이랄까. ㅠㅠ 호텔 로비에서 집에서 싸온 음식을 먹는 건 교육적으로도 좀 그렇다...;
조금이라도 비용 여유가 있었다면, 이 호텔 1층의 '레이크 뷰 라운지'에서 샌드위치나 스택을 시켜 먹었어도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값 비싼 호텔이지만, 스낵류의 가격은 예상보다 비싸지 않다.
게다가 창 밖으로 레이크루이스의 눈부신 경치를 바라보며 따뜻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으니 한번쯤 일부러라도 들르기를 추천하는 곳이다.

>> 관련 글: 내 생에 가장 아름다웠던 날, 샤토 레이크루이스에서 즐긴 오후의 홍차



감히 내 생에 가장 멋진 경험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는 캐나다 로키로의 가족 여행.
어렵게 떠난만큼 더 큰 감동과 추억을 남겼다.

아빠 어디가 팀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언젠가 얼핏 설퍼산 곤돌라를 본 것 같은데...
두근두근 다음 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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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팅은 알버타 관광청으로부터 고료를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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