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6. 11. 28. 16:43
내가 중학생 때, 우리 학교에는 장구채를 들고 다니는 국사 선생님이 있었다. 총각 선생님이라 특히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았는데, 수업이 재미있었을 뿐 아니라 가끔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해 주시고 교탁을 장구삼아 치며 재미있는 노래도 알려 주셨다.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친구들은 선생님이 '전교조라 짤렸다'고 했다. 당시 TV에서는 연일 전교조 교사에 대한 뉴스가 나왔다. 전교조란 마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가치 판단이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편향된 정치적 시각을 심어주려는 집단인 것처럼 묘사됐다. 정부는 단순 가담한 선생님들까지 불이익을 주겠다며 으름장을 놓았고, 실제 많은 교사들이 단지 전교조라는 이유만으로 해고를 당했다. 쫓기듯 학교를 떠나는 선생님을 향해 사람들은 '빨갱이'라고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