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태국 그린 데이 2019. 1. 18. 07:30
2019년 새해를 방콕에서 맞았다. 나의 사랑, 너의 사랑, 아이들과의 많은 추억이 있는 방콕. :) 사실 2019년 뉴이얼스 이브는 조용히 보신각 타종을 들으며 경건하게 보내려고 했다. 2018년에는 남편의 장기근속 안식휴가라는 핑계(?)로 터키를 한 달이나 돌아다녔기도 했고, 긴 여행에 기력이 쇠하여 열정적으로 어딜 찾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통장 잔고가 그야말로 바닥이었다. 탕진잼이 취미이고 절약이나 저축에는 소질이 없는 나이지만, 비상금마저 탈탈 찾아 쓰고 보니 더는 지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자숙의 시간도 잠시. 하반기 취재비, 원고비가 입금되기 시작하면서 다시 손이 근질거리기 시작했다.마침 기가막히게 특가 항공권이 뜨는 건 뭐람. 그것도 구하기 어렵다는 연말연시 초성수기,..
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그린 데이 2014. 1. 10. 07:30
12월 31일 vs 1월 1일 물리적으로는 똑같은 24시간, 똑같은 하루. 그러나 실제로는 달력이 통째로 바뀌고, 나이 한살을 더 먹고, 어쩌면 다른 학급, 다른 부서에서 전혀 다른 사람들과의 한 해를 시작하게 되는 대단한 시작점이다. 아무리 일상이 바쁘고 힘들어도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한 해를 잘 시작하기 위한 나름의 의식을 치른다.뜻깊은 한 해를 계획하며 해맞이 여행을 떠나는 이도 있고, 꾸벅꾸벅 조는 아이들을 억지로 깨워가며 새해의 시작을 함께하기도 한다. 차가 끊길 걸 알면서도 굳이 보신각 타종을 보러 나서는 사심 가득한 연인도 있다.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새해는 언제던가? 온갖 추측이 난무하던 1999년의 마지막 날, 그때 나는 토론토에 있었다. 우스꽝스런 밀레니엄 안경을 쓴 사람들 사..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2. 4. 14. 01:04
나는 지독한 방향치다. 특히 지하도를 건널때, 분명 지상에서 미리 출구를 확인했는데도 지하에서 길을 헛갈려 다른 출구로 나오곤 한다. 간혹 누가 내게 '여행을 좋아하면서 어떻게 방향치일 수 있냐'고 묻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때면 난 방향치이기에 골목을 누비고, 사람을 만나 길을 묻고, 새로움을 만날 수 있는거라고 얘기하곤 한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제 때 제 시간에 도착해야 하는 중요한 상황에서는 아주 곤혹스럽다. 가령 입사면접이라던지.... 오늘이 그랬다. 입사면접은 아니었지만 그만큼의 기대와 설렘이 있었던 중요한 자리. 약속 시간 30분 전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휴대폰으로 주변 풍경을 찍으며 여유롭게 걸었는데, 그만 길을 잃었다. ㅠㅠ Path와 휴대폰에 남은 나의 엉뚱한 서울 여행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