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그린 데이 2010. 12. 22. 04:44
그날, 거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길바닥은 물론이고 지붕 위에까지 사람들이 가득 찼다. 중국 최후의 황후가 시집을 가는 성대한 의식을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었다. (......) 마침내 완룽이 나타났다. - 제국의 뒷길을 걷다 (김인숙) P.124 완룽은 푸이와 동행하지 못했다. 일본이 패망하고 만주국이 그 깃발을 내린 후 푸이가 일본으로 망명을 시도할 당시, 완룽은 이미 절망적인 상태의 아편 중독자였다. 그녀는 혼자서는 일어서지도 못했고, 씻지도 않았고, 아무 데나 똥오줌을 묻히는 상태였다. 대부분의 시간 정신이 혼미하여 사람을 잘 알아보지도 못했는데, 헛소리처럼 중얼거리는 말은 그의 아비에 대한 저주에 가까운 욕설뿐이었다. 어째서 하필이면 아비였을까. 그것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