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1. 11. 22. 12:54
미시령을 넘어 속초 해안을 끼고 한국의 아름다운 길 중 하나인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달리다 보면 고성 입구에서 '봉포항'을 만날 수 있다. 하루 50여 척의 어선만이 드나드는 봉포항은 대포항이나 동명항에 비해 보잘것없는 작은 항구이지만 갓 잡은 생선을 내리거나 그물을 손질하는 봉포리 어민들을 만날 수 있어 관광항이 아닌 생활항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또 해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숙박업소에서는 대부분 방에서 바로 바다와 일출을 볼 수 있어 여유롭게 바다의 정취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아담한 항구이지만 나름 활어센터와 널찍한 주차장을 갖추고 있어 바닷가 숙소에 짐을 푼 후 가볍게 회를 먹으러 나와도 좋고, 명태식해로 유명한 백촌막국수도 지척에 있어 굳이 북적이는 속초 시내로 나가지 않아도..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1. 1. 3. 17:20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호젓한 겨울 바다가 떠오른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 보고, 새해의 각오를 다지는 여행지로는 역시 동해 만한 곳이 없다. 올해도 어김없이 떠난 속초로의 여행. 이름없는 작은 포구에서 바라보는 해돋이는 조용히 사색의 시간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등대를 배경으로 소란스럽게 사진을 찍어대는 연인들도,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도 없는 온전한 나만의 공간. 새해 첫날 떠오르는 첫해도 좋지만, 한 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태양을 바라보는 시간은 아마 일 년 중 가장 진지한 시간이 아닐까 싶다. 어슴푸레 붉은 기운이 올라오는 봉포항의 풍경. 깊게 잠든 아이의 숨소리를 재차 확인하고 부부만 몰래 숙소를 빠져나왔다. 혹시 늦지는 않았을까 조바심내며 도착한 항구에는 가지런히 정돈된 그물과 불 꺼진 배 몇 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