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여행팁 그린 데이 2015. 8. 24. 14:26
"아빠! 저녁 먹언?""다음에 내릴 꺼우다." 시끌시끌, 뒷자리에서 들려오는 투박한 사투리를 들으니 제주에 온 것이 실감 납니다. 제주도 여행을 몇 번 해본 적은 있지만, 매번 차를 빌려 성산 일출봉이나 섭지코지 같은 유명 관광지만 다녀봤지, 버스를 타본 것은 처음이거든요. 시내를 조금 벗어나니 돌담 사이로 소박한 동네 풍경과 멀리 쪽빛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내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는 안내방송이 친절하게 알려주니 길을 헤맬 필요도, 내비게이션을 볼 필요도 없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렌터카를 빌리지 않으면 다닐 수 없을 것 같던 제주에서는, 요즘 버스 여행이 대세입니다. 서점에서는 '제주 버스 여행'을 주제로 한 책들이 연일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고, 인터넷에는 먼저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4. 22. 07:00
한 시간여의 보스포러스 페리를 타고 도착한 사리예르. 이스탄불 유럽대륙의 끝자락에 있는 이 마을은 보스포러스 해협이 끝나고 흑해가 시작되는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해안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레스토랑에서는 신선한 해산물을 요리하고, 그 앞을 손잡은 연인과 자전거 탄 할아버지가 느릿느릿 지나가는 곳. 한 블럭 안쪽으로 들어서면 어부의 장화를 팔거나 갓 잡은 생선을 매대 위에 정리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이스탄불의 구시가지와는 달리 사리예르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 같았다.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 사리예르에 대해 수집한 정보는 '보스포러스 페리가 끝나는 지점'이라는 것뿐이었다. 어설픈 자료 덕에 잠시 불안하기도 했지만, 좀 틀리고 느리면 어떤가. 찾아가는 재미가 있고, 그 속에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