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4. 10. 17. 16:54
요즘 한창 자전거에 빠지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자전거 도로 따라서 남양주쪽으로 가다보면 음식점이 하나 있는데, 늘 사람이 바글바글 하더라. 이름이 뭔지 모르겠는데, 앞에 강변 산책로도 있고, 주변이 아주 근사해~ 언제 같이 한번 가볼까? 아빠가 쏜다~ ㅎㅎ" 차로 1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곳은 남양주의 '봉주르 카페'. 뭔가 7080 카페를 기대하게 하는 소박한 이름이었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널찍한 기업형 음식점이었다. 너른 마당에 가지런히 자란 나무들은 노랗게 잎이 물들어가고, 모닥불 옆에 옹기종기 앉아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가을 정취를 더했다. 방으로 안내받아 부모님께서 미리 점찍어두신 메뉴를 주문하고~ (아마 숯불고기 정식, 고추장 불고기 정식이었던 듯) 비빔용 나물과 강된장, 잡채, 밑반..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1. 10. 24. 16:10
회사 동료에게서 괜찮은 맛집을 추천받았다며 '한턱 쏘겠다'는 남편, 모처럼 일찍 퇴근해 부산을 떠는 모습이 즐거워 보여 더 묻지 않고 따라나섰습니다. 홍대에서 차로 10여 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연남동에 위치한 이자카야 '시로구마(しろくま)'. 연남동은 화교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중국 음식점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조용한 주택가에 은근 숨은 맛집이 많다고 하더군요. 이른 저녁이라 그런지 손님은 별로 없었고요, 주방에서는 싱싱한 횟감을 닷지에 올려놓고 재료 손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평범한 동네 이자카야의 분위기, 하지만 칼을 잡은 사장님의 포스는 왠지 범상치 않아 보였습니다. 알고 보니 이 분, 일본에서 8년간 일식을 배우고, 경주의 콩코드 호텔과 유명 일식집인 청와대 앞 소나무에서 주방장을 지낸 분이더군..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7. 23. 17:47
태어나 두 번째 맞는 진아의 생일. 장마통에 아이를 낳았으니 덥고 습한 때가 늘 생일인 것이 당연한데, 어제는 유난히도 끈적이는 날씨에 아이도, 나도 지쳐 있었다. 그나마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교실에서 인디언 분장을 하고 정글 놀이를 하며 한바탕 신나게 뛰어놀 수 있어 행복했던 하루. 돌아와 목욕을 시키는데 진아가 유난히 보챈다. 서둘러 몸을 닦이는데... 이런. 온몸이 뜨끈하다. 해열제를 먹이고 낮잠을 재웠다. 언제부터 아팠던걸까? 이렇게 덥고 습한 날씨에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아이를 보며 신기하다 생각만 하던 둔한 엄마. 서둘러 퇴근한 남편과 낮잠으로 기력을 회복한 진아와 함께한 조촐한 생일파티. 아이를 데려오기만 하면 뭐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4개월이 지난 지금도 맘처럼 안되는 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