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11. 22. 07:30
터키여행 8일 차, 카파도키아에서만 4일째. 꼭두새벽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컴컴한 동굴 숙소를 나와 손으로 바람을 느껴보니 오늘도 열기구 타기는 틀린 것 같다. 묵었던 동굴 숙소 내부. (도미토리) 계획대로 하자면 오늘 나는 페티예로 떠나고, 친구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터키 일정 중 가장 기대됐던 벌룬투어를 하지 못했으니 갈등이 생긴다. 오전 비행기로 떠나야 하는 친구를 붙잡고 며칠 더 묵어갈 것을 권하며 한동안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카이세리 공항으로 향하는 택시에 태워 보냈다. 숙소 앞에서 택시가 멀어지고 점이 될 때까지 한참을 바라봤다. 문득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것 같은 기분. 참을 수 없는 상실감과 공허함이 느껴진다. 그제야 나 자신을 마주 본다. 회사를 그만두고, 떨어져 지내던..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9. 30. 09:52
터키여행 7일, 카파도키아 3일째. 괴레메 야외박물관 관람을 생각보다 일찍 마친 우리는 카파도키아 트래킹의 백미라는 로즈밸리에 가보기로 했다. 로즈밸리는 붉은 사암으로 이루어진 계곡으로 석양이 비치면 암석들이 장밋빛으로 빛난다고 해서 장미계곡(Rose Valley)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보통 해 질 녘에 같은 숙소에 머무는 여행객들과 함께 삼삼오오 짝을 이뤄 가이드의 인솔에 따라 '로즈밸리 투어'로 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전날 내린 비로 계곡이 미끄러워 투어가 어렵겠다는 숙소 지기의 말에 아쉽지만 접근할 수 있는 곳만이라도 가보기로 했다. 괴레메 야외박물관을 나와 맞닥뜨린 이정표. 대체 어디로 가야 로즈벨리가 나온단 말인가... 인적드문 도로에는 이따금 거칠게 달리는 자동차만이 있을 뿐. 지도를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