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5. 6. 10. 08:00
▲ 방콕소재 한 호텔의 독특한 컴플리멘터리 음료, 우유 "이 방이 마음에 드십니까?" "우리 호텔은 생수 두 병, 커피와 차, 그리고 우유가 컴플리멘터리 음료로 제공됩니다." 방콕의 한 호텔에 체크인했을때 방을 안내해준 직원이 건넨 말이다. "우유요?"상투적인 안내를 흘려듣다가 '우유'라는 단어에 온 신경이 집중됐다. "우유가 어디에 있는데요?"직원이 냉장고 문을 열고 꺼낸 우유 한 팩. 컴플리멘터리 스티커가 붙어있는 것도 아니고, 굳이 꺼내 보여주지 않으면 못 얻어 마실 뻔 했다. 그러다 궁금해졌다. 왜 우유를 공짜로 주는 건지. 혹시, 우리가 아이와 함께 투숙해서? 아이와 함께 묵는 가족이 많아서?투숙객의 건강을 생각해서?만약 그렇다면, 여기 정말 센스 만점이잖아? 알고보니 이 우유는 '커피에 타먹는..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태국 그린 데이 2013. 10. 11. 07:30
아이를 낳기 전까지 숙소는 말 그대로 그저 '잠을 자기 위한 곳 = 宿所' 이었다.수영장이니 헬스장이니 하는 부대시설은 거추장스러울 뿐, 목적지에서 얼마나 가까운지와 얼마나 깨끗하고 저렴한지 만이 숙소를 결정하는 기준이었다. 심지어는 예약도 하지 않고 떠나기가 부지기수. 방콕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카오산 로드로 달려가 빈방이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것이었으니. 대충 짐을 던져 놓고 온종일 돌아다니다가 밤늦게 들어와서 실컷 늦잠을 자고, 쌀국수 한 그릇으로 아침 겸 해장을 해야만 진정한 여행인 줄 알았다. 그러나 아이와의 여행에서 숙소란 때론 '여행의 모든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그럴듯한 수영장은 숙소를 고르는 첫 번째 기준, 접근성은 물론이고, 아침이 얼마나 잘 나오는지, 방은 얼마나 넓고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태국 그린 데이 2013. 9. 5. 15:56
올핸 좀 자주 나가는 것 같다고들 한다. 가장 손이 많이 갈 시기의 아이 둘 엄마가 무슨 여행을 그리 밥먹듯 다니냐고도 한다. 지인들은 부러워하기도, 질투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알듯, 내 여행에는 언제나 '원고'라는 숙제가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다. 대부분은 원해서 즐겁게 떠나지만, 때로는 가고싶지 않은 여행을 어떤 이유로 가기도 하고, 가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방콕 여행이 솔직히 그랬다. '일'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기한이 정해진 항공권을 쓰기 위해 떠난 여행. 티켓을 받는 과정도 썩 유쾌하지 않았거니와 따로 끊어야 했던 아이의 항공권이 생각보다 비싸 마음 상하기도 했다. 떠나기 전날까지 짐도 싸지 않고, 남편과 옥신각신 투닥거리기까지 했다. 그래도 달리 생각하면 나름 저렴하게 떠나..